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갤러리의 작품이 되다
입생로랑의 유명한 몬드리안 드레스를 기억하는가. 미래의 백화점은 갤러리가 될 것이라고 한 앤디 워홀의 말처럼 패션과 아트의 조우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아트 작품을 모티프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공예가 역시 다양한 장신구, 가방, 의상까지 예술적 미학이 더해진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다. 아트와 패션의 만남은 좀 더 색다른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픈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기도 하다. 작은 제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그 제품에 담긴 감성과 고유의 철학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공예가가 만들어 더 기발하고 섬세한 손맛이 느껴지는 패션 소품은 풍족하지만 각박하고 또 까다로운 패션 피플에게 풍요롭고 고귀한 감성을 전달해주는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모델이 착용한 브라운 컬러 펠트 모자, 앙증맞은 장식이 스타일링에 재미를 주는 목걸이는 공예 작가 이재범 씨의 생활 소품. 니트 소재의 브라운 컬러 톱과 기하학 패턴의 롱 스커트는 에이치웍스 제품. 철사를 이용해 달항아리와 나뭇잎을 형상화한 조형물 ‘The Pot’ ‘The Leaf 96180’은 정광호 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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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트로 만든 동물 오브제를 가변 설치한 ‘Dream of Animal’은 공예 작가 이재범 씨의 작품입니다. 이 칼럼에 소개한 작품 중 펠트 동물 오브제를 ‘행복이 가득한 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신사・숙녀 커플, 부엉이, 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이템별로 컬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작품은 주문 후 제작하며, 가격은 각각 10만 원. 배송비 무료. 주문 080-030-1200, happyhome.storyshop.kr
펠트, 따뜻한 손맛을 더하다
공예가가 만드는 패션 소품은 소재와 기법에 제한이 없다. 시폰, 리넨, 실크를 비롯해 펠트, 종이, 합성수지까지 다양한 소재를 자르고 덧대고 이어 붙여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개성 있는 아이템을 만든다. 그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소재가 펠트. 단순히 오리는 작업만으로 패턴을 연출할 수 있고 바느질이 비교적 간편하기 때문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이성순・장연순 교수와 졸업생들이 모여 만든 핸드 크래프트 브랜드 ‘이결 by 보우뷰’는 펠트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는 곳. 펠트를 덧대어 문양을 만든 실크 블라우스, 환절기에 활용하기 좋은 조끼, 어깨를 감싸는 스누드 등 옷차림에 개성을 더하는 레이어링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펠트는 겨울 소재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왼쪽) 길게 늘어뜨린 펠트 머플러, 조끼로 연출이 가능한 그린 컬러 롱 머플러는 장연순 씨 작품으로 모두 이결 by 보우뷰에서 판매. 저지와 샤 소재가 레이어드된 스커트는 박경화 씨 작품으로 달에서 판매. 샤 레이스 장식을 더한 암 워머는 예심샴브레이 by 쏘솔트, 화이트 블라우스는 봄빅스앤무어 제품.
(오른쪽) 하나의 작품 같은 브로치와 지퍼 디테일을 리듬감 있게 조합한 목걸이, 오드리 헵번 브로치를 리폼해 만든 목걸이는 모두 김훈정 씨 작품으로 에이치웍스에서 판매.
펠트 소재의 그레이 컬러 백은 장연순 씨 작품으로 이결 by 보우뷰에서 판매. 깃털 장식 펌프스는 나무하나 제품.
(왼쪽) 마네킹에 두른 망사 소재 블루 컬러 머플러는 장연순 씨 작품으로 이결 by 보우뷰에서 판매. 새 장식이 달린 나무 소재 목걸이는 핸드메이드 디자이너 김훈정 씨 작품으로 에이치웍스에서 판매. 펠트 소재에 컬러감이 돋보이는 플라워 목걸이는 루아체아 by 쏘솔트, 펠트와 샤 소재를 매치한 그레이 컬러 판초는 파피나 by 쏘솔트 제품, 모델이 입은 모시 소재의 지퍼 장식이 달린 베이지 컬러 원피스는 기센 by 곽현주, 이너로 입은 레이스 장식 블라우스는 봄빅스앤무어, 나비 장식 앵클 부티는 앤디앤뎁 제품.
디테일의 재발견, 커팅
수공예의 매력은 디테일. 자르고 붙이고 서로 다른 것을 믹스매치하는 과정을 통해 개성과 손맛을 더하는 것. 그중 커팅은 재료 자체의 물성을 이용하여 센슈얼한 느낌과 함께 기하학적 디자인 요소를 더하는 기법. 면을 정교하게 분할하는 레이저 아웃부터 자연스럽게 엮인 느낌을 주는 반복 커팅까지, 커팅 방법에 따라 때론 시크하고 때론 우아한 매력을 연출한다.
(오른쪽) 그레이 컬러 톱은 섬유 예술가 임혜원 씨 작품. 퍼플 컬러 반지는 금속공예가 김명희 씨 작품으로 다인에서 판매. 블랙 컬러 롱 드레스는 에스까다 제품. 달항아리 오브제 ‘The Pot’은 정광호 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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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에 소개한 의상 중 그레이 컬러 톱을 ‘행복이 가득한 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섬유예술가 임혜원 씨의 작품으로 톱이나 머플러, 네크리스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라이크라가 함유된 신소재로 제작해 부드럽고 은은한 광택감이 돋보이는 제품입니다. 제품은 주문 후 제작하며, 가격은 15만 8천 원입니다. 정기구독자 5% 할인. 배송비 무료. 스토리샵에서 임혜원 씨의 더욱 다양한 제품을 만나보세요. 주문 080-030-1200, happyhome.storyshop.kr
메탈릭 소재에 주목하다
금속 재료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실같이 가는 선, 종이처럼 얇은 면 그리고 다양한 부피감의 입체. 어떠한 형태로도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금속이다. 이번 S/S 트렌드로 떠오른 메탈릭 소재 역시 금속 소재의 변형으로, 메탈 비즈와 울 오버 자수 소재, 시퀸 등으로 재해석한 것. 움직일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경쾌함을 자아내는 메탈 장식과 금속 주얼리는 미니멀한 룩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실버, 골드처럼 금속 느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앤티크한 느낌의 장신구를 활용하는 것이 멋스럽다.
(왼쪽) 지퍼가 달린 블랙 컬러 숄더 재킷과 지퍼 소재에 블랙 술이 달린 목걸이는 비비안 웜 씨의 작품으로 다인에서 판매. 볼륨 있는 실루엣의 배기팬츠는 이랑 씨 작품으로 이결 by 보우뷰에서 판매. 블랙 옥스퍼드화는 더 살롱 제품. 도자기 파편을 붙여 만든 강아지 오브제는 조각가 임영선 씨 작품으로 연희동 프로젝트 협조.메탈릭 소재에 주목하다
(오른쪽) 브로치와 펜던트 등 금속 장신구로 장식한 목판 책 오브제는 금속공예가 신혜림 씨 작품. 금속 원사를 활용해 다양한 짜임을 준 블루 컬러 원석 네크리스와 뱅글, 실버 브로치는 금속공예가 김명희 씨의 작품으로 다인에서 판매, 블루 토파즈와 자수정 등 원석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제품이다.
(왼쪽) 로맨틱 무드의 강세 속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바로 시폰과 레이스 소재, 러플 디테일이다. 의상에 적용하기 부담스럽다면 코르사주나 목걸이, 스카프 등 소품으로 활용할 것. 여성스러움을 더해주는 플라워 리넨 헤어 코르사주, 리넨 테이프로 만든 폼폼 목걸이는 맘스웨이팅의 김유림 씨 작품. 이너로 입은 스카이 블루 컬러 블라우스와 그레이 셔츠 블라우스는 구호, 골드 니팅 패턴이 돋보이는 팬츠는 미소니 제품.
공예, 공간을 압도하는 힘
화보 촬영 장소인 연희동 프로젝트는 국내 미술 작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아트 매니지먼트 갤러리. 지난 1월 8일까지 연희동 프로젝트에서 열린 조각가 정광호 씨 개인전에서는 철사를 이용한 다양한 공예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구리선같이 가는 철사를 잘라 조각조각 용접해 만든 꽃잎, 나뭇잎, 항아리, 북어 등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작품이 놓인 주변의 색채를 모두 머금으면서 공간을 화려하게 압도한다. 요란한 색채나 세련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장인의 땀이 어린 듯한 섬세한 손작업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오른쪽) 블루 컬러 플라워 브로치는 섬유 예술가 권이화 씨 작품. 브로치와 함께 연출해 드레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샤 소재 스카프는 이성순 씨 작품으로 이결 by 보우뷰에서 판매. 실크 소재 미니 드레스는 이상봉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