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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 데어리의 김소영 대표 세계적 셰프들을 줄 서게 만드는 치즈 장인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치즈 메이커, 미쉐린 3스타 프렌치 런더리를 운영하는 토머스 켈러가 극찬한 치즈···. 김소영 치즈 장인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20여 년 전부터 자신만의 테크닉과 창의성으로 치즈를 만들어오는 그의 행보에서 아르티장artisan 치즈의 미래를 본다.


“음식에 대한 사랑만큼 진실한 사랑은 없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치즈를 향한 김소영 대표의 사랑은 진실한 것이 틀림없다. 연세대학교 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프랑스에서 자연 치즈를 맛본 후 치즈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길로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에서 낙농학을 공부하며 1999년 나파밸리에서 ‘안단테’를 설립했다. 음악에서 악곡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단어로 공방 이름을 지은 것도 독특한데, 치즈를 만들때의 속도감과 치즈의 조화로운 맛까지 표현하고 싶었다고.

음악처럼 아름다운 치즈를 만들다
김소영 대표가 처음으로 만든 아르티장 치즈(원유를 가까운 지역에서만 공급받고, 전통 생산 방법에 따라 수작업으로 만든 치즈)가 ‘녹턴’이다. “처음 치즈를 만들기 시작할 당시 산양유의 가격이 일반 우유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쌌어요. 어느 정도 기술을 쌓기 전까지 산양유를 쓰기가 쉽지 않았지요. 저는 우유를 사용하는 대신 산양유로 치즈 만드는 기법을 적용해 피라미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숙성이 되면 푸르스름한 회색을 띠지요. 우유의 아름다움, 스쳐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숙고, 자연과 사람의 노력이 만들어낸 맛. 이 모든 것을 담고 싶어 화가 제임스 휘슬러 J. Whistler가 쇼팽의 음악 녹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에 착안해 녹턴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처럼 그의 모든 치즈는 피콜로, 아디지오, 론도 등 음악 용어로 표현한다.

다이닝계의 전설적 셰프로 손꼽히는 토머스 켈러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해준 것도 녹턴이다. 김소영 대표가 오크빌Oakville이라는 작은 식료품점에 자신의 치즈를 두고 간 것이 계기가 됐다. 이곳을 방문한 토머스 켈러가 그의 치즈를 맛보고 김소영 대표를 자신의 레스토랑으로 초대한 것. “치즈를 들고 주방에 들어선 순간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요. 토머스 켈러가 제 치즈를 먹더니 씩 웃는 거예요. 떨고 있는 제 어깨를 툭 치더니 ‘내가 보기에 당신이 하는 일은 굉장히 아름다운 것이야. 무엇을 만들든지 얼마만큼 만들든지 상관없으니 내 식당에서 당신의 치즈를 쓰게 해달라’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후 <본에퍼티> <뉴욕 타임스> 등 유명 매체에서 앞다투어 안단테의 치즈를 소개했고, 그를 최고의 치즈 명장이라 극찬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혼자서 수작업으로 치즈를 만드니 하루 생산량이 100kg이 채 안 된다. 세계적 셰프들은 그의 치즈를 받기 위해 몇 년씩 기다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르티장 치즈의 새로운 기준이 되다
치즈 메이커로서 본분을 다하고, 한국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르장 치즈를 소개하며 성숙한 치즈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에서 직접 선보이는 치즈 프로그램은 그에게도 각별하다. “1969년 지정환 신부가 임실에서 만든 치즈를 가져와 이곳에 납품했습니다. 조선호텔에서 임실 치즈를 지속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치즈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에는 공산품 치즈가 대부분이고, 아르티장 치즈를 맛볼 기회가 드물어요. 좋은 치즈를 가져오기 위해 통관부터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몰라요. 식약처 검사관에게 만드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설득하자 도대체 맛이 어떻길래, 어떤 치즈이길래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이냐고 묻더군요. 그러던 그분이 제가 가져온 치즈를 먹고 하는 말이 ‘어머나, 치즈가 이런 맛도 있나’ 였어요!”

김소영 대표는 다양한 치즈를 받아들이려는 소비자의 열린 태도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낯선 식재료에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맛에 정확하게 다가갈수록 치즈를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맛에 이름을 붙여주자는 거예요. ‘고소해서 맛있어요’라는 단편적 설명보다는 호두의 고소한 맛, 개암의 고소한 맛, 들깨의 고소한 맛처럼 표현하면 맛을 느끼는 범위가 한층 다양해져요. 치즈를 매개로 맛 표현이 다채로워졌으면 해요.” 치즈 역시 만드는 사람에 따라 그 형태와 맛이 굉장히 다채로워진다. 오랜 시간 쌓아온 테크닉과 창의성이 더해져 개성이 강한 치즈가 인정받는 추세. “최근 음식의 정형화가 점점 깨어지고 있어요. 10년 전만 해도 잡초나 이끼를 뜯어서 요리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덴마크 노마Noma에 가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과거 에시레나 이즈니 같은 프랑스 버터를 수입해 사용했다면, 지금의 레스토랑은 공방에서 크림을 가져와 직접 발효시켜 만든 버터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트렌드가 치즈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요. 아르티장 치즈가 주류로 자리 잡았고, 샐러드 하나에 치즈 코스를 시켜서 식사로 즐기는 사람도 있지요. 한국 치즈는 어떠하냐고요? 장담할 수 없지만, 방법은 알아요. 한국에 있는 치즈 메이커들과 함께 노력하면 10년 후에는 수준 높은 치즈를 생산할 거라 생각합니다.”

호두의 고소한 맛, 개암의 고소한 맛, 들깨의 고소한 맛처럼 치즈 맛에도 이름을 붙여야 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새로운 치즈에 도전해볼 수 있고, 그 맛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어요!


와인 페어링 말고, 아르티장 치즈 페어링!
최근 치즈는 메인 메뉴 자리를 꿰찰 만큼 와인에 곁들이는 페어링의 주체로서, 맛의 조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주도한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치즈 페어링은 잊어라! 아르티장 치즈와 와인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맛의 세계는 상상 그 이상이다. 11월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에서 맛볼 수 있다.


리바로Livarot AOP + 도멘 쇼피트 게부르츠트라미너 퀴베 카롤린Domaine Schoffit Gewurztraminer Cuvee Caroline

“카망베르가 일반화되기 전까지 노르망디를 대표하는 연성 치즈가 리바로였습니다. 리바로 지역에 있는 그랑도르즈 가문은 1910년부터 4대째 이 치즈를 만들어오고 있으며, 프랑스 내에서도 존경받는 생산자입니다. 외피를 연한 소금물로 닦아 오렌지색이 나는 특별한 박테리아가 치즈의 풍미를 결정짓지요. 향은 매우 강한 데 비해 맛은 조금 옅은 편이에요. 그래도 고기 국물의 감칠맛처럼 맛이 좋아 묘한 중독성이 있지요. 과실 향과 미네랄 맛이 풍부한 전통적인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_김소영(안단테 데어리 대표)

“리바로 치즈의 강한 풍미를 완화하기 위해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하며, 허브 향과 스파이시 향이 나는 감미로운 와인인 도멘 쇼피트 게부르츠 트라미너 퀴베 카롤린과 페어링해보세요.” _이준행(나인스 게이트 총괄 소믈리에)



하우스 메이드 프레시 치즈 + 아타 랑기 소비뇽 블랑Ata Rangi Sauvignon Blanc

“나인스 게이트에서만 선보이는 하우스 메이드 프레시 치즈입니다. 선운산과 내장산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언덕에 위치한 40년 된 목장에서 우유를 가져와 매일 신선한 치즈를 만들고 있어요. 이 우유를 찾기 위해서 목장도 직접 다녀왔어요. 우유의 신선함과 진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 유산균을 넣어 만들어낸 유산으로 응고시켜 프레시 치즈로 만들었지요. 입안에서 녹듯 질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신맛이 강해요. 여기에 갖가지 허브, 식용 꽃, 견과류를 더해 편안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맛으로 표현해봤어요. 가볍고 신선한 맛을 강조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_김소영

“우유의 풍미와 산미가 강한 하우스 메이드 치즈의 맛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부드러운 산도와 미네랄 함유량이 높은 아타 랑기 소비뇽 블랑이 제격입니다.” _이준행



벨라 비타노 골드Bella Vitano Gold +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Fontodi Chianti Classico

“1939년 이탈리아에서 미국 위스콘신 주로 이주한 파올로 사르토리Paolo Sartori가 미국식으로 재해석해 만든 전통적인 이탤리언 경성 치즈입니다. 이민자의 문화를 표현한 치즈예요. 산도가 높고 오랫동안 숙성해서 질감이 견고합니다. 매우 신선한 우유와 정확한 치즈 생산 기술로 만들었기에 단맛이 뛰어나고, 먹는 순간 ‘맛있다’라고 외치게 될 거예요. 그만큼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치즈입니다. 체더와 파르메산 사이의 밸런스를 아주 잘 맞춘 치즈라고도 평가받지요. 우유가 치즈로 거듭나면서 낼 수 있는 모든 맛을 잘 표현해 대부분의 와인과 쉽게 매치할 수 있습니다.”_김소영

“기분 좋은 산도와 꽃 향, 과일 향의 풍미가 나는 벨라 비타노 골드는 다양한 와인과 잘 어우러집니다. 그중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와 특히 궁합이 좋습니다.” _이준행



델리스 드 부르고뉴Delice de Bourgogne + 피에르 페터 브뤼 퀴베 레제레브Pierre Peter Brut Cuvee Reserve NV

“부르고뉴 지방을 대표하는 고급스러운 연성 치즈입니다. 치즈를 만들 때 신선한 크림을 더해 뽀얀 생김새처럼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질감이 특징이지요. 랑세Lincet 가족은 치즈 공방 주변에 있는 목장에서 생산하는 신선한 우유를 사용해 1895년부터 5세대에 걸쳐 이 치즈를 만들어오고 있는데, 그 지역의 테루아를 이 치즈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어요. 델리스 드 부르고뉴를 숙성하면 질감이 굉장히 부드러워집니다. 버섯 특유의 진한 향과 화사한 꽃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요. 고급 샴페인 또는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 풀 보디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우러집니다.”_김소영

“델리스 드 부르고뉴 치즈에 적당한 산도가 있는 피에르 페터 브뤼 퀴베 레제레브 샴페인을 매치해보세요. 치즈가 지닌 크리미한 맛을 적절하게 중화해줍니다.” _이준행

글 김혜민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취재 협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나인스 게이트(02-317-0366)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