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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부케Le Bouquet가 만든 도심 속 비밀정원 석파랑에서 꽃향기에 취하다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호 ‘석파’를 따 이름 지어 별장으로 사용한 아름다운 공간 석파랑.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이곳에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특별한 꽃 잔치가 열렸다. ‘삶의 예술(Art de Vivre)’이라는 테마로 3년 전 지우헌에서 첫 전시를 선보인 르 부케Le Bouquet 정미영 선생과 제자들이 동굴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지하 공간과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는 정원, 돌계단 위에 자리한 별채 등 석파랑 곳곳에 꽃을 놓았다.

1 인투 더 네이처 Into the nature, 이세영

자연으로 회귀를 꿈꾸며 자연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 한옥과 잘 어울리는 클래식한 무드의 돌기둥 위로 줄 맨드라미, 앤티크 수국, 아이비, 페니쿰, 냉이, 모카라 등을 흘러내리게 만들어 들판에 저절로 피어난 꽃처럼 자연스러운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주변에 핀 정원의 꽃들과도 잘 어우러진다.


2 플뢰르 드 드무아젤 Fleur de demoiselle, 송은실

제목처럼 ‘귀부인의 꽃’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앤티크 수국과 줄맨드라미, 이 두 가지 꽃만으로 우아하고 정갈한 모던 스타일을 구현했다.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카르텔의 미세스 플라워 파워Misses Flower Power 화병을 이용해 조형미를 강조했는데, 이는 귀부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한데 모아 꽂은 수국과 늘어뜨린 줄맨드라미는 귀부인의 머리카락을 표현한 것. 똑같은 작품을 옆에 하나 더 두는 것으로 모던 스타일이 지닌 ‘반복’의 묘미를 더했다.


3 숲속의 향연, 고유진・박소진・서정민・이세영・이지윤・정재희・최희은

‘자연과 일상에 어우러지는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몽환적 분위기의 숲속 파티를 테마로 했다. 플라워 아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웨딩 장식에서 모티프를 얻었는데, 프렌치 플라워 스타일이 지향하는 서랍이 있는 콘솔과 촛대 등의 소품을 더해 장식미를 강조했다. 덴파레, 유칼립투스, 치자꽃, 타라, 세덤, 아이비, 엘레강스, 작약, 레드피아노, 카타루나, 반다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을 사용해 숲속에 흐드러진 꽃 무더기를 연상시킨다.


4 백수백복, 방수미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채율의 은칠보 화기의 패턴에 영원함과 강인함을 상징하는 곧게 뻗은 마디초를 매치했다. 화기의 화려한 매력에 대비되는 절제미가 돋보이는 마디초를 스타일링하고, 그 가운데에 활짝 핀 작약을 꽂아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의 조화를 표현하고자 했다.


5 오늘이 어제보다 행복한 이유, 오정심

화이트와 그린의 조합 그리고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과 꽃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싱그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배경으로 사용한 사진 작품은 캄보디아 여행 중 촬영한 것으로,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유롭고 행복해 보여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물로 뛰어들 때 튀어 오르던 물방울을 수국, 리시안서스, 섬바디, 백합, 유칼립투스로 형상화했다.


6 파이어 위드 파이어Fire with Fire, 박보람

누구나 내면에 품고 있는 열망과 불꽃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숨길 수 없고 한번 틈새로 새어 나오면 자연스럽게 넘쳐흐르는 내면의 열정과 에너지를 시각화했다. 장미, 촛불맨드라미, 달리아, 맨드라미, 알로에 등 붉은 계열의 꽃만 꽂아 강렬한 열정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주변은 간결하고 심플한 매력의 알로에를 더해 디자인을 모던하게 마무리했다.


7 그 후After…, 고유진

파티가 끝난 후의 몽환적이고 나른한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손님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고, 질서 정연하게 세팅한 테이블 위는 파티를 즐긴 시간과 함께 흐트러져 있다. 각각 다른 크기와 디자인의 화병, 공병을 히아신스, 작약, 디디스커스, 스카비오사, 수국과 함께 스타일링해 파티 후의 무질서와 어지러움 속에 남겨진 또 다른 아름다움의 흔적을 표현했다.

글 유주희 기자 | 사진 허인영(스튜디오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