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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정보] 부부가 함께하는 '하루 한 번' 건강법
평소 부부가 함께 심혈관 질환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부부는 활동 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에 질환도 닮은꼴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공통된 생활 습관 때문입니다. 똑같은 밥과 반찬으로 식사하고 활동량도 유사합니다.

결혼 생활! 연차가 더할수록 삶이 너무 바빠 서로에게 무심해지면서 늘어진 뱃살도 창피하지 않은 사이로 변해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아마 이것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부부의 모습일 겁니다. 하지만 이처럼 자기 관리가 없다면 부부의 애정 곡선은 물론 건강까지 망치는 지름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체중이 4kg 증가할 때마다 우리 몸 안의 혈관에는 상처가 생기며, 이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특히 복부 비만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인 당뇨병 발병 위험을 최고 6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은 생활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지만 왠지 남의 이야기 같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심혈관 질환은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나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40대부터 급격히 증가합니다. 환자 5명 중 4명이 40대 이상이고, 심장 질환의 경우 4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 수의 93.6%를, 뇌졸중은 9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40대를 그려보면 사회에서 한창 일할 중년층이자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의 부모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적극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다행히 심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나타나지만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특정 위험 인자를 알고 관리하면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건강보고서(2002)’를 통해 고혈압,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심장 질환의 가족력 등을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특히 비만은 운동 부족과 맞닿아 있고,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도 무관하지 않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하는 위험 인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부부가 함께 심혈관 질환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부부는 활동 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에 질환도 닮은꼴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공통된 생활 습관 때문입니다. 똑같은 밥과 반찬으로 식사하고 활동량도 유사합니다. 결국 이는 함께 생활하는 자녀에게 비슷한 질환을 물려주는 등 영향을 미칩니다.

부부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생활 속 건강습관을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활동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하루 한 번’ 계단을 이용해보세요. 심장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날씬한 몸매도 가꿀 수 있습니다. 너무 무리하게 도전하는 것은 포기의 지름길이 되고, 심장에도 부담을 줍니다. 따라서 처음 도전할 땐 집 층수보다 1층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걷기를 실천해보세요. 조금 익숙해지면 3층, 5층으로 층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짜게 먹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하루 한 번’ 국 없는 식단을 선택해보세요. 한국인의 식탁에서 대표적으로 소금을 많이 쓰는 음식이 국입니다. 게다가 국이나 탕 요리는 뜨겁게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뜨겁게 먹을수록 짠맛이 약하게 느껴져 더 많은 소금을 먹게 됩니다. WHO가 권장하는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2000mg(소금 5g, 1/2큰술 해당)입니다. 부득이하게 나트륨을 과잉 섭취했을 때는 칼륨이 많은 녹황색 채소나 우유를 섭취해 소금기를 배출해야 과식도 막고, 심장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하루 한 번’ 데이트를 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녁 식사 이후에는 부부 단둘이 오붓하게 산책 시간을 가져보세요. 산책이 부담스럽다면, 함께 장을 보거나 동네 세탁소에 일부러 옷을 찾으러 가는 소소한 활동으로 봄의 밤공기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애정도 회복해주고, 대화도 늘어나도록 도와줍니다. 부부 사이가 오붓해지면, 바쁜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고 폭식이나 과식도 막아줍니다.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알코올이나 담배 등의 물질 의존을 일으키고 이는 니코틴 중독, 폭식이나 과식으로 이어지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부 중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다소 심하거나, 앞서 설명한 위험 인자를 둘 이상 가지고 있다면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복부 비만 관리로는 심장 건강 지키기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세요. 경우에 따라서 심혈관 질환을 직접 예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받을 수 있는데, 하루 한 번 복용해야 하는 약인 만큼 복용을 거르지 않도록 부부가 서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생활 속 습관을 개선하는 하루 한 번 건강법이지만, 그 효과는 무엇보다 큰 행복과 건강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부부의 사랑과 관심으로 건강한 심장을 가꾸어보세요!

이 글을 쓴 김신애 원장은 한빛내과(02-725-4833)를 운영하며 당뇨학회, 고혈압학회, 소화기 내시경학회 등의 회원으로 내과 질환과 심혈관 질환 관련한 의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계십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의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순천향대학교 부속병원의 내과 전문의를 지내셨습니다.

글 김신애 담당 김현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