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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이벤트 행복작당 서촌, 우리 집에 놀러 와
지난해 가을, 북촌을 축제의 장으로 물들인 ‘행복작당作黨’이 <행복이가득한집> 창간 30년을 아쉽게 느껴질 만큼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미감을 전한 ‘행복작당 서촌’, 기념해 서촌을 무대로 다시 한번 활짝 열렸습니다. 도정궁터에 지은 운경고택을 필두로 스타일리스트의 한옥 작업실, 열 평 남짓의 자그마한 한옥 게스트 하우스 등에서 펼쳐진 지금부터 함께 떠나보실까요?


“이번에는 서촌이다!” “북촌 한옥과는 어떻게 다를까?” 지난 6월 22일 오전 10시 반, ‘행복작당’ 공간을 일제히 공개하자 서촌(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사이, 사직동과 청운동・효자동 일대)의 아담한 골목골목이 관람객으로 순식간에 붐비기 시작했다. 행복작당은 매달 <행복>을 관심 있게 읽는 정기 구독자만을 위한 특별한 행사로, 본지에서 취재해 기사로 소개한 공간을 동네 산책하듯 걷다가 구경할 수 있는 오픈 하우스 형식의 초대 이벤트다. 세상 제일 재미난 일이 남의 집 구경이요, 게다가 평소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고택까지 기꺼이 빗장을 풀고 대문을 활짝 열었으니 아름다운 공간, 특히 한옥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면에서 사진과 글로만 만나던 공간을 직접 방문해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고 손으로 매만지며 집의 기운을 오감으로 느끼는 것은 쉽지 않은 경험. 이러한 입체적 경험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일곱 곳의 공간을 섭외했고, <행복>과 뜻을 같이하는 브랜드, 작가, 스타일리스트 등이 협업했다.

행사는 사직동 도정궁터에 자리 잡은 운경고택을 필두로 총 일곱 곳의 공간에서 열렸다. 각 스폿에서는 전문 스태프가 상주해 공간과 행사 취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무더위 속 갈증을 해소하도록 몽베스트에서 제공한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었다. 행사 둘째 날, 운경고택에서는 <행복> 독자를 위한 특별한 클래스도 열렸다. 프랑스 홍차 브랜드 떼오도르Theodor의 이민선 티 마스터가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네 가지 티를 주제로 티 페어링에 대해 소개한 것. 웰컴 드링크로 제공한 루이보스티와 망고 샐러드에 이어 랑데부 홍차&연어 타르타르, 아이스 우롱티&치즈 플레이트, 사랑스러운 이름의 쥬뗌므 홍차와 판나코타를 순서대로 내며 티와 음식의 환상적 궁합을 전했다.

이딸라의 버드 바이 토이카로 여름한옥의 선반을 장식했다.

우산장 윤규상의 지우산을 전시한 황규선 푸드 코디네이터의 한옥 마당.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보여준 ZD Lab 작업실.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시선을 모은 덱케의 가방.

사랑채에서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담은 뷰티 전시가 열렸다.

전통 공간과 서스럼 없이 어우러지는 가리모쿠 뉴 스탠다드 가구.

포울 키에르홀름의 가구는 한옥과 우아한 조화를 이루었다.

떼오도르의 이민선 티 마스터와 함께한 티 페어링 클래스.

스폿마다 비치된 몽베스트 생수.
<행복> 창간 30주년을 앞둔 6월 말,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도 첫 번째 행사보다 늘어난 1천6백여 명이 관람하며 두 번째 행복작당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아! 여기가 한옥과 양옥이 함께 있는 집이구나!” “실제로 마주하니 더욱 근사해 보인다. 막연히 한옥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행복작당을 통해 북촌과 서촌을 둘러보니 한옥에서도 얼마든지 아늑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이 생긴다”며 독자들은 소감을 전했다. 행복작당 북촌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비블리오떼끄의 김영관 대표는 “한옥과 덴마크 오리지널 가구의 조화에 감탄하고, 사용법이나 배치, 관리 요령 등을 물어보는 이들이 많았다”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또 운경재단의 이미혜(故 운경 이재형 선생의 후손)씨는 “늘 보아온 고택인데도 브랜드와 협업해 공간을 꾸미니 새로운 느낌이다. 오랜만에 고택이 생동감으로 넘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9월 말, 세 번째 <행복작당>이 열릴 예정이다. 어떤 지역에서 열릴지,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지 궁금하다면 앞으로도 <행복>을 ‘열독’ 하시길!


운경고택+프리츠 한센·가리모쿠 뉴 스탠다드 by 비블리오떼끄
동서고금의 아름다움이 모이다


‘행복작당 북촌’에서 한옥과 덴마크 오리지널 가구의 조화를 이끌어낸 비블리오떼끄가 운경고택을 무대로 동서고금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였다. 운경고택은 선조의 일곱 번째 아들 인성군의 후손 故 운경 이재형 선생이 살던 집으로 현재까지도 전통 한옥의 멋과 풍취를 간직하고 있다. 대청마루에서는 프리츠 한센의 대표 가구인 에그 체어, 스완 체어와 유서 깊은 덴마크 조명등 루이스 폴센의 협업을 선보였고, 안방에는 하이엔드가구로 꼽히는 포울 키에르홀름의 스틸 가구를 전시했다. 장식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가구는 한옥의 좌식 공간에 우아하게 스며들었다. 한옥과 현대적 디자인의 어울림도 엿볼 수 있었다. 건넌방과 마당에 글로벌 디자이너와 협업한 일본 가리모쿠 뉴 스탠다드 가구를 배치했는데, 모두가 공감할 만한 미감을 불어넣은 가구답게 한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운경고택+벨라쿠진
요리가 즐거워지는 시간


스타일리시한 쿡웨어와 조리 도구가 가지런히 정돈된 주방은 단순한 요리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퀄리티 높은 스테인리스 스틸 쿡웨어를 생산하는 벨라쿠진은 스타일리스트 문지윤과 협업해 운경고택의 주방을 멋스러운 키친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아일랜드 가구 위에는 스퀴저와 저울, 머슬린 팬 잼팟 등을 세팅해 보기에도 즐거운 풍경을 선사했다. 각각의 제품은 셰프나 요리 전문가가 사용하는 수준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녹이 거의 슬지 않는 점이 특징. 3 in1 스마트 쿠커, 클래식 라인 멀티팟과 같은 멀티플레이어 제품은 주부뿐 아니라 요리를 즐기는 싱글족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운경고택+대림 도비도스 인테리어
고전과 현대가 만난 꿈의 욕실


한옥의 운치를 살리면서도 호텔처럼 세련된 욕실을 꾸밀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반복되던 물음에 이제는 자신 있게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 수전과 샤워 부스, 비데, 액세서리까지 욕실 토털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전체 리모델링 서비스를 진행하는 대림 도비도스 인테리어가 한옥에 꼭 어울리는 현대적 욕실을 공개한 것. 인테리어사업부 김진서 차장은 “한옥의 경사진 천장에 맞춰 샤워 부스의 유리 파티션 높이를 각각 달리했다. 샤워 부스를 두어 습식・건식 공간을 분리했지만, 하부장에 다리를 달아 바닥에서 띄웠기 때문에 습식으로 사용해도 문제없다”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전 제품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해 커스텀 메이드로 제작할 수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한 부분. 이제 언제 어디서든 꿈의 욕실을 꾸밀 수 있게 되었다.


운경고택+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쥴라이
진정한 매력을 마주하는 시간




행사 내내 운경고택에서는 바람결에 달콤한 월하향이 한 줄기씩 실려왔다. 매력적인 향의 근원지는 사랑채. 이곳에서 프랑스 오트 퍼퓨머리 브랜드인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과 자연의 에너지와 생기가 만연한 7월에서 이름을 따온 슈퍼 코즈메틱 브랜드 쥴라이의 전시가 열렸다. 크리스챤 디올의 향수를 만든 세르주 에틀러의 손자인 프레데릭 말이 설립한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은 조향사에게 창작의 자유를 주며 이상적 향수를 개발해 일명 향수 출판사로 불린다. 이러한 철학을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사랑채를 향의 서가로 꾸미고, 대표 향수를 진열했다. 쥴라이는 슈퍼푸드 성분을 하나로 모으고, 저온에서 2백40시간 동안 느리게 추출해 만든 자연주의 화장품. 메인 공간에는 쥴라이의 대표 상품인 슈퍼 12와 슈퍼 7 시리즈를 전시하고, 주요 성분인 천연 오일과 오미자, 콜리플라워, 아마인, 귀리 씨앗 등을 유리병에 담아 소반 위에 장식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다스려야 자신만의 진정한 매력을 찾을 수 있는 법. 사랑채에서 열린 행사는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디귿집+에피그램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다




삶에 대한 느낌이나 사상을 간결하게 표현한 시구를 에피그램epigram이라 한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에피그램은 무엇일까? 최근 소비자는 자신이 입는 옷, 생활하는 공간,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도구로 삼으며,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라는 가치를 지향한다. 의류 브랜드로 시작해 작가의 공예품, 캔들, 침구 등 다양한 제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해가고 있는 에피그램은 이러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ㄷ자 구조라 디귿집이라 이름 지은 소형 한옥에 에피그램 제품을 자연스럽게 들여놓은 것. 디귿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파도식물의 수경 식물과 함께 거실에는 전산 공간 디자이너가 제작한 좌식 밥상과 티 컬렉티브의 잎차, 김현성 금속 작가의 미니 트레이, 삼화금속의 무쇠솥, 굿핸드굿마인드의 나무 소품, 상하농원의 유기농 쌀 등을 전시해 따뜻한 가정집 분위기를 완성했다. 침실이 있는 안방과 건넌방에는 폴의 골목 김혜경 작가의 손뜨개 인형과 에피그램 리넨 옷을 걸어둬 한옥의 아늑함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평. 분주한 도시 라이프에 자연 요소를 곁들여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지닌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아틀리에 고원+덱케
감각을 일깨우는 아름다움의 향연


한적한 골목에 있는 꽃집, 아틀리에 고원. 황인범 목수의 손길을 거쳐 현대적으로 개조한 옛 한옥은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기와지붕과 흰 벽, 커다란 통창이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이곳에 여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방 브랜드 덱케의 핸드백이 싱그러운 초록 식물, 꽃과 함께 그림처럼 놓인 풍경이란! 독일어로 피부, 가죽을 의미하는 덱케는 한옥 곳곳에 고급스럽고 시크한 가방을 전시했다. 여자에게 핸드백은 그날의 룩을 돋보이게 하는 잇 아이템이자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증표. 반듯한 형태의 클래식 트라움 토트와 펀칭 디테일이 눈에 띄는 펀칭 스터드 버켓은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은유적으로 보여줬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유돈 초이와 협업해 탄생한 덱케 by 유돈초이 라인은 문고리에서 영감을 받은 가방 핸들 디자인이 한옥과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과도 같은 컬렉션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븐도어즈+홈앤톤즈
새로운 과거와 오래된 내일이 공존하다




홈앤톤즈는 스타일리스트 민송이・민들레의 아담한 한옥 작업실, 세븐도어즈에 브랜드의 철학을 펼쳐놓았다. ‘오래된 내일’이라는 주제로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색을 다양한 페인트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서가에는 강렬한 레드에서 옅은 핑크로 변해가는 책을 꽂아두었는데, 장미가 피고 지는 듯한 모습을 여섯 가지 페인트 컬러로 표현했다. 옆방으로 자리를 옮기면 초크 보드에 드라이 플라워를 붙이고 한옥과 어울리는 페인트 컬러를 매치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드라이 플라워는 이미 진 꽃이지만 그 꽃이 지닌 컬러는 영원하다는 것을 이미지로 풀어낸 것이다. 또 째깍째깍 소리와 함께 상영되는 영상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시청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부엌에는 소용량(100ml)으로 출시한 아트페인터를 마치 양념 통처럼 선반 곳곳에 놓아 재미를 이끌어냈으며, 소박하고 절제된 구조를 지닌 한옥에 어울리는 컬러를 감각적으로 매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푸드 코디네이터 황규선의 작업실+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수작手作 부린 여름 테이블



한옥과 양옥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푸드 코디네이터 황규선의 공간이 <행복> 독자를 향해 다시 한번 대문을 활짝 열었다.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와 협업해 싱그러운 여름 테이블을 꾸민 것. 그는 양옥 작업실 2층에 테이블을 배치하고,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숍에서 직접 고른 김수영 유기장의 방짜 유기 술잔과 김남희 작가의 플랫 플레이트로 모던한 테이블을 꾸몄다. 여기에 돌과 싱그러운 식물을 곁들이니 마치 야외 정원에 온 듯한 신선한 기분마저 들었다. 1층에서는 <여름 한 수>전을 통해 방화선 선자장의 각양각색 부채와 이은범 작가의 양각 연꽃 접시, 박수동 작가의 옻칠 접시, 진정옥 작가의 백자 등 여름에 어울리는 공예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박진우 작가의 작업실 겸 쇼룸 ZD Lab
유쾌하고 재미난 창작소



페인트를 쏟은 듯한 패턴의 의자와 컬러풀한 가죽 가방, 독특한 형태의 조명등까지! 쇼윈도 너머의 매력적 풍경이 유유히 산책하던 발길을 붙잡는다. 한옥이 모인 골목에 우뚝 서 있는 양옥을 개조해 만든 ZD Lab은 박진우 작가의 작업실이자 쇼룸. 내부로 들어서면 그가 직접 설계한 3D 프린터가 요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이 3D 프린터로 만든 화병과 조명등을 보면서 관람객은 아이처럼 신기해하며 감탄했다. 이 외에도 파스타가 엉킨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스파게티 조명등, 서울시와 함께 개발한 가방 ‘서울 에티켓’ 등 작가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느낄 수 있었으며, 행사 내내 옥상을 개방해 서촌의 한옥 지붕이 켜켜이 중첩되는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여름한옥+이딸라
소박한 여름 별장으로 초대



핀란드인에게 여름 별장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신적 휴식처이자 치유 공간이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숲을 거닐며 휴식을 취하는 삶을 즐긴다. 핀란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딸라는 문수연 수공예 작가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 여름한옥에 이러한 핀란드인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서머 코티지를 옮겨왔다. 작은 부엌에는 유리공예의 대가, 오이바 토이카가 핀란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카스테헬미의 케이크스탠드와 잔을 놓았고, 선반에는 새 오브제 버드 바이 토이카를 비롯해 루뚜 화병을 두어 그림 같은 시원한 풍경을 연출했다. 이딸라의 테마 컬러인 울트라마린 블루를 입은 알토 화병은 뜨거운 태양을 받을 때마다 짙푸른 빛깔을 뿜어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옥의 아름다움이 각양각색 유리 오브제와 어우러져 더없이 평화로운 여름 별장에 온 듯했다.

글 이새미, 김혜민 기자 사진 이우경, 이경옥 기자, 정푸르나, 차근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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