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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세상을 바꿀 50가지 소반
서양 가구사에서 모든 기술과 구조적 미학의 집약체가 의자라면, 한국에는 소반小盤이 있다. 소반이야말로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상판과 다리 모양, 재료를 달리해 고유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작은 상 이상의 오브제다. 한국적 미감과 현대적 미감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새로운 전통! 쓰는 사람에 따라, 헝태와 소재에 따라 천의 얼굴로 변신하는 이 시대 소반을 소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반
소반은 음식을 먹고 나르는 용도로 사용한 가구를 통칭하는 말이다. 지역에 따라 나주반ㆍ통영반ㆍ해주반ㆍ강원반으로 구분하며 상판 모양에 따라 다각형ㆍ장방형ㆍ반월형으로, 다리 모양을 모방한 동물의 이름을 따서 호족반ㆍ마족반ㆍ개다리소반으로 나누기도 한다. 언젠가는 ‘소반’이 세계적 뮤지엄에 펼쳐질 날을 기대하며,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소반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봤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 그린ㆍ 아이보리 자개 상판으로 화려함을 더한 소반은 아라지안 제품으로 일상여백 판매. 세 개의 다리와 목탄화 문양이 특징인 소반은 박홍구 작가 작품. 레진으로 마감한 블랙ㆍ화이트 스틸 소반은 픽트 스튜디오 작품. 큰 테이블에 작은 테이블이 들어가는 세흐파sehpa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3단 높이의 소반은 이소라 작가 작품으로 서울번드 판매. 철제 프레임으로 픽셀을 표현한 소반은 박보미 작가 작품. 골동 나주반과 둥근 호족반은 종이나무갤러리 판매. 나전으로 둥근 달을 표현한 타원형 소반은 남미혜 작가 작품. 원목 상판에 스틸 프레임 다리를 조합한 원형ㆍ팔각ㆍ사각 소반은 컨테이너5-1 제품, 굽접시, 컵과 대나무 소서는 지아 제품으로 서울번드 판매. 유리 상판의 사각 소반은 강정은 작가 작품. 상판을 하얀색 페인트로 마감한 소반은 백은 작가 작품. 알루미늄 다리에 옻칠 상판을 올린 라운드반은 하지훈 작가 작품. 삼각뿔 형태의 옻칠 보디에 금속 상판을 결합한 소반은 문채훈 작가 작품으로 다문 판매. 3단으로 쌓아 장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반은 이정혜 작가 작품으로 디앤디파트먼트, 가운데를 둥글게 주칠한 궁중상, 상판을 한지로 마감한 나주반은 종이나무갤러리, 단 위에 올린 빨간색 나주반, 전통 그대로의 옻칠 나주반, 주칠한 호족반은 모두 양병용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주칠 상판에 모란 자개 문양을 더한 나주반은 정명채 작가 작품으로 KCDF 판매. 빈티지 커피 잔과 소서, 금속 촛대는 모두 에이티디자인, 널찍한 사각 소반은 박인주 명장 작품, 트레이와 트위스트 상판으로 변형을 준 사각 소반은 한정현 작가 작품으로 체어스온더힐, 전통 짜 맞춤 가구에 옻칠 도장한 블랙ㆍ원목ㆍ블루 상판 원형 테이블은 유남권&권원덕 작가 작품으로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판매. 반달 소반을 모티프로 한 사이드 테이블은 남미혜 작가, 상판 문양을 레이저 커팅으로 형상화한 나주반은 하지훈 작가 작품.

전통과 현대의 교차
건축 현장의 비계를 모티프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전통 가구의 디자인적 묘미를 표현한 박보미 작가의 철선 소반. 철선, 아크릴, 플라스틱 등 지극히 산업적 소재로 완성한 소반은 어떤 공간도 다 포용하며 최소의 존재감으로 공간에 어우러진다.

3mm 굵기의 철선을 용접해 격자 구조를 만들고 분채 도장해 완성한 소반(화이트 지름 280×230mm, 블랙 지름 500×470mm)은 박보미 작가 작품. 선과 선이 중첩되어 마치 흔들리는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젊은 그대
전통 공예의 ‘깊이’를 동경하면서 현대인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지점이 어디이고, 또 쓰임에 맞도록 용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명민하게 꿰뚫어본 젊은 공예품이 인기다. 옻칠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유남권 작가와 전통 목가구의 맥을 잇고 있는 권원덕 작가가 협업해 만든 반 시리즈는 상판을 분리해 트레이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름과 높이를 세 가지 크기로 구현하고 레드ㆍ그린ㆍ블루 컬러 옻칠을 적용해 포인트 가구로 활용하기 좋다.

전통 목가구의 짜 맞춤 기법을 적용하고 상판에 삼베를 입힌 뒤 옻칠해 완성한 소반(블루 지름 600×570mm, 그린 지름 550×370mm, 벚나무 원목과 호두나무에 옻칠ㆍ금분ㆍ흑단 마감 지름 380×300mm)은 유남권과 권원덕 작가가 협업한 작품으로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판매. 나무에서 옻의 원료가 되는 수액이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을 모티프로 다리 디자인을 완성, 홈을 파낸 디자인으로 이동하기 한결 편리하다. 소반 형태 뚜껑과 찬합을 결합한 옻칠 도시락은 모두 양병용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쌓고 나누고 높이고!
입식 라이프에 맞춰 높이를 높인 다용도 소반과 반월반에서 모티프를 얻어 타원을 반으로 나눈 사이드 테이블, 각상을 쌓아두는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장식장까지… 용도에 따라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소반은 일상의 풍경을 다채롭게 물들인다.

나무를 태우는 탄화 기법으로 다양한 문양을 표현한 추상탄화 소반과 삼각뿔 오브제 나머지는 모두 박홍구 작가 작품. 추상탄화소반(지름340×260mm), 추상탄화키큰소반(지름 410×1010mm, 480×640mm),새다리소반(680×290× 260mm), 추상탄화달소반(지름 310×270mm) 등 높이에 따라 소반, 사이드 테이블, 입식 테이블, 장식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반달 소반을 모티프로 자개로 달을 새긴 나전월광문반(450×360×560mm) 시리즈는 남미혜 작가 작품. 세 가지 높이의 소반을 쌓아 따로 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올리다 모듈 테이블(640×340×200/ 300/ 500mm)은 이정혜 작가 작품으로 디앤디파트먼트, 드로잉한 듯한 문양이 인상적인 도자 와인 잔과 접시, 포도와 배 등 과일 오브제는 모두 조연예 작가 작품으로 윤현핸즈 판매.
아름다운 고전,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소반이 펼쳐진 아름다운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은 사적 제254호로 지정된 구 벨기에 영사관. 1905년 중구 회현동에 세워진 뒤 1982년 관악구 남현동으로 이전ㆍ복원해 2004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건축 아카이브 상설 전시 <미술관이 된 구(舊) 벨기에 영사관>을 통해 이축 공사 이후 미술관에 남아 있던 건축자재인 석고 기둥 일부와 타일을 함께 전시하며 역사와 건축, 근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시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주소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문의 02-598-6247


사각의 변주
테이블에서 얘기를 나누더라도 습관적으로 좌식을 찾는 것이 한국인의 DNA인 만큼 소반이야말로 ‘품위 있는 쉼’을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다리가 낮거나 없는 경우 소반은 쟁반으로, 폭과 길이 등 비례를 달리하거나 크기가 커지면 책상이나 탁자로 활용할 수 있다.

편백나무 소재로 만든 사각 트레이 소반(296×300×60mm, 296×550×60mm)은 컨테이너 5-1, 화이트와 그레이 도자 접시는 쓰리고 제품으로 서울번드 판매. 나주반의 비례를 기준으로 크기를 확장하고 기하학 패턴의 가죽으로 다리를 감싼 소반(900×400×300mm)은 양웅걸 작가 작품. ‘마주 보기’를 테마로 양쪽 방향으로 젓가락을 둘 수 있는 트레이 셰어Share(700×200×37mm)와 트위스트로 상판 디자인에 변화를 준 사각 소반(612×250×210mm)은 한정현 작가 작품으로 체어스온더힐 판매.

다름의 즐거움
원목 프레임에 전통 청화 기법의 도자 상판을 올린 양웅걸&박선영 작가의 소반, 알루미늄 다리로 목재의 낭비를 줄이고 구조적 완성도를 높인 하지훈 작가의 라운드반 등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질적 소재를 매치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한 가지 소재의 디자인적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디테일을 최소화해 단아한 멋을 풍긴다.

강원반을 현대적 기술과 소재로 재해석한 라운드반(블루ㆍ레드 지름 510×440mm)은 하지훈 작가 작품으로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연한 블루 소반(지름 385×245mm)과 퍼플 소반(지름 380×95mm)은 이도 아뜰리에, 모란 문양 도자 상판을 올린 원형 소반은 양웅걸 작가와 박선영 도예가가 협업한 작품(지름 290×180mm)으로 해브빈서울, 테이블 위에 장식한 완초 바구니는 박순덕 작가 작품으로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유리 화병은 폴아브릴 판매.

시선 집중
소반은 물이 많이 닿는 용도의 특성상 옻칠 마감이 중요하다. 칠 마감이 뛰어난 통영반을 중심으로 흑칠, 주칠한 상에 화려한 자개 문양을 더해 장식성을 높인 채화 칠기 제품이 등장. 자개를 현대적 문양으로 단순화해 표현한 소반은 하나만으로 공간에 화려한 포인트가 된다.

채화 칠기 기술을 적용한 푸른색 대나무잎 원반(지름 400×170mm)은 최민우 작가 작품, 느티나무로 만든 상판 전체를 화려한 나전으로 감싼 소반(지름 330×210mm)은 아리지안 제작품으로 일상여백 판매. 금속 보디 상판에 자개를 입혀 레진으로 마감한 나크레Nacre 소반(지름 350×130mm)은 픽트 스튜디오 작품.

모던 라이프
소반은 전통 가구 중 현대에서도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젊은 층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제작 과정이 길고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복잡한 조각(커팅)을 CNC로 대체하고, 옻칠 대신 친환경 페인트로 도장하는 등 작업 공정을 최소화해 비용은 낮추고 실용성은 높인 모던 소반의 등장이 반갑다.

원목 프레임에 파란색 도장을 하고 유리 상판을 얹어 소파 테이블로 활용하기 좋은 소반(1200×510×328mm)은 강정은 작가 작품. 단풍나무, 자작나무 소재에 친환경 밀크 페인트로 도장한 소반(레드 원형 지름 520×335mm, 화이트 정사각 498×335mm, 화이트 원통 다리 지름 596×325mm, 화이트 원형 지름 520×335mm)은 백은 작가 작품으로 전갤러리 문의. 아크릴 소재로 원색 컬러감과 형태를 살린 잔은 마리오루카 제품으로 런빠뉴 판매. 모란 문양을 그린 백자 상판을 올린 나주반(383×257×260mm)은 양웅걸 작가와 박선영 도예가가 협업한 작품.

어시스턴트 권하나, 도현진, 박시연 장소 협조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sema.seoul.go.kr) 제품 협조 강정은 작가(vonliving.com), 남미혜 작가(010-8571-3750), 다문(damooncollection.com),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02-2128- 7703), 디앤디파트먼트(02-795-1520), 런빠뉴(070-7529-9342), 박보미 작가(www.bomipark.com), 박홍구 작가(www.honggu.co.kr), 서울번드(02- 587-5448), 에이티디자인(02-517-3011), 윤현핸즈(02-540-6650), 이도 아뜰리에(02-722-0756), 일상여백(02- 6205-3113), 전갤러리(053-791- 2131),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02-541-8484), 종이나무갤러리(02-766-3397), 체어스온더힐(02-747-7854), 폴아브릴(02-3144-0744), 픽트 스튜디오(fictstudio@gmail.com), 하지훈 작가(www.jihoonha.com), 해브빈서울(070-4415-1508), KCDF갤러리숍(02-733-9041)

글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