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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 금수레 구운 소금 바닷물 본질에 가까운 순수한 소금을 만든다
소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은 끝이 없지만, 그 누구도 소금이 생명에 관여하는 절대성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 반드시 먹어야 하는 소금. 충북 단양에 있는 금수레 이학주 대표는 불순물을 최대한 없앤 순수한 소금을 얻기 위해 황토 가마에 소나무 장작을 때서 뽀얗게 소금을 굽는다. 깨끗한 소금, 맛있는 소금을 단양에서 만났다.

소금 가마에 불 때는 날. 전통 가마에서 소나무를 때 800℃ 이상에서 구워낸 소금 덩어리를 들고 있는 이학주 대표와 구운 소금 맛에 반해 오래전 단골이 된 요리사 노영희.

인간이 살아가는 데 물, 산소와 함께 꼭 필요한 물질 중 하나가 소금이다. 또한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소금이 단순히 음식 간을 맞추는 역할을 넘어 맛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양념이라는 걸 안다. 특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가정에서는 더더욱! 된장, 간장, 고추장의 기본 역시 소금이다. 그렇다 보니 깨끗한 환경에서 만든 양질의 소금은 평생 건강을 담보로 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리할 때 ‘재료의 품질’과 ‘과정의 번거로움’에 관해서라면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요리사 노영희(<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별 하나를 받은 한식당 ‘품’의 셰프) 씨가 몇 달 전 우연히 구운 소금 얘기를 꺼냈다. 7년 전 절친한 분과 함께 단양에 갔는데, 소금을 싸 들고 고깃집에 가는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유난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반 소금과 비교해 먹어보니 확실히 달랐고, 바로 품에서 그 소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소금에서 단맛이 나는 것을 느꼈어요. 이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고개가 갸웃해질 정도로 육수가 정말 맛있어서 이학주 사장님께 농담 삼아 물어봤어요. ‘혹시 이 소금에 하얀 가루(MGS)를 첨가하지 않았냐’고요.” 세상에 흔한 게 소금이고, 이미 나의 부엌에는 온갖 종류의 소금을 갖추고 있었지만, 소금의 중요성과 맛의 결정력을 잘 알고 있기에 그길로 날을 잡고 소금을 굽는 곳으로 향했다.

수리봉 해발 750m. 최고급 품질의 신안 천일염 4백 톤을 천혜의 자연 속에서 3~4년 이상 묵히며 천천히 간수를 뺀다.
미친 도전 정신이 만든 소금
공기 좋고 그림 같은 풍광으로 둘러싸인 충청북도 단양군 수리봉. 해발 750m 고지에 무려 4백 톤이 넘는 천일염이 차광막에 덮여 있다.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고도가 해발 700~800m임을 아는지? 이런 천혜의 자연 조건 속에 사람도 아닌 소금이 휴면중인 것이다. 금수레 구운 소금 이학주 대표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주산지인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최고 품질의 소금을 구입한 뒤 이곳 월악산 자락으로 싣고 와 3~4년 이상 묵히며 간수를 뺀다. 얼어붙은 눈을 치우고 차광막을 걷어내니, 거대한 소금 더미가 산 능선과 어우러지며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좋은 소금을 만드는 첫 번째 과정이다. 20여 년 동안 수출용 제조업 중소업체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해온 이학주 대표는 11년 전 건강 문제로 자연환경 좋은 곳을 물색하다 단양으로 이주했다. 단양에서 그의 눈에 띈 것이 도자기를 굽는 장작 가마. 고문헌에 따르면 단양은 4백 년 전부터 도자기촌을 이루고 있었으나 근래 들어 주인 잃은 가마가 많아졌고, 도공이 있는 곳도 작업량이 많지 않아 기껏해야 1년에 하루 이틀 불을 때는 정도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 도공이 가마에 소금을 넣고 장작을 때서 굽더라고요. 하얀 소금을 넣었는데 구워진 소금은 가무스름한 빛을 띠는 거예요. 너무나 믿기지 않아서 제가 직접 구워봤어요. 그랬더니 제 소금도 똑같이 거무죽죽하게 나오지 뭡니까?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거무죽죽한 물질은 미네랄이 아닌 것만 같았다. 결국 어설프게 구워진 소금은 이 대표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에 운명의 불을 지폈다. 오랜 시간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이 대표의 날 선 감각은 오랜 토박이의 그것과는 발상도, 접근 방식도 달랐다.

이학주 대표가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 쓰는 도자 용기. 불길이 도자 용기 사이사이에 닿아 소금이 골고루 구워지도록 디자인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학주 대표가 만든 금수레 구운 소금은 거무튀튀하지도, 자줏빛이 나지도 않는다. 눈송이처럼 뽀얗다! 처음 구운 소금이 거무튀튀했던 건 카본(탄소를 함유한 연료가 불완전연소할 때 발생하는 검은색 그을음) 때문이었다. 금수레 구운 소금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3~4년간 건조해 간수를 뺀 100% 신안 천일염을 전통 황토 장작 가마에서 800℃ 이상의 고온(소금의 녹는점은 830℃. 온도가 그 이상되면 소금 결정이 녹아버린다)으로 14시간 이상 구워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이다. 소금을 구우며 궁금한 걸 알아내기 위해 모든 과정을 직접 해보면서 지금의 데이터를 얻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과 수억 원의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 초기에는 근 1년 동안 신안에서 살다시피 하며 염전의 구조를 파악하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 만드는 곳을 찾아냈는가 하면, 황토 가마도 직접 만들었으며, 소금을 굽는 도자 용기도 소금을 잘 펴 넣을 수 있고(마치 팬에 누룽지를 굽는 것처럼) 가마 안에서 불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직접 디자인해 만들어 쓴다. 철저하고 강단 있는 성격으로 살아온 그가 명품 소금을 만들어온 과정을 듣고 있자니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똘기충만! 미친 도전 정신!!

가마 속에 소금 담은 그릇을 나란히 쌓고 14시간 이상 가마 속 온도를 시간별로 꼼꼼하게 체크하며 굽는다. 천일염 속 중금속이 기화하는 온도에 따른 이 대표만의 비법.
“저도 처음에는 무조건 높은 온도에서 구워야 좋은 소금이 되는 줄 알았어요. 한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저만의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천일염 속에 들어 있는 중금속 등 불순물을 최대한 없애 순수한 소금을 만드는 거죠. 제 소금의 비밀은 굽는 온도에 있습니다. 중금속이 기화하는 온도, 즉 330℃는 황산이온, 365℃는 비소, 613℃는 수은, 767℃는 카드뮴이 날아가는 온도예요. 그에 맞춰 네 단계로 온도를 올리고 유지하기를 반복하며 10여 종의 중금속이 차례대로 다 날아가도록 기다립니다. 카본은 600℃에서 모두 기화하기 때문에 제가 구운 소금은 거무죽죽하지 않습니다.” 소금 전문가인 그에게 “어떤 소금이 좋은 소금이냐” 물으니, “오염되기 이전 태초의 바닷물 본질에 가장 가까운 순수한 소금”이라고 답한다. 소금의 품질이 안정적 궤도에 오른 2016년 2월, 이학주 대표는 자신이 만든 소금이 정말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지 궁금해 세계적 브랜드의 상품에 대해 성분 함량을 조사 분석하는 독일의 UBF-GmbH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해외 값비싸고 유명한 소금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구운 소금이 진가를 발휘하는 메뉴는 특히 국물 있는 백김치. 

단양 특산물 연계한 맛의 화룡점정
구운 소금을 특화할 방법을 모색하다 단양 특산물인 육쪽마늘과 송고버섯을 활용했다. 조직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진한 단양 육쪽마늘을 가마에 딸린 황토방에서 복사열로 사나흘 정성껏 구운 뒤, 햇빛에 하루 동안 말려(동네 할머니께 배운 것으로, 이 방법을 쓰면 절대로 눅눅해지지 않는다) 분쇄해 구운 소금과 4:1 비율(실험 끝에 찾아낸 황금 비율 20%)로 섞는다. 구운마늘소금 200g 안에는 말린 마늘 40g이 들어가는데, 이는 육쪽마늘 10~11통(60~70쪽) 분량으로 시판 마늘소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함량. 프레시한 마늘 향이 감돌아 육류 또는 해산물 요리에 뿌리거나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구운버섯소금은 단양 송고버섯을 구운 뒤 분쇄해 구운 소금에 5% 비율로 섞었다. 송고버섯은 소나무에서 자라는 표고버섯의 일종으로, 송이와 표고의 장점만 지녔기에 그 감칠맛이 여느 버섯보다 탁월하다. 국, 찌개, 전골, 수프 등 모든 국물 요리에 넣으면 마치 진한 육수에 요리한 듯 완성도가 높아진다. 노영희 셰프는 “천일염은 내가 직접 간수를 뺀 것이 아니면 불순물도 걱정되고 쓴맛 등의 잡맛이 섞여 있어 간을 맞출 때 안심하고 사용하기는 어려워요. 그렇다고 국물 간을 국간장으로만 하기에는 색이 너무 검어지기 때문에 국간장으로는 향을 내고, 진짜 간은 소금으로 맞춰야 음식의 색과 맛이 모두 좋아집니다. 음식은 간이 잘 맞아야 맛있다고 느끼는 거지만, 저는 백김치나 동치미 등 국물 김치 담글 때 구운 소금을 사용해요. 나물이나 겉절이를 무칠 때도 액젓보다는 이 구운 소금을 쓰고, 고기용 소금으로도 애용합니다”라며 구운 소금 활용법을 이야기한다.

고기 맛은 소금이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운 소금을 곁들여도 좋고, 풍미를 더하고 싶다면 구운마늘소금을!

100% 수작업으로 하는 이 일을 8년 넘게 해보니 힘에 부치지만, 소금을 알면 알수록 재미가 있고 희열마저 느낀다는 이학주 대표. 게다가 사람이 먹는 소금만큼은 가장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생긴단다. “도전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100%라고 말할 수 없지만, 90% 이상은 자신할 수 있는 소금이에요. 소금이 제 호기심을 무척 자극합니다. 그 결과 점점 좋게 만들면서 인정받으니 뿌듯하고요. 이 소금 먹다가 다른 소금 못 먹겠다는 말이 제일 듣기 좋습니다. 게다가 소금은 유효기간이 없으니 품질만 좋으면 재고도 폐기해야 하는 손해가 아닌, 언제라도 팔 수 있는 상품이에요. 제 노후 연금입니다. 소금은 죽을 때까지 의미 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는 사업 아이템입니다. 1등 제품이기보다는 좋은 소금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는 단양에 다녀온 이후 구운 소금, 마늘소금, 버섯소금을 적절히 섞어 맛의 비밀 병기로 쓸 뿐 아니라 아침저녁 양치용 소금으로도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중이다. ‘짠맛 나는 소금이 다 똑같지!’라고 생각하는 분께 요리할 때 이 소금을 한번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스마트한 전기 압력 밥솥이 밥을 맛있게 짓지만, 가마솥에 장작 때서 지은 밥이 어딘지 모르게 더 맛있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분명 공감할 것이다.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만한, ‘인생 소금’을 단양에서 만났다.


요리 노영희(품 서울 셰프) 구입 문의 금수레(043-423-0913) 

글 구선숙 편집장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