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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리빙 작은 집에 어울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가구
네모반듯한 합판으로 원하는 가구는 무엇이든 만드는 독일 무어만의 닐스 홀거 무어만. 그는 최근 독일 주택 기술 서비스업체 B&O와 함께 리빙 유닛 가구 ‘카머슈필’을 발표했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이고 최소한의 집을 추구하는 사람을 위해 고안한 것이다.

카머슈필에 포함된 접이식 테이블을 싱크대 방향으로 펼쳐 주방&다이닝룸을 만들었다. 본래의 집과 만나 상호작용하는 것이 카머슈필의 장점.

사이클링 마니아라면 자전거 거치대용 리빙 유닛을 선택해보자. 수납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마이크로 리빙Micro Living은 살아가는 데 불필요한 요소는 제외하고 최소한의 본질적 요소에 집중하는 삶을 뜻한다. 이러 한 맥락에서 미니멀라이프와 동등한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넓은 집이 아니라 나에게 위안을 주는 최소한의 공간을 원한다. 가구도 사용할 것만 배치한다. 한발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은 디자이너들은 일차원적 멀티가구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리빙 유닛 가구를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독일 무어만의 닐스 홀거 무어Nills Holger Moormann만이 제시한 리빙 유닛 가구는 바로 카머슈필Kammerspiel이다. 독일어로 ‘소극장’이라는 의미를 지닌 카머슈필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 거대한 큐브 프레임에 기능별 유닛을 넣어 만든 가구다. 유닛은 소파와 옷장, 수납장, 테이블, 침대 등 일상 가구와 자전거 거치용 박스, 와인 보관함, 책장과 같이 취미와 관심사를 위한 가구로 구성되어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일부는 무어만의 기성 제품이다.

책장과 2인용 소파, 모듈 선반장으로 구성한 유닛. 소파 하부에는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카머슈필 내부는 옷과 각종 청소 도구, 생활 살림까지 모두 보관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체계적으로 구성했다. 

카머슈필을 설치한 아파트 내부 모습. 벽을 가득 채운 책장은 본래 무어만 가구로, 무어만의 상징인 블랙 컬러 합판으로 제작했다.
큐브는 안쪽과 바깥쪽에 따라 역할이 나뉜다. 안쪽에는 생활 살림을 수납할 수 있고, 바깥쪽에는 기능별 가구 유닛을 배치하는 형식. 계단을 따라 큐브 위로 올라가면 침대가 나온다.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고,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행위는 모두 큐브 바깥쪽에서 이뤄진다. 문을 열면 책장이 나올까, 테이블이 나올까? 반대편 벽면에는 어떤 가구가 걸려 있을까?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한편 무어만은 최근 카머슈필 1호를 41㎡(약 12평)의 초소형 아파트에 설치했다. 스튜디오형 아파트의 중앙에 설치한 카머슈필은 네 면이 아파트 벽과 마주 보며 각각 기능별 공간을 이룬다. 가령 싱크대가 있는 벽을 향해 모듈 다이닝 유닛(접이식 테이블+그릇장)을 설치하면 작은 다이닝룸, 창가를 향해 2인용 소파 유닛을 설치하면 거실이 되는 방식이다. 최소한의 집이자 다재다능한 멀티가구로 활약하는 카머슈필은 이 시대의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가구. 독일의 주택 기술 서비스업체인 B&O와 협업해 기술적으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율리아 로터Julia Rotter 자료 제공 무어만(www.moormann.de)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