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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한식을 꿈꾸다 여주 품실안
품실안은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의 품실 마을에 터를 잡은 향토 사업 브랜드다. 이를 위해 서울에서 떡과 한식으로 이름을 날리던 전통 요리 연구가 안정현 선생은 여주로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는 임금에게 진상하던 여주 쌀로 밥을 짓고 비옥한 땅에서 자란 농산물에 솜씨와 정성을 더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한 상을 차린다.

여주시 산북면의 지역 상생 프로젝트로 향토 사업 브랜드 품실안을 기획, 준비해온 전통 요리 연구가 안정현 선생과 여주시 산북지역사회개발위원회 이건화 위원장.

품실안 밥상 내부에서 바라본 전경. 도심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근사한 장관이 펼쳐진다. 산이 80% 이상이어서 산북면이라는 이름이 붙은 지역의 특수한 정취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한식을 음미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

품실 마을에 들어선 향토 사업 브랜드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다 보면 어느새 여주에 다다른다. 여주로 향하는 관문인 산북면山北面이 오늘의 종착지. 이름 그대로 산북면은 가는 곳마다 산이요, 눈길 닿는 곳마다 온통 초록이 지천이다. 조금 더 내달리니 최종 목적지인 ‘품실안’이 나온다. 품실안은 전통 요리 연구가 안정현 선생과 여주시 산북지역사회개발위원회가 합작해 만든 향토 사업 브랜드로, 예로부터 삼정승을 배출한 품실品室 마을 안에 자리 잡았기에 자연스레 ‘품실안’이라 이름 지었다. 품실안을 이끄는 안정현 선생은 궁중과 반가의 음식을 전수하고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온 고수 중 고수. 정상회담에서 각국의 정상을 위한 한식 오찬을 만들고, 혼례 음식 전문점 ‘솜씨와 정성’을 운영하며 한식 대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마음 한쪽에는 언제나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게 즐기는 한식을 구현하고픈 바람이 있었다. 그 꿈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 바로 품실 안이다.

“여주는 제가 일평생 걸어온 한식의 길과 맞닿아 있는 지역입니다. 세종대왕과 명성황후의 마을로 품격이 있고, 비옥한 땅에서 자란 쌀은 임금께 올리는 귀한 진상미가 되었지요. 투명한 햇볕과 맑은 공기, 기름진 땅에서 자란 무공해 재료로 전통 발효 음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임실의 치즈, 영동의 포도주처럼 여주 하면 한식을 떠올리게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3년 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촌 융·복합 산업으로 한식촌을 기획했는데 작년에 여주시 산북면 지역이 확정되면서 비영리 단체인 산북지역사회개발위원회와 함께 품실안을 준비했다. 

“이렇다 할 특별한 사업이 없는 시골 마을에 전통 요리 연구가가 이끄는 한식촌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지자 모처럼 활기가 돌았어요. 품실안이 산북면을 활성화하고 다른 지역에 모범이 될 만한 좋은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정부의 일회적인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지요.” 한 해 동안 안정현 선생과 주축을 이뤄 품실안을 추진해온 이건화 개발위원장은 기대 반 걱정 반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봄기운이 충만한 4월의 어느 날, 품실안 문이 활짝 열렸다. 양자산을 등에 업고 대렴봉을 마주 보는 품실안은 ‘품실안 밥상’과 ‘품실안 상회’, ‘카페’, ‘떡방’과 ‘장방’까지 한식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색을 갖추었다. 지역 소유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데 모던한 공간은 품실안 밥상, 한옥의 정취를 살린 공간은 카페로 사용한다. 한옥에서의 한식이라는 뻔한 그림 대신 새롭고 세련된 방법으로 한식을 즐겨보자는 생각에서다. 

정갈하고 세련되게 즐기는 한식에 걸맞게 모던하게 연출한 품실안 밥상 내부.

무더운 여름날 한 끼를 건강하고 든든하게 채워줄 계절 메뉴인 초계국수정식. 깨를 갈아서 국물을 내는 궁중 요리법대로 만들었다. 정식은 초계국수와 도토리묵무침, 해물파전으로 구성한다.

한식 파인다이닝 ‘우리가 즐기는 음식 예술’의 시그너처 메뉴이던 야채구이산적. 먹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한다.

산북면에서 재배한 표고로 만든 표고버섯탕수. 은은한 표고튀김과 감칠맛 나는 소스의 어우러짐이 일품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쇠고기찹쌀튀김. 채소를 곁들여 담백하게 즐길 수있다. 
이색 경험, 코스로 즐기는 정갈한 한식 
품실안 밥상에서 으뜸가는 메뉴는 역시 품실안 정식이다. 대부분 지방의 한식은 거창한 한 상 차림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정갈한 한식을 코스로 한 가지씩 음미할 수 있다. 안정현 선생은 전통 반가의 음식을 배치하되 한식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며 다섯 가지 코스를 마련했다. 코스는 탕평채와 야채산적, 오색빛깔잡채, 쇠고기찹쌀튀김, 표고버섯 탕수 순으로 나오는데, 그가 청담동에서 운영하던 한식 파인다이닝 ‘우리가 즐기는 음식 예술’에서 호평 받은 메뉴도 코스에 담았다. 맛도 맛이지만, 예술적인 담음새는 먹는 즐거움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이렇게 구성한 코스 요리가 1인 기준 2만 2천 원. 지역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를 살리자면 음식의 맛과 멋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대여야 한다는 것이 선생의 뜻이다. 세계 무대에서 조형적인 플레이팅을 펼치던 한식 대가에게는 아쉬움이 가득하련만, 그는 제약적인 상황에서도 기량을 발휘했다. 흑색과 백색의 도자 접시에 담긴 한식은 식사하는 이로 하여금 귀하게 대접받는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품실안 밥상 옆에 자리한 단아한 분위기의 한옥 카페.

전통 요리 연구가 안정현 선생이 이끄는 품실안에서 여주 특산물로 만든 우리 고유의 한식을 세련되게 즐길 수 있다.

담백한 멋을 지닌 림 도자기의 ‘자작나무’ 시리즈. 도예를 전공한 부부가 아름다운 테이블웨어를 목적으로 작업했다.

품실안 상회에서 가장 달콤한 작품. “호” 하고 입술로 바람을 부는 귀여운 여인을 표현한 ‘호부인’.

품실안 밥상은 한식이 진정한 주인공이 되도록 공간을 모던하게 연출했다. 
녹음이 우거진 산을 만끽하며 즐기는 코스 요리의 마지막은 돌솥밥과 된장찌개로 마무리한다. 여주의 기름진 쌀과 표고, 브로콜리, 땅콩, 고구마 등 산북면에서 기른 건강한 식재료로 차린 정겨운 밥상. 계절 메뉴로는 궁중 음식인 깨를 갈아서 국물 낸 초계국수정식이 있고, 갈비찜과 쇠고기찹쌀튀김, 궁중떡볶이도 꼭 한번 맛보면 좋을 일품요리다. 품실안은 산북면과의 계약 재배를 통해 이곳만을 위한 식재료의 수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품실안 상회에는 안정현 선생이 한식을 담기 위해 맞춤 제작한 도자기 그릇과 취미로 수집한 도자기 작품, 보자기, 공예품 등이 놓여 있다. 한옥을 떠올리게 하는 단아한 공간. 고재 테이블 위에는 림의 한식기가 멋들어지게 자리한다. 앞으로 여주에서 나는 지역 특산품과 공예품으로 이 공간을 채워갈 예정이다. 세월이 묵은 서까래와 대들보를 고이 간직한 한옥 카페 역시 그냥 지나치기엔 서운한 곳.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차경借景에 취해 있노라면 분주한 일상은 잊게 되고 오직 나만이 남는다. 돌아오는 주말, 여주로 향해야 할 ‘맛있는’ 이유가 생겼다. 

독자 이벤트
'품실안 밥상’과 '품실안 상회'에 초대합니다. 이날 여주의 특산물인 표고버섯을 이용한 표고버섯탕수를 시연한 후 품실안 정식을 즐기고, 안정현 선생과의 티타임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품실안에서 직접 담근 장아찌를 선물로 드립니다. 

일시 7월 17일(수) 오전 11시 30분
장소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광여로 1293-16
문의 02-2262-7222
참가비 3만 원(정기 구독자 2만 5천 원)
인원 10명
신청 <행복>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에서 신청하세요 

글 이새미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