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퍼지는 플레어스커트
밑단 쪽으로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히는 치마. 1947년 크리스챤 디올이 발표한 ‘뉴 룩’의 A라인 스커트를 생각하면 된다. 실크나 얇은 면 소재의 플레어스커트flared skirt가 아름다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공기와 기분 좋은 마찰을 일으키며 나팔꽃처럼 퍼지는 플레어스커트는 입으면 걷는 게 즐거워지는, 여름에 더 예쁜 치마다.
우리 이름은 주름치마 플리츠스커트
주름치마를 처음 고안한 디자이너는 가브리엘 샤넬 여사다. 그는 편안하고 편리한 의상을 추구해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시킴으로써 20세기 세계 패션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샤넬 슈트라 불리는, 기능성을 살린 박스형 니트 재킷과 걷기가 편하도록 주름을 넣은 무릎길이의 플리츠스커트pleats skirt는 그의 대표 아이템이다.
해변에서 더 유용한 낭만의 랩스커트
한 폭으로 된 천을 휘감아 입는 치마. 랩스커트wrap skirt를 떠올리면 해변의 낭만에 빠져든다. 우아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편안하고 쓸모 있어 더 끌리는 옷. 물속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할 때 수건을 몸에 두르듯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어 편리하다. 주로 끈으로 묶거나 버튼으로 여미도록 되어 있다.
1980년대 추억이 담긴 개더스커트
감을 꿰매 오그려서 생기는 자잘한 주름을 ‘개더gather’라 하고, 이것을 허리둘레에 맞춰 만든 스커트가 개더스커트gathered skirt다. 이 치마를 보면 봉긋한 스커트에 레이스 양말을 신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꽃무늬 개더스커트를 입은 처녀 시절 엄마의 청순가련한 모습도 떠오른다.
층층이 치마 티어스커트
‘티어드tiered’는 ‘줄로 배열된’이란 뜻을 지닌 단어로, 우리말로 이름 붙이자면 ‘층층이 치마’쯤 되겠다. 한여름 미니스커트의 열풍 속에서 자유로움을 발산하는 기다란 집시풍 치마는 큼지막한 링 귀고리, 프릴 장식의 블라우스, 술 달린 조끼와 함께 ‘히피 스타일’ 하면 떠오르는 대표 아이템이다.
활동성과 기능성을 갖춘 치마바지 퀼로트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들의 승마용 스커트로 고안한 퀼로트 culotte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치마이자 여성스러운 바지다. 퀼로트를 선보이자 당시 여자들은 두 발을 모아 비스듬히 옆으로 앉도록 만들어진 여성용 안장에 앉는 대신, 두 다리를 벌리고 말을 탈 수 있는 남자들의 안장에 앉을 수 있었다고.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여성을 해방시킨 옷으로도 기억되는 이 스커트는 정원을 가꾸거나 청소를 하고 자전거를 탈 때도 두루 사랑받은 옷이었다.
섹시한 비즈니스 룩 펜슬 스커트
전체 윤곽이 연필처럼 훌쭉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 몸에 꼭 밀착되어 슬림 혹은 타이트스커트라고도 불린다. 과하지 않은 섹시함이 녹아 있는 펜슬 스커트의 시초는 폴 푸아레의 호블hobble 스커트로, 길이가 발목까지 내려와 걸을 때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고. 1955년 가을 크리스챤 디올이 Y라인을 발표하면서 모던하고 클래식한 펜슬 스커트가 다시금 인기를 누렸다. 샤넬이 스커트 길이를 잘라 여성의 행동을 자유롭게 해주었다면, 디올은 슬림 라인의 스커트에 처음으로 뒤트임을 넣어 여성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인어 공주 옷 머메이드 스커트
머메이드 스커트mermaid skirt는 몸에 착 달라붙고 밑단 부분은 플리츠, 개더 등을 넣어 인어의 지느러미처럼 모양을 넓게 퍼뜨린 스커트를 말한다. 여성의 아름다운 체형을 그대로 드러내는 관능적이고 우아한 실루엣의 치마로, 웨딩드레스, 이브닝 드레스 등에 많이 응용된다. 클래식한 셔츠 혹은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와 만나면 고혹적이다.
참고도서<여성을 위한 디자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서양 복식사>(수학사)
- 참 쉬운 패션 사전 오늘은 어떤 치마를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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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스커트, 펜슬 스커트, 플레어스커트, 플리츠스커트…. 서양에서 온 치마 모두 모여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