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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떠나요 발리에서 살아보듯 여행하기
“그 길을 가려면 그 길이 되어야 한다”는 붓다의 말씀처럼 간혹 여행은 삶과 동의어가 되었을 때 비로소 참맛을 선물한다. 머무는 여행을 넘어 살아보는 여행이 대세인 시대, 색다른 여가 이상의 남다른 삶의 방식을 원한다면 에어비앤비와 함께 발리로 떠나보자.

모든 것을 대나무와 친환경 소재로 지은 그린 빌리지. 탁 트인 거실이 인상적인 카카오 하우스는 내 집처럼 편안하다. 
원한다면 발리에서 ‘윤식당’을 열 수도 있는 세상. 적어도 우붓의 힙한 레스토랑 ‘로카보레’의 단골이 되는 일 정도는 너끈하다. 알람 소리 대신 새 지저귀는 소리에 깨어 인도네시아산 아체가요 커피 한 잔을 느릿느릿 내린 다음, 신발 뒤축 구겨 신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푸른 논길 사이를 달려본다. 빌라에 딸린 풀장이 답답해질 때면 거품 차진 파도에 몸을 실어도 좋고, 30년 경력 요리 연구가의 쿠킹 클래스에 참가하거나 나만의 맞춤 향수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몇 달간 머문다고 해도 자녀 교육과 업무를 걱정할 필요 없다. 발리는 한없이 게으를 수 있는 권리는 물론 디지털 노매드를 위한 대안까지 아낌없이 선사하니까.


또 하나의 집을 선택하다
이 모든 것은 숙소를 선택하는 일에서시작된다. 우리가 그 어떤 낯선 시공간에 있더라도 저 멀리 노란 등불을 밝힌 집이 보인다면 이미 여정의 반은 성공한 셈. 그 출발점은 바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또 하나의 집을 결정하는 것이다. 발리 여행으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웬만한 럭셔리 호텔보다 손꼽는 숙소가 있다면 아비안세말Abiansemal 지역의 ‘그린 빌리지Green Village’일 것이다. 신성한 아융강을 옆에 낀 그린 빌리지 안에는 울울창창한 열대우림에 둘러싸인 뱀부 하우스 열 채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다. 건축물 자체는 물론,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심지어 옷걸이에 티슈 케이스까지 모두 대나무로 만든 이 뱀부 하우스는 건축 그룹 이부쿠IBUKU의 대표 프로젝트.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 등이 팀을 이룬 이부쿠는 자연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집과 호텔, 학교 등을 짓는다. 5층 높이의 호화로운 대나무 궁전(www.airbnb.com/rooms/1878334)부터 게스트 빌라 한 채가 딸린 카카오 하우스(www.airbnb.com/rooms/13551227) 등 각각의 주택이 다양한 형태와 개성을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호텔과 마찬가지로 식사와 청소, 각종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을 구하거나 현지인만이 알 법한 솔깃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스미냑에서 주로 머물 계획이라면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케로보칸에 자리한 프라이빗 빌라 단지도 주목할 만하다. ‘빌라 타라밀Villa Taramille’ ‘빌라 만나오Villa Mannao’ ‘빌라 알레아Villa Alea’가 함께 모여 있는 이곳은 세련된 조글로joglo 스타일 건축물, 프랜지패니와 부겐빌레아꽃이 가득한 이국적 정원, 한가로운 단독 풀장을 자랑한다. 특히 여덟 개의 베드룸과 두 개의 수영장으로 구성한 빌라 만나오(www.airbnb.com/rooms/15556334)의 경우 대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머물기에 안성맞춤. 거실과 다이닝 공간은 두 개의 조글로 스타일 파빌리언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작은 파티나 이벤트를 열기에 그만이다. 이곳에서 프라이빗 웨딩을 치르고 허니문까지 즐기는 신혼부부도 많다고 하니 참조할 만하다. 집사, 가사 도우미, 요리사, 보안 인력 등도 갖춰서 두말할 것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다.

집요한 예술가가 완성해낸 작품처럼 보이는 그린 빌리지는 건축 그룹 이부쿠의 대표 프로젝트.

스미냑 번화가에서 10분 거리에 자리한 빌라 만나오. 당장 뛰어들고 싶은 인피니티 풀이 손님을 맞는다.

코워킹 플레이스 후붓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르네 부부가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숙소.

로컬 호스트의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때로 여행길에서 만난 낯선 이들이 나의 무감한 일상을 자극하고 삶의 표지판까지 돌려놓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구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공간을 제공하는 호스트와의 교류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신성한 기운에 반해 오랜 기간 발리에 눌러앉았다가 집도 얻고 비즈니스도 개척한 코즈모폴리턴이 한둘이 아니다. 세계적 코워킹 플레이스 ‘후붓HUBUD’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르네 먼로Steve&Renee Munroe 부부가 대표적이다. 캐나다에서 온 이들은 UN 출신으로, 현재 사회적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이 부부는 두 아들을 ‘그린 스쿨Green School’에 보내기 위해 발리에 왔다가 또 다른 공동 창립자를 만나 후붓을 설립했다. 그들이 처음부터 설계와 건축에 직접 관여한 숙소(www.airbnb.com/rooms/611590)는 중앙에 자리한 다이닝 파빌리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독채 건물, 커플이 사용하면 좋은 개별 빌라로 구성되었다. 계곡과 맞닿은 풀장과 안온한 구름 같은 테라스도 조화롭게 배치해 매일매일 파티를 열어도 지루하지 않다. 르네가 빈티지 가구나 재활용품을 이용해 완성한 인테리어 장식물, 여행객이 놓고 간 책이 뒤섞인 서재도 정겹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와 그래픽 노블을 출간한 작가 리시아나 무시아Risyiana Muthia는 스타트업 창업을 돕는 일을 위해 우붓으로 거주지를 옮겨오며 새로운 빌라(www.airbnb.com/rooms/13961761)를 지었다. 그녀는 현재 아동용 인도네시아 고전문학을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위크엔드 발리’의 심사관 중 한 사람과 협력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개최할 예정. 그녀의 로프트 형태 빌라는 우붓 특유의 계단식 논과 밀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모던 빈티지 스타일로 꾸민 빌라는 컬러 톤부터 소품 하나까지 호스트의 감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널찍한 아일랜드 두 개를 갖춘 부엌은 당장이라도 요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듯.

‘우붓 푸드 페스티벌’과 ‘작가 페스티벌’의 창립자인 쿠킹 마스터 재닛 드니피Janet DeNefee의 경우 고향인 호주보다 발리에서 산 세월이 훨씬 길다. 1984년 우붓 출신의 인도네시아인과 결혼하면서 발리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녀는 ‘카사 루나Casa Luna’ 레스토랑과 동명의 바, 쿠킹 스쿨 등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재닛은 레스토랑, 쿠킹 스쿨과 이어진 숙소 몇 곳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리스팅하는데, 가옥 형태와 실내 장식, 정원 등에서 발리의 전통적 지역색이 잘 드러난다. 숙소에 머물면서 때때로 요리 클래스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요리법을 배우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라틀리에 파르&크레아숑L’Atelier Parfums&Creations’의 설립자 노라 가스프리니Nora Gasprini 역시 발리와 사랑에 빠져 정착한 사람 중 하나다. 참파카와 자바 페퍼, 일랑일랑 등 인도네시아에서 자생하는 향수 원료를 찾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녀의 향수 클래스를 통해 만든 커스텀 메이드 퍼퓸은 좋은 추억을 오랫동안 남겨줄 것이다.

<윤식당>의 이서진처럼 자전거 산책에 나서보자. 아름다운 해변이든 비가 흩뿌리는 논 지대든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30년 이상 경력의 쿠킹 마스터 재닛 드니피는 카사 루나 쿠킹 스쿨을 운영 중이다.

아동 문학가이자 창의적 사업가인 리시아나 무시아가 리스팅하는 에어비앤비 빌라.

<포브스>가 ‘전 세계 톱10 코워킹 플레이스’ 중 하나로 꼽은 후붓. 휴양하듯 살면서 일도 하고 창업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그린 스쿨.
제3의 물결, 발리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살아보는 여행’이 가능하지만, 발리가 그 최적의 장소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가 후붓과 그린 스쿨 아닐까. 언젠가부터 발리는 이국적 휴양지에서 디지털 노매드의 천국으로 변모했다. 국경 없는 네트워크 덕분에 기존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시기와 살고 싶은 곳에 머무르는 ‘로케이션 인디펜던트location independent’는 업무 방식까지 새롭게 바꿔놓았다. 앞서 언급한 스티브 먼로 외 세 명의 공동 창립자가 2013년 문을 연 코워킹 플레이스 후붓(www.hubud.org)은 이런 흐름을 대변하는 상징적 장소다.

<포브스> 선정 ‘전 세계 톱10 코워킹 플레이스’ 중 하나로 꼽히는 등 이미 명성이 높아 한국 정부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참조한 바 있는 이곳은 우붓의 몽키포레스트 바로 옆에 자리한다. 오토바이 헬멧이 줄줄이 걸려 있는 입구에 들어서면 해변에서 막 서핑을 즐기고 온 듯한 차림새의 사람들이 노트북을 응시하며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창문 없이 확 트인 카페테리아와 이벤트 공간에서는 TED 등의 강의나 각종 콘퍼런스, 스타트업 사업 설명회, 소규모 모임 등이 활발하게 열린다. 장기간 체류 여행을 하면서 기존 업무는 막힘없이 해내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동료들과 만나 창업 아이디어를 나눌 수도 있다니, 어쩌면 꿈같이 들리겠지만 실제 현실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영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스티브는 후붓을 융합의 아이콘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오랜 기간 열심히 일에만 매진하다 은퇴한 후 노년 동안 여행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삶과 일과 배움이 하나로 통합되고 동시에 이뤄질 수 있어요. ”

아이의 교육 역시 걱정할 필요 없다. 오히려 흔하디흔한 해외 영어 연수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자유롭고도 전인격적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에 보낼 수 있으니까. 1975년 발리에 처음 발을 디딘 존&신시아 하디John&Cynthia Hardy 부부가 설립한 그린 스쿨(www.greenschool.org)이 바로 그곳. 2008년 90명의 학생과 함께 시작한 그린 스쿨은 세계 각국의 매스컴이 주목하는 친환경 대안 학교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학습자 공동체’를 사명으로 삼은 그린 스쿨은 인문학, 사회과학 등 기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직접 자연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의 장을 펼친다. 논에 물을 대고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과실을 수확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환경 보존 운동을 조직화하는 등의 활동을 하며 ‘오래된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간다. “전 세계의 교육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좋은 수업을 체리 피킹cherry picking하듯 수집하고 응용하지요.” 매니지먼트 체어맨인 케이트 드루한Kate Druhan의 말이다. 그린 빌리지와 마찬가지로 이부쿠에서 설계ㆍ건축을 맡아 모든 건물을 대나무와 친환경 소재로 지었고, 전력 역시 태양열 에너지만 사용한다. 유치원부터 고등교육까지 학년당 한 학급씩 있으며 최소 등록 기간은 한 학기. 인종도 언어도 다른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나무 실로폰을 연주하고 진흙탕에서 머드핏 놀이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이미 그린 스쿨을 체험한 한국인 학생들도 있으니, 부담 없이 문을 두드려보도록.

이렇듯 지금까지와 다른 색깔, 다른 밀도의 삶이 가능한 곳, 발리. 자의든 타의든 무형의 덫에 걸려 아등바등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약간의 여유를 허락해보면 어떨까. 완전한 일탈을 권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듯 닮은 듯한 일상을 통해 다시 한번 살아보는 기분, 삶과 여행의 경계를 지우는 주체적 자유, ‘지금 이 순간’의 욜로 라이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 이 모든 것을 발리에서 이룰 수 있음을 믿어도 좋다.


발리에서 찾은 미식가의 천국 3

현지 재료에 창의성을 더하다, 로카보레
우붓 중심가에 자리한 로카보레(www.locavore.co.id)는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 50’에 인도네시아 레스토랑 최초로 진입한 곳. 식재료의 95% 이상을 인도네시아산만 활용하는데, 네덜란드 출신의 요리사 에일커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신 라이의 창의적 레시피 역시 명성에 한몫한다. ‘나이트 루스터The Night Rooster’라는 이름의 칵테일 바, 테이크아웃 전문점 ‘로카보레 투 고Locavore to Go’도 운영 중.



고감도의 아시안 푸드로 만끽하는 성찬, 마마 산
스미냑 메인 스트리트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한 마마 산(www.mamasanbali.com)은 스타일리시한 라운지와 레스토랑, 프라이빗 테이스팅 클럽으로 구성한 고메 플레이스. 이곳은 런던, 시드니를 거쳐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활동해온 셰프이자 혁신적 사업가인 윌 메이릭Will Meyrick이 운영한다. 1920년대 상하이의 영국 콜로니얼 스타일 인테리어로 꾸민 실내에서 퀄리티 좋은 아시안 푸드와 칵테일을 즐겨보자.



탁월한 디저트 연구소, 룸 포 디저트
미국 출신 페이스트리 셰프 윌 골드파브Will Goldfarb가 운영하는 디저트 중심의 레스토랑 룸 포 디저트(www.room4dessert.asia). 2005년 동명의 레스토랑을 열어 호평을 받고, 디저트 연구소와 온라인 주문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휴양차 찾은 발리에서 더더욱 왕성해진 실험 정신으로 창의적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디저트 연구소와 레스토랑을 겸한 공간은 우붓 중심부에 위치한다.



글 정유희(Editall Lab) 담당 정규영 기자 사진 제공과 취재 협조 에어비앤비 코리아(www.airbnb.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