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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2012F/W 여성복 패션쇼 여자의 스타일에 대하여
오랜 전통을 지닌 프랑스의 패션 하우스 에르메스의 2012 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는 무대. 지난 9월 1일 중국 상하이 전시센터에서 열린 패션쇼 현장에 다녀왔다.


쇼가 열린 상하이 전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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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에르메스의 여성복은 노매딕한 느낌과 파리지엔 스타일을 접목했다.
2 손자수로 완성한 스카프.

3
 무용수의 퍼포먼스로 연출한 슈즈 댄스 시어터.
4 다양한 가죽 소품이 미디어아트와 유쾌하게 결합했다.
(아래)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인 크리스토프 르메르.
 
에르메스는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토프 르메르Christophe Lemaire가 합류한 후 세 번째인 이번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기자와 VIP 1천2백여 명을 상하이 전시센터에 초대했다. 패션쇼장에 이르는 넓고 긴 회랑은 에르메스의 다양한 패션 아이콘을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로 버무린 멋진 작품들로 채워놓았다. 화려함의 극치인 하이 주얼리, 미디어아트와 유쾌하게 결합한 가죽 패션 소품, 무용수들의 환상적인 안무로 선보인 8개의 슈즈 쇼, 레드 풍경 위에 놓인 16개의 아이코닉 가죽 가방, 손자수를 놓아 완성한 사각 스카프 까레…. 샴페인 잔을 들고 공연과 파티를 즐기듯 전시를 구경하는 즐거움이라니! 재미나면서도 깊이 있고 우아하면서도 톡톡 튀는 전시는 에르메스만의 완성도 높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파워를 다시 한 번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패션쇼에는 도회적 느낌과 남성적 느낌이 공존했다. 인터뷰에서 르메르는 “이번 컬렉션은 여행을 하는 여성의 노매딕한 느낌에서 비롯했다. 컬렉션 첫 부분은 아르헨티나 초원 지대 라팜파의 기수인 ‘가우초’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나는 이 가우초들의 거칠면서도 엄격한 실루엣을 지닌 룩이 매우 스타일리시하며 우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가우초 스타일에 1968년의 파리와 제인 버킨·브리지트 바르도·세르주 갱스부르 등을 떠올리게 하는 파리지엔 스타일, 깊고 어두운 느낌의 색감과 텍스처를 믹스해 이번 시즌 컬렉션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모델들의 런웨이에서는 최고 특별한 소재만 선택하는 에르메스의 노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예컨대 양면이 다른 ‘더블 페이스 캐시미어’(최상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간직한)나, ‘보 무아레Veau Moire’라는 공법으로 가공한 짧은 털이 있는 가죽(래커로 칠한 듯 광택이 나 벨벳같이 보이기도 하는) 등이 그것이다. 케이프가 달린 캐시미어 코트, 슬림한 블랙 가죽 재킷 등 내 옷장 속으로 옮겨 오고 싶은 옷들에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렸으니 “나의 첫 번째 역할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컬렉션을 만드는 것”이라 말한 그의 작업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마지막으로 아침마다 스타일링 고민으로 거울 앞에서 서성이는 당신에게 주는 르메르 씨의 조언 하나. “자신만의 개인적인 유니폼을 찾을 것! ‘이게 트렌드다’라며 과도하게 표현하는 패션 시스템을 좇아가는 것은 여성을 잠시 기쁘게 할지는 몰라도 우아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스타일은 자기 자신을 가리면서 변신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일은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하고 강하게 느끼게 하며 원하는 감정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또한 사고방식과 피부 톤, 몸매, 당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개인적인 것이다.”

아이코닉 백을 전시한 레드 박스.


취재 협조 에르메스 코리아(02-3015-3246)

글 구선숙 편집장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