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자연 그대로를 담다
햇볕에 달궈진 조약돌에 발을 내딛는 감촉, 촉촉한 흙냄새는 삭막하고 메말랐던 공간을 순식간에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보태니컬 패턴이 어우러져 풍부한 느낌을 자아내는 패브릭, 벽지, 그릇 등 리빙 소품은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아이템. 샌드버그의 나뭇잎 패턴 쿠션과 새 문양 쿠션, 벽지, 사슴뿔 오브제에서 늘어뜨린 소니아 리키엘의 핑크 원단은 다브에서 판매. 형광 그린 쿠션은 마리메코 제품. 미소니의 핑크 플라워, 모스키노의 블랙 플라워 패브릭을 사용한 필립 스탁의 마드모아젤 체어는 모두 카르텔 제품. 원더랜드 콘셉트의 세라믹 오브제와 화기류는 모두 디자인 알레에서 판매. 모델이 입은 원피스는 모스키노 제품.
잔잔한 덩굴 정원의 그린 테라피
겨울에 극한의 추위가 오지 않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가로수 한 그루도 그냥 심지 않고 나무 밑동에 덩굴식물을 함께 심어 일부러 숲 속 같은 자연스러움을 연출한다. 건물 외벽에 식물을 덧입히는 이러한 생태 건축은 공기 정화,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숲 속에 와 있는 듯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생태 건축이나 수직 정원이 부담스럽다면 식물을 공간에 배열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 선반이나 책상 위에 고사릿과(양치류) 식물을 화분째 군데군데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왼쪽) Outdoor
과천 디자인 알레 멀티 스페이스의 파사드 fasada(건축물의 정면 외벽)는 철심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 그리드’라 불리는 이 파사드는 공간과 식물의 유기적 관계, 네트워킹에 주목한 알레의 야심작. 식물과 철이라는 이질적 소재가 만나 조화를 이루고 햇살, 바람이 철심 사이사이로 통하는 구조물은 그 자체로 덩굴식물의 안식처가 된다. 아이비, 스킨답서스 등의 덩굴식물은 건조한 실내에서도 잘 자라니 베란다에 활용해볼 것. 선베드와 조명등은 디자인 알레 제작. 쿠션은 마리메코 제품. 덱에 있는 풍뎅이 오브제는 목수 김씨 작품.
(오른쪽) Indoor
내추럴 디자인을 미니멀 코드에 접목한 디자인 상품이 인기다. 이름 자체가 베지털 체어인 식물 패턴 플라스틱 의자가 그 예. 흙과 돌의 이미지에서 기원한 것처럼 거친 자연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은 오가닉 바이오 형태의 가구들은 모던한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식물 잎의 단면을 형상화한 베지털 체어는 로낭&에르완 부홀렉 형제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비트라에서 판매. 오크 원목으로 제작한 테이블은 디자인 와츠에서 판매. 식물의 뿌리까지 섬세하게 묘사한 사진 작품은 구성수 작가의 ‘왕관 골무’와 ‘꿩의 다리’(From the series of photogenic drawing-flower, 570x770mm, 2010). 티포트와 소서는 에르메스의 메종, 투칸 시리즈. 새 오브제는 디자인 알레 소장품, 앤티크 새장은 바바리아. 테이블 위에 둔 식물은 고사릿과의 푸마타, 화분은 큐빅미터 제품.
오감이 행복한 허브 가든
보태닉 가든의 시초는 중세 수도원에서 약용식물을 재배하기 위해 가꾼 허브 가든. 유명 셰프나 요리 연구가들의 주방이나 뒷마당을 보면 허브 키우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포터블 화분을 활용하면 아파트 베란다나 다용도실에서도 허브를 쉽게 키울 수 있다. 메종&오브제의 인기 아이템 ‘박사크 Bacsac’ 는 신소재 플랜트 박스로, 봄부터 가을까지 푸성귀와 허브를 심어 키친 가든으로 활용하고 겨울에는 간편하게 접어 보관하는 제품. 집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장미 허브와 로즈메리를 심고, 라벤더나 무스카리 등 보라색 꽃잎으로 포인트를 주면 관상용으로도 손색없다.
(왼쪽) Indoor
디자인 알레의 우경미 대표는 흙’을 가까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을 누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질박한 그릇에 고슬고슬한 흙을 붓고 나무로 만든 연필을 꽂아 서재 테이블 위에 두면 그 자체가 그린 오브제가 되는 것. 흙과 같은 색의 질박한 접시에 허브를 뿌리째 올려 완성한 작은 테이블 정원은 옥잠화 등 잎사귀가 큰 식물을 깔고 그 위에 보태닉 프린트 접시를 올려 싱그러운 느낌이다. 투칸 시리즈 테이블웨어는 에르메스, 잼 스푼과 테이블 매트, 냅킨 링은 피숀 제품.
(오른쪽) Outdoor
지나치게 햇볕이 강렬한 여름철에는 옛 정자처럼 하늘을 천으로 막아주어야 식물이 잘 자란다. 식물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틀을 만들고 정원 산책로나 테라스에 지붕처럼 올린 구조물 ‘파고라’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집과 이어진 덱 위에 파고라를 만들면 시원한 덩굴 그늘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아웃도어 룸으로 집이 확장돼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사진 왼쪽의 갈색 니트 원단으로 감싼 빈백 bean bag 소파와 나무 기둥 형태의 스툴은 디자인 알레 제작, 허브를 심은 포터블 화분은 박사크 제품으로 디자인 알레에서 판매. 새가 프린칭된 포스터는 호사컴퍼니 판매, 나무 볼은 큐빅미터 제품. 모델이 입은 맥시 드레스와 원석 목걸이는 모그, 레이어드한 브라운 스커트는 아돌포도밍게즈 제품.
숨은 꽃, 코리안 보태닉 홈
예부터 한국의 정원은 ‘차경 借景’, 즉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언제나 자연을 겸손하게 즐겼고 선인들은 때론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린 산수도나 화조도를 병풍에 담아 공간에 자연을 들이곤 했다. 요즘은 모던한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한국적 디자인의 패브릭이 인기다. 같은 꽃문양이라도 먹의 은은한 농담을 모티프로 한 ‘품’의 실크 원단,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모노콜렉션’의 산수도 컬렉션이 그것. 보일 듯 말 듯 절제되었으며 때론 천연 보색 대비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는 전통 그림 속 산수를 디자인화한 상품으로 공간에 품격을 더해보자.
(왼쪽) Outdoor
현대 도시 건축물 안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고 할 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창문을 열면 다른 집의 창문이 시야를 가로막기 일쑤. 그렇다면 ‘모든 산과 들의 꽃이 내 정원’인 한국식 정원을 모티프로 한 테이블로 공간에 자연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철제 프레임으로 형태를 만들고 테이블 상판 강화유리에 자개를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해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과 방석으로 사용하는 원형 쿠션은 모노콜렉션 제품.
(오른쪽) Indoor
텍스타일 디자이너 장응복 씨가 제작한 옻칠 다다미는 마치 평상처럼 시원한 좌식 침실을 만들어주는 아이템. 평소에는 방석, 소반 등 이동이 용이한 소품을 더해 다실처럼 연출할 수 있다. 아래쪽에 플라워 프린트 원단을 댄 히든 플라워 쿠션과 창에 늘어뜨린 산수화 패브릭은 ‘마운틴-워터 Mountain-water’ 시리즈. 파티션에 붙인 모란도 벽지는 모두 모노콜렉션 제품.
숲이 집이 되고 자연이 그림이 된다
편안하고 상쾌한 공간을 꿈꾼다면 내추럴 패브릭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차분한 중성 톤의 그린 컬러와 내추럴 베이지, 큼직한 꽃과 나뭇잎 문양 등은 침실에 자연의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최근에는 화려한 프린팅보다는 자연 염색한 듯 편안함이 돋보이는 날염한 패브릭이 인기. 침구나 커튼은 잔잔한 프린트를, 쿠션이나 그릇 등 작은 소품은 패턴이 화려한 것을 골라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에는 침대처럼 부피가 큰 가구가 부담스럽다. 유리, 라탄에 이어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가공해 보송보송한 촉감을 자랑하는 아웃도어 매트와 스틸 가구로 시원한 휴식 공간을 완성해보자.
(왼쪽) Indoor
부피가 작고 가벼운 아웃도어 가구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이템. 거실에 묵직한 가죽 소파 대신 아웃도어 테이블과 벤치를 두면 쾌청한 테라스가 공간에 들어온 듯 시원한 느낌을 자아낸다. 조명등과 식물을 장식한 구조물과 테이블 또는 벤치로 이용할 수 있는 박스 오브제는 디자인 알레에서 ‘도심의 휴식’이라는 테마로 제작한 것. 무겁지 않은 바구니나 철제 깡통, 패브릭으로 만든 ‘자루 화분’을 장식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고무 장화는 도데카, 단순화된 식물 패턴이 돋보이는 쿠션은 마리메코, 돌 텍스처를 실사 프린팅한 쿠션과 새 형태의 쿠션은 이서 제품. 엘리티스 스와의 레이스 패브릭은 다브에서 판매.
(오른쪽) Outdoor
스산한 에어컨 바람 대신 살랑이는 바람이 머리칼을 간질이는 나무 그늘 아래의 휴식을 상상하는가. 시골집 대청마루에 누워서라면 잠깐의 낮잠이 더 달콤하다. 대청마루를 형상화한 철제 구조물 위에 야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폴리프로필렌 방수 원단으로 제작한 아웃도어 매트를 깔았다. 매트는 디자인 알레 제작. 목련 문양 침구와 자작나무 문양 쿠션은 마리메코 제품. 플라워 패턴 쿠션은 겐조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모델이 입은 볼드한 나뭇잎 패턴 원피스는 케이트 스페이드, 스트랩 통은 토즈, 팔찌는 프란시스 K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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