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팔색조 머플러 프란세스B의 이 머플러, 참 쓸모가 많다. 널찍한 직사각형 니트일 뿐인데, 양쪽 가장자리에 나란히 박힌 단추 다섯 개를 요리조리 끼워 맞추다 보면 여러 모양으로 연출된다. 숄도 되었다, 머플러도 되었다, 망토도 되었다, 볼레로도 되니 재주꾼이 따로 없다. 울이 50% 혼방된 제품으로 남색, 진회색, 갈색, 상아색 중 고르면 된다. 7만 8천 원.
2 피부에 ‘착’ 하고 감기니 편안해 휴대전화 때문에 도통 시계 찰 일이 없지 않은가. 모처럼 멋 좀 부리자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런데 라도의 ‘트루 씬라인 쥬빌레’ 시계는 덜 불편하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니까! 1mm의 얇은 무브먼트가 핵심 기술. 흠집에 강한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만들어 흰색이라고 주저할 필요 없다. 3백만 원대.
3 변신 선글라스 삼총사 아빠가 쓰시던 1970년대 ‘라이방’과는 차원이 다르다. 플립 아웃은 렌즈를 로봇처럼 변신시키는 에비에이터의 2012년 버전이다. 렌즈는 총 세 개가 들어 있는데, 기본 렌즈 외에 그러데이션 컬러 렌즈가 있고, 레이밴이란 브랜드 로고 옆에 알파벳 ‘P’가 표시된 렌즈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 선글라스의 종류 역시 세 가지. 트렌디한 암회색, 페미닌한 블랙, 클래식한 골드 컬러가 있다. 43만 원.
4 뒷모습에 반했어! 올겨울, 여성스럽고 우아한 코트를 수도 없이 봤지만 마우리지오 페코라로의 코트 버금가는 것을 못 봤다. 특히 리본과 러플 장식을 더한 뒷모습에 반했다. 5백98만 원.
5 도도한 신발 넷 <옷 이야기>의 저자 김은정은 “신발이 지닌 힘은 묘하다. 신발에 발을 넣으면 그 신발의 기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녀 말처럼 킬 힐을 신으면 천하무적이 된 것 같고, 메이제인 슈즈를 신으면 소녀로 돌아간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매니시 구두를 신으면 도도해지는 듯하다. 털털하고 똑 부러지는 지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왼쪽부터) 버클 장식 구두는 에르메스, 윙팁 슈즈는 슈콤마보니, 스웨이드 레이스업 펌프스는 에르메스, 가죽이 발등을 덮은 구두는 나무하나 제품.
6 여행에 널 데려가줄게 가볍다. 구김이 가지 않는다. 우아하다. 이 세 조건을 충족하는 드레스를 발견했다. 이세이 미아케의 버드 플리츠 드레스는 여행 갈 때 가져가면 좋겠다. 가방 속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도 되니까. 주름의 재단사 이세이 미야케는 “사람들이 내 옷을 입고 움직일 때야 내 옷이 완성된다”고 했다. 이 옷 역시 입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2백만 원대.
7 봄이 기다려지는 목걸이 목걸이를 여러 줄 겹쳐 하는 것보다 묵직한 목걸이 하나가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와로브스키의 라파엘라 목걸이는 동그란 구슬이 주렁주렁 달려 있지만 속이 비어있어 가볍다. 그게 스와로브스키의 집약된 기술이다. 2백만 원대.
8 행복해지는 가방 롱샴이 제레미 스콧과 손잡고 협업 제품을 선보인 건 2006년부터다. 제레미 스콧은 롱샴을 대표하는 ‘르 플라이쥬’를 유쾌하게 변신시켜 왔는데, 이번엔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 풍경과 그림 엽서 를 입혔다. 가방의 이름은 ‘파라다이스’. 드는 것만으로도 천국에 와 있는 듯한 가방이다. 39만 원.
9 보석 반지 구멍가게에서 파는 반지 사탕처럼 귀여운 프레드의 시크릿 링은 작은 보석함이 달려 있는 반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반지도 예쁘지만 루비가 박힌 핑크 골드 반지는 색이 고와 더 눈이 간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프레드 부티크 매니저는 사진을 오려 넣어보라 그랬다. 자꾸만 열어보게 될 것 같다. 화이트 골드 반지는 1천만 원대, 핑크 골드 반지는 2천만 원대.
10 맨발로 걷는 듯한 운동화 ‘기능과 디자인을 두루 갖춘’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빼어난 운동화다. 헤드의 베어풋 운동화는 신발을 신지 않은 듯 가볍고 편안한데 모습도 산뜻하니 앙증맞다. 인조 가죽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바람이 잘 통하는 실크 스웨이드로 만들었고 검은색 야광 3M 테이프를 붙여 밤에는 반짝거린다. 10만 9천 원.
11 정말로 젖지 않는 거야? 뭐 그렇게까지 방수 기능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기능을 금세 잃어 사용할 수 없는 물건들을 생각하면 도가 지나치지 않은 제품이다. 퀵실버의 다운 재킷은 5000m까지 방수가 된다. 스노보드나 스키 웨어는 방수 능력을 잃으면 새것으로 바꿔야 하는데 방수에 ‘목숨 건’ 이 재킷은 보송보송하게 몇 해는 더 입을 수 있겠다. 가격은 39만 9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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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알리는 신상품 중 디자인이 참신한 아이템만을 엄선했습니다. 세일 기간을 노려 보물도 건지고, 한발 앞서 봄도 준비하세요. 2012년에는 더 멋져졌다는 칭찬 좀 들으셔야지요.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