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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벽돌 만드는 한삼화 씨 흙과 불로 만들어 돌처럼 단단하고 빛깔도 자연스럽지요
photo01 자연 그대로인 건축자재
서울 대학로와 덕수궁 돌담길, 명동성당 마당, 이태원 거리, 고려대학교 교정, 이화여자대학교 후문, 대구월드컵경기장 광장. 익숙하게 걸어다녔던 이곳의 길바닥을 유심히 살펴보면 약간씩다른붉은톤의 벽돌이 깔려있는것을 알수있다. 이보도블록은 한삼화 씨가개발했고 그의회사삼한C1에서 만드는 황토 벽돌이다. 우리나라의 주요한길이나 건물의 상당수에는 이처럼 한삼화 씨의황토 벽돌이 시공되어 있다. 그의 회사에서 생산하는 벽돌양이연간 1억장가까이 되고 그대부분이국내에서 사용되고 있으니 이는그리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벽돌로 학교 내보도를 시공한 대구대학교 이재규 전총장은 삼한C1의 황토 벽돌이 단단한강도와 자연스러운 컬러로 캠퍼스를한결 돋보이게 했다고전한다. “흙벽돌은 편안하며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쓰임이 다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황토 벽돌 사업 자체가 바로 환경 사업인 셈이지요. 자연의일부인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건축재료는 자연물입니다. 오직흙과 물과 불로 만든 흙벽돌은 진정자연 그대로의자재라할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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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창 젊었던 시절인 1978년 여름, 제약 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유럽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고딕성당, 르네상스 궁전 등유럽의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들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현지 안내인에게 서양 건축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고 이멋진 건축물들이 한결같이 돌과 벽돌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역사적인건축물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그들의 주택도 대부분 벽돌을 사용했는데, 유럽의 벽돌은 마치예술 작품처럼 색상이 우아하고 규격도 딱맞아 떨어졌고 단단하기가 마치차돌 같았다. 우리나라와는 천지 차이였다. 당시수공업 형태로 찍어내던 국내 벽돌은 엉성한 제작 공정으로 인해 벽돌에 흠이 생기고 금이 가거나 해서 균일한 모양을 유지하지 못했다. 수십, 수백장을 이용해 구조물을 만드는 벽돌의 특성상 반듯하고 일정한 규격을 갖추는것은벽돌의품질을말해주는매우중요한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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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좋은 흙으로 좋은 벽돌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생기더군요. 세계에서 시멘트 주거 비율이 가장높은 우리나라에 몸에좋고“황토 벽돌은 사람 몸에 쾌적한 주거 환경을만들어주고 그 쓰임이 다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황토 벽돌 사업 자체가 바로 환경 사업인 셈입니다”
튼튼한 건축 자재를 보급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흙공부를 시작했고 벽돌 사업에 뛰어들었죠. 무엇보다 품질이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1990년, 무리를 해서 이탈리아 모란도사의 생산 라인과 첨단 컴퓨터통합 시스템을 공장에 도입했어요. 당시 벽돌 공장은 3D 산업으로불리며 수공업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무모하다’‘미쳤다’는소리도 많이 들었어요.”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결실을 거뒀다. 표면이 매끈하고 균열이 없고 색상도 뛰어난 삼한C1의벽돌은 입소문을 통해 그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에 2003년에는 또다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링글사의설비를도입해제2의공장을설립했다.
 
1. 다양한 황토 벽돌이 전시된 자신의 회사 삼한C1 내 샘플실의 한삼화 씨. 그의 목표는 국내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벽돌을 만드는 것이다.
2. 왼쪽 황토 벽돌로 시공한 한삼화 씨의 아파트. 흙으로 만든 벽돌은 표면의 미세한 기공을 통해 습도가 높을 때는 물기를 머금고 건조할 때는 물기를 내뿜어 스스로 습도를 조절한다. 사진 제공 삼한C1. 오른쪽 황토 벽돌로 시공한 전원주택. 흙을 구워 만든 벽돌의 색감과 질감이 자연과 잘 어울린다. 사진 제공 삼한C1.
3. 왼쪽, 오른쪽 삼한C1의 다양한 황토 벽돌. 종류별 흙의 배합을 통해 다양한 컬러를 만들어낸다. 벽돌 내부에 구멍이 있는 것은 주택 시공용. 압력을 많이 받는 보도블록용 벽돌에는 구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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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삼한C1의 다양한 컬러 벽돌을 이용해 생동감 있게 완성한 보도. 3 컬러와 질감이 여러가지인 황토 벽돌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디자인적인 패턴을 연출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삼한C1. 4, 5, 6 황토 벽돌의 다채로운 컬러와 질감은 황토, 흑토, 고령토 등 흙 성분의 세밀한 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 이렇게 배합한 흙반죽을 성형하여 약 50시간의 건조 과정을 거친 뒤 1200℃의 고온에서 구워내야 비로소 벽돌이 완성된다. 7 대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한C1의 사옥은 황토 벽돌로 전체를 시공했다.사옥 앞마당 모습. 사진 제공 삼한C1. 8, 9 버려지는 벽돌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얼마든지재활용이 가능하다. 벽돌 품질을 결정하는 것중 하나는 균일한 크기. 한삼화 씨의 황토 벽돌은 5mm 오차를 인정하는 KS 규격보다 더 엄격해서 1mm 한도의 오차만을 허용한다.
 
 
photo01 2억마리 미생물과 원적외선 함유한 황토
삼한C1에서 생산해내는 벽돌은 흙과 물만을 이용해 반죽한 점토로 만들어진다. 디자인 역시 제품의 중요한 경쟁력이라 여기고 골든 오렌지.초콜릿.앤티크 그레이 등다양한 컬러의 벽돌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같은 컬러는 색소 물질을 첨가한 것이 아니라 황토, 점토, 고령토 등흙을 종류별로 정교하게 배합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중삼한C1 벽돌의 주요재료가 되는 황토는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효소 성분을 함유하여우리 몸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화장품.의류.침구류.찜질방 등에널리 쓰이는웰빙재료이기도하다.
누런빛을 띠는 황토는 지표의 약10%를덮고 있으며 규소, 철,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다양한 무기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중규소가 50% 이상을 차지하는데, 규소는 다른 무기이온에 비해산소 친화력이 높다. 이러한 성분비와 카탈라아제, 디페놀옥시다아제, 사카라아제, 프로테아제 등황토에 함유된 효소들은 인체의 정화 작용에 효과가 있다. 황토 한스푼에는 약2억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미생물의 작용으로 황토의 다양한 효소가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거나 분해하는 기능을 한다“. 해독력과 흡수력이 뛰어난황토 흙은 살아 있는 생명체라 할수있지요. 우리 조상은 황토를 단순한 흙의개념을 넘어서 주거 생활, 식생활 그리고 건강 요법에 이용해왔어요.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침, 뜸, 약으로도 치료가 잘안되는 환자들을 위해 국비로황토 한증막을 지었고, 자신도 전용 황토방을 마련해 건강이 좋지 않을때수시로 드나들었다고 합니다.”또한 황토의 구조는 미세한 공간이 촘촘히박혀 있는 벌집 구조인데, 이스펀지 같은 구멍 안에는 다량으로 흡수된원적외선이 저장되어 있다. 원적외선이란 적외선 중에서도 인체에 가장 유익한파장 영역으로, 피부속4~5㎝까지 흡수된다. 침투된 원적외선은 피부속세포분자를활성화해 인체의 신진대사와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이런 황토의 장점은 황토 벽돌에도 고스란히살아 있다. 황토 벽돌은 일반 시멘트에 비해 습도조절 능력이 30% 정도 뛰어나다. 이는 삼한C1의기술연구소와 계명대, 경북대, 경남대가 함께 구성한 산학공동연구팀이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한 결과. 황토와 시멘트 콘크리트를 재료로 각각 실험 모델하우스를 지어 1년간습기 상태를 연구했는데, 콘크리트의 경우 습기를 빨아들이고보유하지만 황토는 습기를 빨아들였다가 대기가 건조할 경우 다시이를 내뿜는다. 때문에 수십년이 지나면 시멘트는 노후하지만 황토 벽돌은스스로 숨쉬며살아 있다는 것.
“저희집도, 회사도 다이황토 벽돌로 시공했습니다. 특히집은겨울철에건조해지기쉬운아파트인데, 거실과 침실, 현관전실벽을 황토 벽돌로 시공했더니 지난겨울 내내 건조해서 목이 따끔거리거나감기로고생하는일없이쾌적하게잘보냈지요.”
 
미세한 기공에 습기와 열 머금는 황토 벽돌
황토 벽돌은 경제적인 자재이기도 하다. 흙벽돌은 열의 이동이느린 재료이기에 여름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열에도 쉬이 더워지지 않으며, 겨울에는 외부 기온이 차가워도 오랫동안 실내의열을 보존한다. 경제적인 냉방, 난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벽돌은 도배나 페인트칠을 할필요도 없고, 썩거나 색이 바래지도않는다. 또뒤틀리거나 부서지지도 않고 불에 탈염려도 없다. 자연의 흙반죽을 구워 완성했기에 색이 자연스럽고 질감도 멋스러워 최근에는 인테리어 자재로도 인기가 좋다. 아파트나 주택에 시공하면 전원주택 같은아늑함을 연출할 수있다. 삼한C1은이러한 황토 벽돌 이외에도 벽돌을 시공할때쓰는 부착제도 함께 생산하고 있는데 이역시 친환경 제품이다. 기존의벽돌 부착제가 모래와 시멘트 혼합 성분으로 벽체가 숨을쉬지 못하게 했다 면삼한C1의NHL은프랑스 피렌체 산맥에서 얻는 천연 석회와 편마암 성분을 사용해 통기성이 있다. 황토 벽돌을 시공할 때이를 부착제로 함께 쓰면금상첨화의효과를낼것은당연하다.
“흙이란 것이 참신기합니다. 어릴 때흙구덩이에 고구마, 감자, 무등을묻어놓으면 아주 신선하고 맛있게 보관되었지요. 제가 만드는 황토 벽돌도그처럼 사람을 품어주어 쾌적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건강을 지켜준다는데서보람을느낍니다.”
 
photo01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한 흙벽돌 벽돌은 인류 역사에서 매우 오래된 건축 자재 중 하나이다. 벽돌 산업은우리나라에서 고작 50년의 역사일 뿐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인류의 문명사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6천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세계의 건축 문화는 대체로 5개의 문화권역으로 나뉜다. 중앙아시아, 이집트?북아프리카 및 지중해 연안, 중북부 유럽, 중국과 극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지역이 그것이다. 먼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석재가 귀하여 풀잎을 엮고 점토를 발라 만든 원형의 집을 짓다가, 다진 흙을 햇볕에 말린 흙벽돌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점차 발달하여 굽기도 하고 유약을 칠하는벽돌 특유의 공법으로 발전했다.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대리석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석조 건축 문화가 발달했고, 중북부 유럽에서는 목재가 풍부해 목조 기둥을 세운 사각 구조의 집을 짓고 살았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건축재료가 풍부하지 못해 여러 재료를 적절히 혼용했다. 집의 하부에는 석재나 벽돌을 사용했고, 상부에는 목재 또는 석재와 벽돌등을 함께 사용해 집을 지었다. 중앙아메리카 지역은 기원전 초기 마야 제국의 유적으로 미루어보아 벽돌과 석재를 사용한 조적식 구조의 건축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추측된다.
 
 
손영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