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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식물 키우기 에어플랜트와 함께 사는 집
그 작고 고요한 생물체가 건네는 위안을 아시죠? 저녁 무렵이면 화초를 들여다보며 시큰거리는 무릎과 인생을 중얼거리던 엄마의 뒷모습, 우리 모두 기억하니까요. “사람이고 식물이고 뜨끈한 맘이 가면 잘 크는 거지, 뭐 별거 없다.” 뚝뚝한 엄마의 말에는 삶의 진리가 담겨 있었죠. 이렇듯 식물은 우리에게 친구이자, 식구이고, 스승이었던 겁니다. 여러분의 ‘식물 가족’에 ‘에어플랜트’라는 식구를 하나 보태어보세요. 성미가 까다롭지도, 손을 많이 타지도, 병약하지도 않으면서 봄 직하기까지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참 무던한 에어플랜트

식물들이 공중에 매달린 채 중력을 거슬러 자라나는 실내를 상상해보세요.식물들이 뿌리도 없이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모든 벽 앞에 둥둥 뜬 것처럼 보이는 광경 말이죠. 에어플랜트air plants는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나무나 바위에 붙어 뿌리로 공중 부유물과 습기를 빨아들여 사는 식물을 이릅니다. ‘공기식물’ ‘공중 식물’이라고도 부르죠. 원래 플로리다주의 숲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그리고 남아메리카로 넘어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산맥, 사막에 이르기까지 꽤 넓게 분포하던 상록식물입 니다. 야생에서는 대개 착생식물로 자라기 때문에 다른 풀이나 나무를 받침대 삼아 뿌리를 드리우고 살아갑니다. 이오난사, 크세로그라피카, 카풋메두사, 불보사 같은 종류는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에어플랜트이죠.

놀라운 사실은 에어플랜트는 보살핌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느리게 성장하기 때문이죠. 마비라도 된 듯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이 식물이 공기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입니다). 사실 에어플랜트는 야생에서 잎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빨아들이며 생존하는데, 집안에서 키울 때도 물 주기나 가지치기를 최소한으로만 해도 괜찮아요. 손으로 만져도 큰 영향을 받지 않죠. 아이가 키워도 되고, 반려동물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실내 식물이고요. 하지만 재미 삼아 이리저리 건드리는 고양이는 조심하는 게 좋겠죠.


에어플랜트가 좋아하는 집
대부분의 에어플랜트는 환한 간접광을 좋아해요. 크세로그라피카 같은 몇몇 종만 직사광선을 쬐어도 괜찮죠. 원래 풀이나 나무에 붙어서 살짝 그늘진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강하지만 어른어른 비치는 빛에 적응해 있거든요. 여름철에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창가 정도만 피하면 돼요. 직사광선을 쬐면 식물이 시들거나 쪼그라들고 탈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요.

온도 낮에는 10~30℃, 밤에는 그보다 시원한 실내 온도가 대부분의 에어플랜트 종에 적합해요. 따뜻한 방에 에어플랜트를 놓아두고 싶다면 더 자주 물을 주어야 하고요. 또 이 식물이 매우 강인하긴 하지만, 추운 계절에 서리가 끼는 건 막아줘야 해요. 쇼크로 갑자기 죽어버릴 수 있거든요. 물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찬 바람을 쐬어서도 안 되고요.

개화 봄과 여름에 길쭉한 줄기가 잎 한가운데로 올라오면서 에어플랜트가 꽃을 피우기 시작해요. 에어플랜트의 꽃은 분홍, 보라, 노랑처럼 다채로운 색깔로 피어나죠. 햇빛을 적당히 쬐어주면 이오난사 같은 종은 온몸에 ‘홍조’를 띠기도 하고요. 꽃이 피기 전에 잎 끝 혹은 잎 전체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겁니다. 꽃을 피우기 가장 쉬운 종은 이오난사, 붇지, 크세로그라피카예요. 이오난사는 9개월마다 꽃을 피우지만 개화하는 기간은 매우 짧아요. 크세로그라피카는 그보다 덜 주기적이지만 한번 멋진 꽃이 피면 최대 1년까지 가기도 하죠. 에어플랜트의 모든 종은 꽃을 피우지만, 그중 상당수는 꽃을 피울 수 있을 만큼 성숙하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 만약 꽃을 피우는 데 실패했다면 질소가 풍부하게 든 액상 해초 비료를 물에 희석해서 주면 도움이 돼요.




에어플랜트에 물 주기
외계인처럼 생긴 에어플랜트를 욕조에 띄우면 잎 표면의 섬유가 물에 젖으면서 바로 색이 짙어지는데, 이를 보는 건 기묘하면서 매혹적인 경험이죠. 물을 주기 전에 각각의 에어플랜트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줄 수 있어요.

붇지, 카풋메두사, 불보사, 수염틸란드시아처럼 잎이 얇고 초록색을 띠는 종은 열대우림처럼 습한 곳이 고향이라 살아남기위해 물을 많이 저장할 필요가 없었죠. 이런 종류의 에어플랜트는 실내에서 빠르게 말라붙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물에 적셔줘야 해요. 부엌이나 욕실 같은 습한 실내에서 더 잘 살아요.

크세로그라피카, 이오난사, 오악사카나처럼 잎이 두껍고 은색을 띠는 에어플랜트 종은 몹시 건조한 지역이 원산지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지 않을 때 잎에 수분을 저장하도록 적응해왔어요. 이런 종들은 잎 사이에 물기가 맺히지 않도록 공기가 잘 통하고 습도가 낮은 곳에서 키워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에 푹 담가주는 게 좋고, 따뜻한 날씨에는 가끔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좋아요.

에어플랜트를 키우는 이들이 놀라는 점 중 하나는 물을 많이 주더라도 에어플랜트가 잘 죽지 않는다는 거예요. 분무기로 물을 뿌리든 물에 푹 적시든 상관없이 에어플랜트는 필요한 만큼의 수분만 빨아들여요. 단, 대부분의 집은 실내 공기가 잘 순환 되지 않으니 물을 준 다음에 식물을 살살 털거나 뒤집어 여분의 물기를 없애줘야 해요(그래야 잎 사이가 썩지 않아요). 또 정오 이전에 물을 주어 한기가 도는 밤이 되기 전 식물이 충분히 마르도록 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원래 이 식물이 살던 곳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맞춰주려면 상온의 물을 주어야 하죠.




가지치기와 돌보기
뿌리 다듬기 에어플랜트가 자기 몸을 받쳐줄 또 다른 지지대를 찾아 뿌리를 뻗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뿌리를 잘라내고 다듬어도 식물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아요.

잎이 떨어졌을 때 에어플랜트는 몸통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잎을 만들어내요. 그러므로 바깥쪽의 오래된 잎이 서서히 말라서 떨어져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마른 잎이 보이면 살살 아래쪽으로 밀어내 제거하면 됩니다. 하지만 잎이 잘 떨어지지 않고 억세다면 그 잎은 아직 건강하다는 것이니 가만히 두세요. 에어플랜트에서 잎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면 햇빛의 양, 온도, 습도가 적당하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잎이 둥글게 말렸을 때 물을 더 자주 주세요.

잎이 갈색이 되거나 쪼글쪼글해졌을 때 직사광선을 지나치게 많이 쬐어 잎이 그을렸을 수 있어요. 이럴 땐 물을 충분히 주고 더 적당한 장소로 옮기세요. 또 다른 원인은 탈수인데, 그때는 하룻밤 동안 식물을 물에 푹 담그고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물을 더 자주 줘야 해요. 다른 부위는 건강해 보인다면 갈색으로 변한 부분만 가위로 잘라내고 모양을 정리하세요.

밑동이 갈변하거나 썩을 때 에어플랜트 잎의 밑동이 갑자기 갈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진다면 습기가 쌓여 썩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불행히도 이 상태라면 식물을 구할 방도는 없습니다. 앞으로는 에어플랜트를 키울 때 물을 준 다음 여분의 습기를 잘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비료 주기 한 달에 한 번 질소가 풍부하게 든 액상 해초 비료를 물에 타서 보충해주세요. 하지만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해가 될 수 있으니 권장량의 4분의 1로 희석해서 주는 게 좋아요.


<식물과 함께 사는 집>
이 기사는 <식물과 함께 사는 집>(캐로 랭턴·로즈 레이 지음, 디자인하우스)의 일부 내용을 발췌, 구성한 것이다. <식물과 함께 사는 집>은 선인장과 다육식물, 열대식물, 에어플랜트처럼 집 안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을 돌보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도시인의 삶과 잘 어울리는 식물을 집 안에 들이는 것부터 시작해 관리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집 안에 배치하는 법까지 자세히 담았다. 한 장의 그림 같은 식물사진과 일러스트가 어우러져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10월 중순 출간 예정.

구성 디자인하우스 단행본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