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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제조사 스와로브스키 아는 것을 실천하고 널리 전파하는 일
1백20여 년째 대를 이어 크리스털 제품을 생산해온 스와로브스키. 무려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기업의 명맥을 잇는다는 건 선택된 자의 축복이라기보다 노력한 자의 결실에 가깝다. ‘책임’ 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워터 스쿨Water School’을 설립해 청사진을 그려온 스와로브스키의 장기적 사려에 대하여.

1 2000년 오스트리아에 처음 설립한 워터 스쿨은 현재 브라질, 중국, 인도, 태국, 우간다, 미국 등 일곱 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다. 8~12세 어린이들은 직접 현장에서 재미있고 유의미한 활동을 통해 물이라는 자원의 올바른 사용법을 비롯해 위생 교육과 환경 관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2 우간다 지역의 워터 스쿨에서 한 어린이가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다.
맑고 투명하며 아름다운 광택을 지닌 크리스털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자가 있을까?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한 빛을 발하기에 실제 보석으로 만들기도 하며, 세공 기술에 따라 각종 잔, 샹들리에, 실내 장식품 등으로 생각보다 더 자주, 가까운 일상에서 크리스털을 마주한다. 이쯤에서 크리스털 하면 떠오르는 기업을 꼽자면? 대중적으로 친숙한 ‘스와로브스키’가 대표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전국 백화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액세서리 매장부터 장식 오브제, 최근에 론칭한 홈웨어 라인까지, 스와로브스키는 합리적 가격 대비 고품질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어왔다. 그런데 스와로브스키가 5세대에 걸친 가족 경영 기업이며, 그 무엇보다 사회적 공헌 활동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물 자원과 관련해 남다른 실천을 해오고 있다.

1895년 다니엘 스와로브스키가 회사를 창립한 이래, 제품 개발 하는 데 물을 얼마나 소비하는지 직시한 스와로브스키는 자원을 쓰는 만큼 보상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맑고 청정한 바텐스 마을에 위치한 스와로브스키 본사는 지금도 청정 수력전기로 기계들을 가동하는 방식을 고집한다. 또 최신 무연 크리스털 제조법부터 공정한 작업 기준에 이르기까지, 보다 효율적 에너지를 사용하고, 신중하게 수질을 관리하며, 탄소 발자국 최소화를 통해 환경을 더욱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유해 화학물질이 물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기술적 보완을 한다거나 제조 과정에서 일어나는 물 소비를 줄이고자 하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지역 수력발전소에서 에너지를 얻고, 작업장에서 사용한 물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자체 수질 정화 기술을 개발하는 식이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여느 의식 있는 기업이라면 대부분이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기업의 가치 있는 실천을 조명하는 이 칼럼에서 스와로브스키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스와로브스키가 재단을 통해 창의적 프로젝트를 후원하며, 특히 워터 스쿨 네트워크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물과 위생, 환경 보존의 의미를 교육하는 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장기적 안목으로 현실적 투자를 실천하고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판매 수익금을 워터 스쿨 운영비로 후원하는 2016 SCS 컬렉션 라이언 아킬리. 
물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교육하다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물에 대해 가르친다는 아이디어가 시초였다. 2000년, 오스트리아에 처음 설립한 스와로브스키 워터 스쿨은 지금까지 브라질, 중국, 인도, 태국, 우간다, 미국 등 일곱 나라로 확장됐다. 선택된 지역은 갠지스, 양쯔, 나일, 아마존, 미시시피 등 지구의 큰 강이 흐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이 인간의 생존에 필수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 지역을 넘어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이슈에 대해 다루는 것, 지속가능한 물 관리의 원칙을 가르치는 것, 책임 있는 물 사용을 촉진하는 것 등이 스와로브스키 워터 스쿨이 지향하는 교육 목표입니다. 워터 스쿨은 8세부터 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경험과 게임, 음악, 연극 등 다양하고 창의적 방법을 동원해 즐거우면서도 실질적 학습 효과를 제공하지요.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한 스와로브스키 워터 스쿨은 설립 이래 지금까지 2백13만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물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쳐왔습니다.” 창립자의 증손녀이며, 현재 아뜰리에 스와로브스키의 디렉터인 나디아 스와로브스키의 설명이다.

운영 방식은 매우 현실적이고 효율성을 추구한다. 워터 스쿨은 하나의 학교를 여러 지역에 설립하는 식의 기관이 아니라, 각 국가의 지역 학교와 협업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더 가깝다. 그래서 교육 철학은 기본 바탕으로 같되 각 지역의 상황과 지원 환경에 맞춰 다르게 적용한다. 이는 각 지역마다 교사의 참여도부터 지역 공무원과 지도자들의 후원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 결과적으로 워터 스쿨은 지역마다 규모나 운영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지역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성과는 더 높게 나타난다. 성공적 예로, 중국 양쯔 강이 꼽힌다. 이곳에는 4억 8천만 명이 모여 사는데, 이 강을 따라 늘어선 지역 공동체에서 워터 스쿨 활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양쯔 강 인근의 1백1개 학교를 통해 17만 3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물 사용에 영향을 주는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돕는 건 미래에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워터 스쿨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한 결과, 지역의 커뮤니티와 가족 구성원들에게 “제한적 자원인 물을 어떻게 현명하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학생들은 자신의 삶에서 물 발자국을 염두에 두고, 그래서 스스로 물을 아낄 수 있도록 행동합니다. 비가 왔을 때 이를 저장해놓고 다시 사용한다거나, 화장실 물을 내리거나 정원에 물을 줄 때 이 물을 다시 사용하는 식이지요.” 이러한 변화를 보면, 워터 스쿨 프로그램은 물 부족 국가뿐 아니라 지구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아야 하는 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역시 일상에서 이를 닦을 때, 샤워할 때, 청소할 때 등 조금만 더 의식하고 행동한다면 소중한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지낸 건 아닌지!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스와로브스키는 사진가 에릭 발리Eric Valli에게 6개월간 중국 양쯔 강 인근에 체류하면서 그곳의 삶을 촬영하는 일을 맡겼다. 그 결과는 멋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탄생해 전시회로 이어졌다.
공존의 철학은 기업의 생존을 연장시킨다
1백 년 전과 지금, 지구의 환경은 큰 변화를 겪었다. 안타깝게도 병들고 멸종하는 생명체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물의 오염과 부족의 영향이 크다. “물은 스와로브스키에 매우 중요한 요소지요. 제작 과정에서 물이 정말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저희는 늘 물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나디아 스와로브스키는 물이 부족해지고 기후가 바뀌는 등 지난 한 세기 동안 지구가 얼마나 훼손되었는지 직접 경험해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보다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한편 스와로브스키는 에티오피아의 워터에이드WaterAid’s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매년 1만 8천여 명의 아이들이 식수 부족과 오염된 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죽는 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곳. 이에 스와로브스키는 워터에이드를 도와 더 많은 사람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렇게 비영리단체 활동을 돕는 일 외에도, 매년 특정 동물을 주제로 컬렉션을 제작해 판매 수익금 일부를 각종 워터 캠페인에 사용해왔다. 현재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에게 한정 판매하는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소사이어티Swarovski Crystal Society는 스와로브스키가 설립한 세계 최대의 크리스털 수집가 모임. 2016년 SCS 컬렉션의 애뉴얼 에디션의 주인공은 아빠사자 라이언 아킬리, 엄마 사자, 아기 사자로 구성한 매력적인 사자 가족이다. 특히 이번 에디션은 스와로브스키가 만들어낸 사자상 중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제품으로, 아프리카의 야생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강인함과 위엄, 힘의 대명사이자 끊을 수 없는 가족의 사랑과 유대를 상징하는 사자는 9백41개의 파셋이 있는 라이트, 다크 브라운 크리스털로 한층 더 다채로운 반짝임을 선사한다.

이렇듯 선조의 철학을 바탕으로 현재 환경 보존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 세대가 올바른 가치를 정립하는 데 힘쓰는 것, 그래서 나아가 장기적 웰빙과 모든 세대의 안녕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스와로브스키. “우리는 더 아름다운 제품을 제시하며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을 가장 염두에 둡니다” 라고 이야기하며, 세상에 조금이나마 밝은 빛을 전하려는 이 기업은 앞으로도 한 세기, 두 세기 세상과 공존하며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공생하지 않을까?

1 소중한 자원인 물을 이용해 탄생하는 영롱한 스와로스브키 주얼리. 2 워터 스쿨에서 교육받은 어린이는 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3 2016 SCS 컬렉션 애뉴얼 에디션의 주인공인 엄마 사자와 아기 사자.

사진 제공 스와로브스키(02-6930-9831)

글 강옥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