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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붕년 교수의 지상 특강 "나보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고요?"
소아정신의학계 권위자 김붕년 교수에게 <행복> 독자들이 물었다. “우리 아이, 똑똑하면서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로드맵이 있나요?” 행복과 뇌 발달의 상호 관계를 연구해온 그가 독자들의 즉문에 즉답을 보내왔다.


3세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려고 노력하는데도 또래 엄마들을 만나면 늘 뒤처지는 기분입니다. 만 3세가 되기 전 아이에게 꼭 해주어야 할 두뇌 자극이 있나요? _ 이우영(36세, 게임 디벨로퍼)
뇌의 변화 정도와 속도가 가장 빠른 시점이 생후 36개월까지입니다. 이 시기는 두뇌 발달의 첫 번째 핵심인 ‘애착’이 완성되는 단계입니다. 생후 36개월까지 학습적 자극보다는 애착을 북돋우는 놀이 자극에 집중하세요. 1단계, 생후 12개월까지는 아이를 무조건 수용해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방치하거나 참으라고 하는 대신, 그때그때 욕구를 해결해주세요.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으면 마음껏 가지고 놀게, 노는 것을 좋아하면 무조건 많이 놀게…. 이런 식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해주는 게 중요해요. 2단계, 스킨십을 이용한 놀이 자극을 충분히 주세요. 눈 맞춤 놀이를 하고, 간지럼을 태우고 마사지를 해주는 등의 놀이 자극이 애착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때 엄마도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놀아야 합니다. 엄마가 재미있어하면 효과는 몇 배로 커지니까요. 3단계, 생후 18개월 이후에는 독립적 놀이에 집중하세요. 이 시기가 되면 아이에게 욕구가 생기는데, 그 욕구를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파트너로 해서 독립적 놀이를 해주세요. 소꿉놀이, 유치원놀이 등 역할 놀이를 통해 상호작용을 연습해보는 게 좋습니다.

7세, 3세 두 딸의 엄마입니다. 둘째에게 ‘화, 분노’가 내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첫째보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떼쓰는 강도가 세지요. 태어나면서부터 첫째에게 치이는 다른 집 둘째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던데요. 둘째만이 지니는 두뇌 특징이 있을까요? _ 강옥진(41세, 기자)
형제·자매간 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하는 것이 있어요. 바로 둘째 아이의 second daughter syndrome이에요. 둘째 아이는 더 적극적으로 자기 것을 찾기 위해 ‘투쟁(?)’한다는 뜻이죠. 더 관심을 받기 위해, 더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죠. 이 점을 이해해주세요. 둘째 아이는 내면적으로 열등감이 있고, 불안감이 심합니다. 부모가 특별히 위로하고 칭찬하고 격려해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둘째의 경쟁 자극이 큰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건강한 경쟁을 하게 유도해주세요. 엄마나 아빠 중 한 명이 가끔씩이라도 둘째와 단둘이 놀거나 즐거운 활동을 하는 시간을 만드세요. 보상을 할 때도 “너하고만 같이 하는” 놀이,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보상 체계를 만들어보세요. 분명히 더 잘 따라올 겁니다. second daughter syndrome이 있는 아이는 성인이 되면 더 적극적이고, 성취 지향적으로 넓은 사회적 관계를 맺게 된다고 해요. 결핍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거죠.

7세 남녀 쌍둥이를 키우는 아빠예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뇌 기질이 다르고, 뇌 분비물의 양과 질도 다르다던데, 맞는 말인가요? 대부분의 남자아이가 공감력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여자아이는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인가요? _ 김창석(47세, 연구원)
남아와 여아는 초기 기질부터 조금 다릅니다. 물론 같은 남아라도 각각 다양한 기질 특성을 보일 수 있으므로 다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지요. “평균적으로 보면 차이가 난다”고 말하는 게 맞을 듯해요. 보통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이 여아보다 남아가 약간 더딥니다. 실행 기능의 첫 번째 요소는 ‘행동 억제’ 능력인데, 남아의 행동 억제 능력 발달이 더디다 보니 남아가 여아에 비해 더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활동성이 높고,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자기 것을 못 챙기죠. 물론 몇몇 엄친아는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여자아이 중에도 남자아이보다 산만한 경우가 있지만요. 이 또래의 남아를 둔 부모라면 행동 억제 능력을 키워주는 노력을 아이와 함께 하세요. 전두엽의 자기 조절력을 키우는 것은 충동·분노·욕구가 솟구치는 순간에 5~10초 정도 ‘잠깐’ 멈출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이에게 화내지 말고 찬찬히 연습시키고, 짧은 순간이라도 충동·분노를 멈추었을 때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세요. 두 번째는 ‘평소 생각하는 힘’입니다. 나열식으로 지식을 암기시키는 것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생각하고 발견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해주세요. “사과는 무슨 색일까?”라는 질문보다 “색깔이 빨간 건 뭐가 있을까?” 같은 질문이 좋겠죠. ‘빨간색인 것을 엄마랑 하나씩 이야기해보기’ 같은 놀이도 아이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 책 <나보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어요>의 107쪽 ‘몸놀이’, 123쪽 ‘아들의 타고난 특성을 인정하는 법’도 읽어보면 길을 발견할 거예요. 물론 그 길은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겁니다. 일방적인 것은 아니고요.

10세 아들의 엄마입니다. 지능·감성·사회성 등 두뇌와 연결된 모든 능력은 자신의 DNA 속에 지니고 태어난다고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후천적인 학습이나 경험, 자극이 의미가 있을까요? 똑똑한 아이도, 공부 잘하는 아이도 결국 타고나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하면 부모의 노력은 결국 필요 없는 건가요? _ 배주현(48세, 도예가)
DNA, 즉 유전자 속에 결정된 부분이 아이의 신체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50~60% 정도라고 해요. 키가 대표적이죠. 그렇다면 아이의 행동, 인지 학습, 사회성, 성격 등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 미만인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경험과 교육, 그리고 관계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유전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밝혀진 게 무언지 아세요? 바로 후천적 경험이 유전자의 발현(on-off)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아무리 유전자가 좋아도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거죠. 아시겠죠?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의 경험이 유전자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김붕년 교수는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이자,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이의 뇌> <산만한 우리 아이 어떻게 가르칠까> 등의 책을 출간했고, 최근 0~12세의 두뇌 육아법을 담은 <나보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어요>를 펴냈다.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집중 연구해 ‘ADHD 명의’라는 별칭을 얻었다.


독자 초청 강연
김붕년 교수의 ‘0~12세 두뇌 육아 특강’에 초대합니다. ‘행복하고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로드맵’을 짚어드립니다.

일시 6월 12일(수) 오전 11시
장소 디자인하우스(서울시 중구 동호로 310)
문의 02-2262-7222
참가비 1만 원
인원 50명
신청 방법 <행복>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에 참가 이유를 적어 신청하세요.

도움말 김붕년 | 구성 최혜경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정하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