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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디자인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인류에게 참으로 효과적인 무기가 있으니 바로 웃음”이라고 말한 것처럼 웃음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선물과도 같으며, 이 시대 소통과 성공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에 유머러스한 소품 하나만 두어도 공간이 한결 생기 넘치고 풍요로워진다는 사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웃기는 물건’이다.

바쁘다 바빠!
화가 밥 로스는 유머 감각을 제6의 감각, 재미있게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라 했다.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시계는 자연스레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반추하게 하는 아이템. “한 치의 시간은 한 치의 금과 같지만, 한 치의 금으로도 한 치의 시간은 살 수 없다”는 속담처럼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깨달음까지 얻었다면 유머가 주는 풍자의 미학을 경험한 셈이다.
담벼락을 지나는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채집한 사진 작품은 박찬우 사진작가의 ‘Wall 14092’. 작품 속을 달리는 사람 모양의 벽시계 유오미노는 디아망티니&도메니코니 제품으로 웰즈, 담 위에 앉은 새 모양 시계는 세보 코리아 판매.
하나도 둘도 아닌 셋씩이나!
철학자 칸트는 웃음을 “긴장감이 갑자기 사라져 유발되는 유쾌한 흥분”이라고 정의했다. 마치 공포 영화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한 장면처럼 미스터리한 시선의 눈동자들. 과장된 긴장이 일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이완될 때 웃음이 나오는 것처럼, 섬뜩할 수 있는 눈동자를 디자인 모티프로 한 귀여운 쿠션은 개그맨처럼 우리를 웃겨주는 일상의 친구가 된다.
모자이크 패턴의 라운지체어와 다리 세 개로 균형을 유지하는 사이드 테이블은 원 노르딕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판매. 눈을 아이콘으로 활용한 벨보아&펠트 소재의 핸드메이드 쿠션 인형은 모두 쉐도우 카페 제품. 코가 달린 앉아 있는 형태의 조명등은 디라이징, 핑크색 선글라스는 젠틀 몬스터, 악기 장난감은 애니메이션 <원더볼즈>의 캐릭터로 아이큐박스 판매. 그린 컬러 몬스터 조명등은 필립스 제품.
내 안에 너 있다
조명갓을 실제 ‘모자’로 구현해낸 조명등을 보라. 마치 그 아래 투명 인간이 있을 것 같은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모자 펜던트 조명등, 스카프를 둘러 개성 있는 오브제로 재탄생한 거울의 조합에서 알 수 있듯 평범한 디자인이 의외의 상황을 연출해 색다른 유머 코드를 완성했다.
유화성 작가의 모자 모양 펜던트 조명등 햇 라이팅은 덴스크, 거울 속 중절모 벽 조명등은 와츠, 지도 모양 스카프와 블랙 머플러를 두른 얼굴 거울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이서의 아트워크로 주에디션 판매.
먹지 말 것, 공간에 양보할 것
캣워크에 등장한 맥도날드 소녀를 기억하는가? 패션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모스키노가 2014 컬렉션에서 선보인 맥도날드 시리즈가 패션계의 ‘먹방’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먹방 디자인이 화제다. 가구인지 패스트푸드인지 분간하기 힘든 옥수수 사이드 테이블, 햄버거 프린트 빈백 스툴 등은 리얼리티를 살린 디자인으로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것이 특징. 유전자 변형 옥수수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수제 팝콘 전문점 크림팝에 콜라,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디자인 제품을 매치해 반전의 웃음 코드를 완성했다.
울 펠트 소재의 핑크색 침팬지 인형은 훗 업 베를린 제품, 오른쪽의 뜨개로 만든 래디시 오브제는 앤-클레어 프티 제품으로 짐블랑, 햄버거・옥수수 형태의 유니크한 스툴은 까레, 햄버거가 프린트된 디자인 스툴은 우프 제품으로 토노디자인, 캠벨 수프 형태의 스툴은 엘엠엔오피, 나더 디자인의 베이컨 패턴 쿠션과 치즈 샌드위치 패턴 쿠션은 나더, 아이스크림 콘을 실사 프린트한 쿠션은 봉주르몽 제품으로 블렌디, 빨간 곰돌이 오브제는 오뜨말 훼어 작품으로 김리아갤러리, 코카콜라 액자는 까사알렉시스 판매.
고래 사냥
초현실이 현실로? 바닷속 같기도, 마치 우주 같기도 한 재치 만점 공간은 실험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안경 브랜드 젠틀 몬스터의 쇼룸. ‘가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의외의 디자인과 소재, 기법이 젊은 디자이너의 창작 가구와 만나 마치 공허한 우주 공간처럼 낯설면서도 때론 친근하고, 진지하면서도 가볍다. 물구나무서기 하듯 뒤집힌 흔들의자, 종이처럼 납작하게 접힌 조명등, 풍선 의자 등 의외의 반전이 선사하는 참신한 즐거움은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가 된다.
거꾸로 뒤집힌 형태의 의자 업사이드 다운사이드 시리즈는 조늘해 작가 작품. 마그네틱 보드와 칠판으로 활용 가능한 달 모양 LED 벽 조명등은 코토나 디자인 제품으로 짐블랑, 우주 행성 프린트 쿠션은 스코그 판매. 에폭시 레진 소재로 만든 풍선 모양 의자 블로잉 시리즈는 양승진 작가 작품. 굴뚝을 접은 듯한 디자인의 제스모나이트 소재 플로어 램프는 이정인 작가 작품으로 지익스비션, 전통 티피형 텐트에 우주선을 프린트한 텐트는 필드캔디 제품으로 운오통상, 광활한 우주를 바라보는 형형색색의 선글라스는 모두 젠틀 몬스터 판매.
웃고 삽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섯 살 어린이는 하루 평균 3백 회 웃는 데 비해 성인은 웃는 횟수가 15회에 불과하다고 한다. 웃고 즐기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디자인을 통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사소한 것, 예컨대 얼굴을 닮은 둥근 접시에 과자와 젤리, 각종 채소로 표정을 더해보자. 마주한 접시가 “늘 웃고 살자”며 속삭이지 않는가?
(왼쪽 위부터) 화이트・그레이・연한 핑크・베이지 컬러 플레인 플레이트와 컬러 구슬 초콜릿이 들어 있는 글라스, 세 개의 다리로 디자인한 화이트・블랙 체어는 모두 메누 제품, 키 모양의 골드 커틀러리는 셀레티, 얼굴 일러스트가 그려진 접시와 테이블을 기어 올라오는 키다리 원숭이 인형은 도나 윌슨 제품, 블랙 세라믹 브레드 보드와 화이트 스푼은 티나프레이디자인 제품, 골드 샐러드 서버와 그레이 컬러 플래터는 펌 리빙 제품으로 모두 에이치픽스, 핑크 접시 위 안경 오브제는 키커랜드, 사과와 바나나 오브제로 얼굴을 형상화한 접시는 폴스 포턴 제품으로 더 패브 판매.
이거 수납 돼지?
키치kitsch의 사전적 의미는 ‘질 낮은 예술품, 저속한 취향’으로 넓은 의미의 키치는 B급 문화를 포함한다. 이른바 고급문화, 명품 브랜드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에 싸구려 재료, 저급한 언어로 무장한 키치한 디자인 아이템은 삶의 숨통을 틔워주는 요소가 된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를 수놓은 배지 등 키치한 액세서리를 몸에 지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유머 감각이 되는 것. 패션뿐 아니라 공간에서도 B급 유머 감각의 키치 아이템을 더해 생활 속 긴장감을 해소하고 느슨함을 가져보면 어떨까?
미술 작품 포장용 합판을 재활용해 만든 돼지, 닭 형태를 형상화한 수납장은 셀레티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장화 신은 오리 오브제는 모두 덕 제품으로 이노메싸, 오리에 붙어 있는 유행어&이모티콘 배지는 모두 반8, 수납장 안에 있는 애플 사이더 헌터스 드라이와 수납장 위 소주잔 옆에 놓인 사바나 드라이, 버니니 핑크 블러시 로제 버전은 모두 인덜지 판매. 도멘 라포르트 르 부케 로제 와인은 CSR 와인 제품.
어른 아이
어린 시절의 천진함이나 왕성한 호기심, 장난기 같은 동심을 담은 키덜트 아이템이 인기다. 유아용 물놀이 장난감인 러버덕의 주 소비자가 20~30대 남성이며 곰을 의인화한 베어브릭, 레고의 인기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식에서 벗어난 길이의 팔다리, 간혹 머리가 두 개인 것도 있으며, 대부분 한 번에 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도나 윌슨의 뜨개 인형에 아이가 아닌 어른이 더 열광하는 것도 같은 맥락. 친근한 감성,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현대인에게 정서적 힐링 수단이 되는 키덜트 아이템을 공간에 적용해보자. 따스한 봄 기운처럼 지친 당신의 하루도 유머와 웃음으로 가득 찰 테니.
받침대와 원목 프레임으로 코너 공간에 세워둘 수 있는 TV는 LG 뉴 클래식 시리즈로 LG전자 문의. 모서리에 세워둘 수 있도록 윗부분만 꺾인 디자인의 전신 거울, 사다리 형태 이동형 랙, 소파 오른편 원목 뚜껑의 새장 모양 선반장, 블랙 마블 소재 원형 벽시계, 돔 형태의 펜던트 조명등은 모두 메누 제품, 스트라이프 타월은 굿 리넨, 연핑크 컬러의 세라믹 테이블과 강아지 장식품 그리고 창가에 올려둔 니티 폼폼이 달린 세라믹 보관함은 티나 프레이디자인 제품, 자이언트 여우 인형은 도나 윌슨, 울 소재 러그는 SCP 제품으로 모두 에이치픽스, 하얀색 셔츠와 브라운・블랙 컬러 가죽 플랫 슈즈는 마리컨츄리, 창가에 둔 GE사의 빈티지 카세트와 레드 컬러 다이얼 전화기는 키스마이하우스, 입술 모양 소파 달리립스는 BD 바르셀로나 제품으로 웰즈, 마트료시카 인형은 필론, 흐르는 듯한 형태의 살바도르 달리 시계는 까레 판매.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어시스트 김미라, 안현주 캘리그라피 강병인 제품 협조 김리아갤러리(02-517-7713), 까레(02-545-987), 까사알렉시스(02-512-0879), 나더(www.notherstore.com), 더 패브(02-571-8060), 덴스크(02-592-6058), 디라이징(d-rising.com), 마리컨츄리(www.maricountry.com), 반8(www.ban8.co.kr, 02-423-8809), 블렌디(www.blendh.co.kr), 세보 코리아(02-3481-0900), 쉐도우 카페(www.shadowcafe.com), 스코그(www.skog.co.kr), 아이큐박스(www.iqbox.co.kr), 양승진 (www.seungjinyang.com), 에이치픽스(02-3461-0172), 엘엠엔오피(www.lmnop.co.kr), 운오통상(031-333-5945), 웰즈(02-511-7911), 이노메싸(02-3463-7752), 인덜지(02-2036-9969), 젠틀 몬스터(02-3443-2126), 조늘해(www.neulhae.com), 주에디션(02-3444-0668), 지익스비션(070-4800-4921), 짐블랑(070-7803-3798), 키스마이하우스(02-6237-1033), 키커랜드by바오밥디자인(02-562-8701), 토노디자인(070-7864-7778), 필론(02-569-3686), 필립스(080-600-6600), CSR 와인(02-535-8407), LG전자(02-6370-3100)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