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독창성과 자연주의가 돋보인 2019 메종&오브제 파리
매년 2회에 걸쳐 데코, 인테리어,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메종&오브제MAISON&OBJET 파리. 지난 1월 2019년도의 첫 전시가 열렸고, 노르 빌팽트Nord Villepinte에는 어김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올해의 테마는 ‘Excuse my French’. 또 전 세계적 열풍인 자연주의와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꿈꾸는 디자이너까지 라이프스타일과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던 메종&오브제 파리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올해의 주제 ‘Excuse my French’




메종&오브제 파리의 올해 주제는 ‘익스큐즈 마이 프렌치Excuse my French’. 한국 디자인을 한마디로 말할 수 없듯 프렌치 디자인 또한 그러하다. 우리에게는 프렌치 감성이라 하면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이나 여배우 쥘리 델피처럼 깡마른 몸에 특유의 무심한 성격, 올 블랙 슈트에 레드 립과 프티 스카프로 멋을 낸 파리지앵이 더 와닿을 터. 정의하기 어렵지만 프랑스에는 자연스러우면서 세련된 아름다움이 있다고 판단한 메종&오브제 파리는 리빙 전반에 퍼져 있는 프렌치 터치를 주목했다. 그리고 북유럽 디자인과 달리 불손하면서 대담한 프랑스인의 기질이 만들어낸 디자인을 모았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색감의 부스에서 디자인 파워가 강한 신진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다뤘고 이노스튜디오Enostudio, 라메종프랑세즈La masion Francaise, 오움oOumm 등 조명부터 향초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공존했다.

리네로제의 프라도 소파
Interview
넬리 로디 에이전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뱅상 그레구아르

“형언할 수 없는 그것, 프렌치!”

매 시즌 메종&오브제 파리는 세계적트렌드 정보 회사 넬리 로디Nelly Rodi와 함께 최신 트렌드를 연구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뱅상 그레구아르Vincent Gregoire를 만나 올해의 테마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올해의 테마로 프렌치 디자인을 꼽은 계기는 무엇인가?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모든 것이 획일화되고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것’을 찾고자 했다. 심지어 조금 독특하게 보일지라도 남과는 다른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적 특색이 묻어나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을 바탕으로 세계적 홈 데코 박람회인 메종&오브제 파리가 열리는 프랑스의 강점을 주목했다.

프렌치 디자인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틀에 박히면서도 박히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렌치 디자인이 영구적이거나 박물관에서 볼 법한 퇴보적 디자인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프랑스 정부의 대대적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육성 정책인 ‘프렌치 테크’로 인해 규모가 작지만 도전적이고 참신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다. 또 유구한 프랑스 역사가 만든 클래식을 변형해 화려하면서도 현대적 디자인도 풍부하다.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곳으로, 경계 없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많은 관람객이 이러한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길 원한다.

당신이 예측하는 새로운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인가?
세계화, 물질화,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구현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간’을 중요시하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 골드 판타지!

카레의 무스캇 드레서

카레의 머내저리 룸 디바이더

AYTM의 서큠 미러
미국 대공황 때 생긴 용어로 경기가 불황이면 빨간 립스틱의 판매가 급증한다는 ‘립스틱 효과’처럼 세계적 경기 불황에 직면한 인테리어에도 마치 황금빛 시대를 열망하는 듯한 골드 색상의 아이템이 대거 출시되었다. 카레Kare에서는 소프트 글램이라 이름 붙인 라인으로 조명등과 거울, 데코 피스 등에 골드 색상을 입혔고, 대나무 형상을 차용한 소파와 트롤리, 동양의 풍경화를 그려 넣어 아시안 무드를 담은 파티션을 선보였다. 늘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미니멀리즘을 대표해온 덴마크 AYTM은 소재나 아이템의 경계를 넘나드는 온통 황금빛 제품이 가득하다. 고급스러운 골드 색상의 메탈로 마감한 스탠딩 조명등 루체오와 금빛 착색 유리의 원형 거울, 금색 벨벳 쿠션과 수납함까지 평면적 공간에 화려한 볼륨감을 연출해줄 제품들이다. 문의 카레(070-4122-9874), AYTM(에이치픽스, 070-4656-0175)


크리스털의 끝판왕

바카라 라 메종의 옥타곤 암체어

바카라 라 메종의 BA 루반
2백50년 역사의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가 메종&오브제 파리와 파리 데코 오프 기간에 동시에 선보인 바카라 라 메종Baccarat La Maison. 크리스털 브랜드에서 가구를? 이런 의아함이 드는 동시에 절제된 디자인 속 영롱하게 빛을 내는 크리스털을 보는 순간 “아!”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가구로 유명한 럭셔리 리빙 그룹과 함께 헤리티지와 모더니티를 모두 구현한 가구를 선보인다. 침대·수납장·소파 등에 프랑스 정통 수정 공예 기법으로 제작한 크리스털로 장식하고, 모두 이탈리아 현지에서 전문 기술자가 만든다. 곧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문의 메종 바카라 서울(02-3448-3778)


일상에 들어온 자연주의

미쏘니홈의 파노라마

아이브라이드의 우화집 시리즈
첨단 시대가 도래할수록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회귀 본능은 더욱 뚜렷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디자인이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태양과 들꽃, 동물 등 자연을 모티프로 한 홈 컬렉션을 선보여온 미쏘니홈Missoni Home이 이번에는 자연에서 포착한 경관을 파노라마 컬렉션에 담았다. 잎사귀 위로 달빛이 부서지는 듯한 밤의 숲, 바다와 하늘이 공존하는 빙하, 장엄한 구조미를 지닌 산꼭대기 등을 표현한 패턴으로 마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아이브라이드Ibride는 우화집 속에서 접하던 순진한 어린 양, 아첨꾼 까마귀, 교활한 여우, 모사꾼 원숭이 등 캐릭터를 왕족의 초상화처럼 제작한 트레이 겸 월 데코 아이템을 선보였다. 문의 미쏘니홈(02-517-5578), 아이브라이드(www.ibride.fr)


풍경화가 된 카펫

나니마르키나의 와하카

씨씨타피스의 파르바타
밋밋한 공간에 예술적 영감을 들일 수 있는 카펫에도 자연이 담겼다. 씨씨타피스CCTapis의 파르바타는 히말라야산맥의 하나인 파르바타의 천연 암석이 지닌 경이로운 단면을 패턴으로 표현했다. 또 스페인 나니마르키나Nanimarquina에서는 멕시칸 전통 양탄자에서 영감을 받아 빨간 꽃과 초록 풀잎을 그래픽 패턴으로 표현한 아웃도어용 카펫 와하카를 선보였다. 문의 나니마르키나(웰즈, 02-511-7911), 씨씨타피스(보에, 02-517-6326)


한일 수공예의 힘

서배스천콘란-기후의 오제키 조명등

와카야마의 포로니아 컵

KCHF의 왕골 트레이
세계 각국의 수공예 중 단연 눈길은 끈 것은 한국과 일본의 브랜드. 한국문화재재단KCHF은 공예가 조영선과 완초장 서순임이 만든 왕골 트레이와 공예가 김경환의 황동 전기 화로 등 작가의 공예품을, 일본 와카야마Wakayama는 첨단 공법으로 만든 초경량 오동나무 컵과 빗자루 등의 생활용품을 선보였다. 영국 디자이너 서배스천콘란이 일본 기후현과 협업한 리빙 컬렉션 서배스천콘란-기후sebastianconran-gifu는 장인 정신과 현대 디자인의 멋진 조우를 제시했다. 문의 KCHF(02566-6300), 와카야마(www.gm-group.net/wakayama),
서배스천콘란-기후(sebastianconran-gifu.com)


파리의 브랜뉴!

로로피아나 인테리어의 타타미 원단

생루이의 폴리아 조명등

프리츠 한센의 뉴 드롭 체어
메종&오브제 파리를 벗어나 파리 도심에서도 새로운 신제품을 알려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인테리어Loropiana Interior는 최상급 캐시미어와 울, 연꽃 줄기와 견사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원단을,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은 핑크, 옐로, 블루 등 경쾌한 파스텔 톤을 입힌 드롭 체어를 소개했다. 생루이Saint-Louis의 폴리아는 우거진 숲에서 영감을 받아 정교하게 커팅한 크리스털 조명등으로 고혹적이며 신비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문의 로로피아나 인테리어(02-547-7704), 프리츠 한센 플래그십 스토어(02-5116326), 에르메스 메종(02-3479-6252)

Interview
디자이너 세바스찬 헤르크너

“재료의 물성을 살린 디자인”

메종&오브제 파리가 매년 꼽는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세바스찬 헤르크너Sebastian Herkner. 독일 오펜바흐 미술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했고, 졸업 직후인 2006년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어 모로소, 데돈, 토네트 등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가구, 조명등 등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혁신과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으로 작년에만 총 스물한 개의 브랜드와 협업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를 만났다.


당신이 추구하는 디자인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사람과 사물 간의 대화다.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공예 기술과 사람이 편하게 느끼는 기능과 색채, 지속 가능성, 책임성에 주도된 디자인을 추구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보다는 재료를 잘 살리는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력을 원하기 때문이다. 또 환경과 자원에 대한 고민이 동반되어야 하며, 한 시즌이 지난 후에 없어지는 트렌디한 제품을 지양한다.

재료를 살리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도자기, 가죽, 대리석 등 재료 본연의 물성과 미학적 아름다움에서 출발한 디자인이다. 2009년에 선보인, 유리 몸체와 황동 상판을 결합한 테이블 벨Bell은 당시 인기가 없던 두 소재 간의 상호성과 공예를 접목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폴포Polpo의 램프 아이다Ida는 원형 유리 램프의 굴절이 주는 아름다움과 이로 인해 신비롭게 발산하는 빛의 디자인을 읽을 수 있다.

당신의 디자인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인 정신에 대한 존중이라고 들었다.
내가 선택한 재료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장인을 만나 그 재료를 오래 관찰하고 토론한다.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들이는 시간 또한 아끼지 않는다. 아웃도어 브랜드 데돈Dedon의 가든용 암체어 엠브라스Mbrace는 전통 직조 기법에서 고안해 만들었다. 섬유를 하나씩 일일이 꼬아 만들어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공산품과 같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디자인과는 다른 아이덴티티를 지니게 되었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열 소파 부럽지 않은 안락의자

제르바소니의 More25 암체어

메종다다의 이반이반 버건디
정형적 디자인에서 벗어나 조형미와 다채로운 색감으로 집 안을 부티크 호텔처럼 연출하는 안락의자가 공개됐다. 파올라 나보네가 이끄는 제르바소니Gervasoni의 모어More시리즈는 기존 소파에 조합해 새로운 공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모듈러 소파를 선보였다. 메종다다Maisondada의 이반이반은 마치 무스 케이크같이 사랑스러운 디자인으로 조각적 등받이와 라프 시몬스와 크바드랏이 협업한 해럴드 벨벳으로 마감해 유니크한 공간을 완성해준다. 문의 제르바소니 코리아(070-4209-0827), 메종다다(www.maisondada.com)


톰 딕슨이 선택한 새로운 소재



금속, 스톤, 유리, 코르크 등의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디자인 시도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의 국민 디자이너 톰 딕슨Tom Dixon이 이번에는 스월Swirl을 선보인다. 스월은 버려진 대리석 분말을 재활용해 안료와 수지를 섞은 것으로, 스월 블록을 만든 다음 원하는 디자인으로 성형한 북엔드, 촛대, 화병 등 리빙 액세서리를 출시했다. 단면은 하나도 같은 것 없이 각기 달라 마치 천연 대리석 같고 돌과 비슷한 묵직한 중량감을 지닌 것이 특징. 문의 10꼬르소꼬모(02-3018-1010)


지금까지의 조명은 잊어라

(왼쪽부터) 풀포의 스텔라, 마그마, 벤트, 쿠모

브로키스의 퓨로 일렉트로닉

DCW Edition의 N°305
유기적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램프 브랜드가 있다. 튜브형 램프가 대각선으로 교차해 선형적 절제미가 돋보이는 브로키스Brokis의 퓨로 일렉트로닉이 그것. DCW Edition의 N°305는 두 개의 스테인리스 펜던트를 연결한 독창적 구조에 빛이 닿는 영역을 확대한 램프다. 천장으로부터의 길이를 최소 910mm에서 최대 155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풀포Pulpo의 플로어 램프 중 마치 포도가 알알이 열린 듯 여러 개의 원형 램프를 단 스텔라Stella, 빗살 무늬 유리 커버가 LED 램프를 감싼 형태의 벤트Bent는 일반 플로어 램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의 브로키스(모엠컬렉션, 070-8159-3159), 풀포(www.pulpoproducts.com), DCW Edition(스페이스로직, 02-543-0164)

글 이경현 기자 | 취재 협조 메종&오브제 사무국(02-522-6447)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