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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이색 여행지 얼음 속에서 보내는 하룻밤
캄캄한 밤하늘에 춤추듯 일렁이는 초록빛 오로라를 감상하며 투명 이글루 안에서 잠들고, 꽁꽁 언 빙판을 깊게 파내어 만든 아늑한 노천탕에서 여유를 즐기고, 눈 덮인 알프스를 바라보며 따끈한 퐁뒤를 즐길 수 있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스위스의 아이스 호텔 네 곳을 소개한다.

밤하늘의 판타지, 오로라를 찾아서
칵슬라우타넨 아르크티크 리조트, 핀란드

끝없는 설원에 반원 형태의 이글루가 늘어선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에 위치한 칵슬라우타넨 아르크티크 리조트 전경.

투명한 유리로 만든 이글루 안에 누워 밤하늘에 이따금씩 나타나는 오로라를 감상하며 잠들 수 있다.

리조트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이스 스위밍.

밤하늘에 이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초록빛 오로라를 바라보며 투명한 이글루 호텔에서 잠든다면 어떤 기분일까?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Lapland에 위치한 칵슬라우타넨 아르크티크 리조트Kakslauttanen Arctic Resort에선 유리 이글루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오로라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수십 채의 이글루가 꽤 넓은 면적에 펼쳐진 이 멋진 이글루 빌리지는 침대와 벽난로는 물론 사우나까지 갖추어 매년 오로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인기 만점. 또 겨울에는 순록이나 시베리안 허스키가 이끄는 썰매와 설원을 가로지르는 스노 탱크를 타고 흰 눈이 뒤덮인 설경을 만끽하거나 홀스 라이딩과 얼음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여름에는 핀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렘메니오키 국립공원Lemmenjoki National Park을 가로지르는 80km 길이의 렘메니오키강을 크루즈를 타고 탐사하거나 래프팅과 카약을 즐기고, 산악 바이킹에 도전하는 일도 가능하다. 또 백야가 이어지는 핀란드의 자정 무렵 노을 지는 풍경을 감상하거나, 리조트 주변에서 야생 버섯과 블루베리를 따며 핀란드의 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런 하루의 끝에 핀란드식 전통 연기 사우나에 들러 노곤한 심신을 달랜 후 오로라를 보며 잠든다면! kakslauttanen.kuvat.fi 사진 Kakslauttanen Arctic Resort


이글루에서의 하룻밤
이글루 도르프, 스위스

스위스 다보스 지역 해발 2600m 고지에 자리한 이글루 빌리지인 이글루 도르프 전경.

이글루 도르프에는 온 가족이 함께 머무는 객실부터 커플을 위한 프라이빗한 객실까지 다양한 타입이 있는데, 천장이 뚫린 이 객실은 커플을 위한 로맨틱 패키지 객실이다.

이글루 도르프에서 꼭 체험해봐야 할 노천탕. 눈으로 덮인 설산 한가운데 아늑한 동굴처럼 만든 노천탕에서 평생 잊지 못할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

설산의 날카로운 봉우리를 눈앞에 두고 야외 바에서 맥주와 위스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겨울이면 모습을 드러냈다가 봄이면 여지 없이 자취를 감추는 신기루 같은 호텔, 이글루 도르프Iglu Dorf는 스위스 다보스Davos 지역의 해발 2600m 고지에 위치한 이글루 빌리지로, 100% 눈과 얼음으로 만든 벽돌로 매년 겨울마다 새로 짓는다. 이 호텔 내부에는 객실을 비롯해 카페, 레스토랑, 바, 연회실 등 없는 것 없이 모두 갖추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아담한 이글루 빌리지 안에 성당이 있다는 사실. 평생 잊지 못할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에서 약혼식이나 결혼식, 세례식 등을 치르는 여행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끝없이 펼쳐진 눈 비탈에서 신나게 스키를 타거나 이글루 주변의 빙판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다 허기지면 이글루 한 채마다 따로 마련된 개별 테이블에서 따끈한 퐁뒤와 치즈, 와인을 즐길 수도 있다. 배고픔을 달랜 뒤 프라이빗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1~2인용으로 적합한 이동식 사우나나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그만이다. 위로는 깊고 진한 푸른색의 알프스 밤하늘이 펼쳐지고, 꽁꽁 언 얼음을 파내 만든 아늑한 동굴 같은 노천탕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이 세상 그 어떤 여행객도 부럽지 않을 것만 같다. www.iglu-dorf.com 사진 www.iglu-dorf.com


겨울 왕국이 눈앞에 펼쳐지다
스노호텔 시르케네스, 노르웨이

지난 2006년 노르웨이 동북부 항구도시 시르케네스에 문을 연 스노호텔. 거대한 풍선 위에 눈을 덮어 형태를 만든다.

스노호텔의 각 객실은 전 세계에서 모인 아티스트가 저마다의 개성으로 디자인했다.

스노호텔 외에 여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오두막 형태의 감 캐빈.

노르웨이 동북부 항구도시인 시르케네스Kirkenes에 위치한 스노호텔Snowhotel은 온통 얼음으로 장식한 실내가 인상적이다. 2006년 처음 문을 연 스노호텔은 아주 거대한 풍선 위에 눈을 덮어 둔덕 형태의 외관을 완성한 후, 풍선을 터뜨리고 실내 얼음 장식으로 마무리해 완성했다. 이곳은 그동안 노르웨이의 주변 자연경관과 더불어 킹크랩 사파리, 허스키 사파리, 오로라 관찰하기, 얼음낚시, 스노슈snowshoe 신고 설원 산책하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무 개의 객실은 전 세계 다양한 아티스트가 저마다의 개성으로 디자인해 객실마다 모두 디자인이 다른데, 북극의 자연과 이 지역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문화와 이야기를 테마로 조각한 다양한 얼음 조각은 스노호텔의 볼거리이자 자랑거리다. 객실은 물론 로비, 레스토랑과 바, 복도 등 모든 걸 얼음으로 만들었기에 북극의 진짜 겨울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스노호텔의 모든 객실은 실외 온도와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영하 4도를 유지하기에, 체온을 보호할 수 있는 따뜻한 겉옷과 신발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스노호텔 외에 이곳엔 여름에도 문을 여는 감 캐빈Gamme Cabin이라 부르는 오두막 형태의 객실도 있으니 겨울이 아닌 여름에 방문하고 싶은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www.kirkenessnowhotel.com 사진 Snowhotel Kirkenes


강물을 얼려 만드는 얼음 호텔
아이스 호텔, 스웨덴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의 유카셰르비 지역에 위치한 아이스 호텔.

매년 3월 토르네강에서 얼음 블록을 채취해 냉동 창고에 보관한다. 아이스 호텔의 모든 내부 공간은 얼음으로만 만든다.

10월이면 아이스 호텔을 짓기 시작하고, 봄이 되면 다시 허무는 데 해마다 4천 톤의 얼음을 사용한다.

‘북극의 도시’라고 불리는 스웨덴 최북단 도시 키루나의 유카셰르비 Jukkasjarvi 지역에 위치한 아이스 호텔. 북극에서 불과 2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유카셰르비는 북유럽 국가와 러시아 북서부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인 사미Sami족 언어로 ‘강이 만나는 곳’을 뜻하는데, 실제로 이 마을에는 빙하기 말 내륙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남은 토르네Torne강이 흐르고 있다. 1990년, 이 지역에서 열린 눈 축제를 기념해 초청한 프랑스 조각가 자노 데리Jannot Derid가 얼어붙은 토르네강의 빙판 위에 이글루를 지어 전시를 열었고, 관람객 중 한 부부가 그 이글루 안에 순록 털을 깔고 침낭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 아이스 호텔의 시초. 매년 3월마다 토르네강에서 채취한 얼음 블록을 냉동 창고에 넣어두었다가 그해 겨울 아이스 호텔을 짓는 데 사용한다. 해마다 얼음 호텔을 짓고 허무는 데 자그마치 4천 톤의 얼음이 필요하다. ‘세계 최초의 얼음 호텔’이라는 명성답게 로비, 객실, 복도, 레스토랑과 바, 교회 등에는 모두 얼음 조각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하고 완성한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 호텔 내에 위치한 앱솔루트 아이스 바Absolute Ice Bar에서는 토르네 강물을 얼려 만든 얼음 잔에 따라주는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니 꼭 맛보기를! www.icehotel.com 사진 Asaf Kliger

글 유주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