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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없이도 맛있고 유산균이 가득한 닥터 아사한의 저염 유산균 김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어머니의 김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데 ‘닥터 아사한의 저염 유산균 김치’를 만든 야생초 남우영 대표의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만든 김치가 제일이다. 공학도이던 아들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가 먹을 수 있도록 소금 없이도 유산균이 풍부한 저염 김치를 만들어 어머니를 살렸고, 이제 세계시장이 주목하는 김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울진읍 주식골, 김치의 주 재료 배추가 자라는 야생초의 배추밭. 남우영 대표는 주위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산야초 20여 가지에서 추출한 유산균 활성화 성분으로 저염 유산균 김치를 탄생시켰다. 
어머니를 위한 김치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하게 차린 잔칫상에서도 김치는 홀대받는 법이 없고, 타지에 나가서는 “김치 한 입 먹으면 원이 없겠다”고 한다. 세계 5대 건강식품이라는 타이틀 없이도 한국인의 솔 푸드는 단연 김치인 것. 그러나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주범이 나트륨이라고 밝혀지면서 건강에 유익한 우수한 발효 식품인 김치가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식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김치가 건강식품인 것은 소금에 절여서 저장하는 동안 발효되면서 유산균이 생기기 때문인데, 소금은 몸에 해롭고 유산균은 유익하니 여기에서 비극이 시작된다. 저염이 트렌드인 요즘 소금을 덜어 낸 식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김치에 소금이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그런데 김치를 수십, 수백 번 담가본 주부 9단도, 요리 전공자도 아닌, 한 공학도의 손에서 소금 없이도 유산균이 풍부해 특허까지 받은 저염 김치가 탄생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는 울진의 벤처기업 ‘야생초’ 의 남우영 대표. 그가 김치와 인연을 맺은 건 5년 전부터다. 휴가를 내어 고향을 찾은 남우영 대표는 몰라보게 쇠약해진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어머니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압, 심장비대증, 동맥경화를 한 번에 앓고 계신 것.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조차 없는 어머니의 유일한 찬은 김치였다. 한데 이 무시무시한 병이 모두 나트륨과 관계가 있음을 알고 남우영 대표는 건강한 김치를 만들어 남은 생을 좀 더 편안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고 울진에 머물며 연구에 전념했다.

“열아홉 살까지 이곳에서 살았는데 가지고 놀 거라곤 주위에서 자라는 식물이 전부였어요. 그래서 식물을 관찰하고 약성을 연구하는 일이 취미였지요. 자연히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대학에서도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10년 넘게 혼자 살았으니 새댁들의 필독서라는 <요리대백과> 같은 책 한 권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 봤을 만큼 요리도 꽤 자신 있었고요. 어머니 건강을 위해서였지만, 취미로 하던 두 가지 일에만 온전히 매달려 살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울진읍 주식골에서 친동생처럼 함께 자란 손규용 박사가 김치 개발에 참여했는데, 나노공학을 전공한 그와 1년여의 노력 끝에 드디어 소금 없이도 1g당 10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함유한 저염 김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1 절인 배추에 김칫소, 식물 추출 조성물, 매실 농축액, 아카시아 발효 원액 등을 넣어 김치를 담근 뒤에는 옹기에 담아 저온 발효 과정을 거친다. 
2 울진 앞바다에서는 1년에 두 번 꽁치가 잡히는데, 이때마다 꽁치를 구입해 직접 젓갈을 담근다. 

자연 생태계에서 답을 얻다
남우영 대표가 만든 김치를 꾸준히 먹은 덕인지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머니의 병세가 호전된 것. 그리고 여러 곳에서 저염 김치 기술에 관심을 보여 벤처기업을 설립하기까지 했다. 기술 개발과 국내외 시장조사에만 4년을 투자해 현재는 소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매월 6톤 정도의 김치를 만들고 있는데, 내년 1월이면 월 1백 톤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완공된다. 군위와 포항 등지에도 제2, 제3의 공장을 준비 중이다. “가족 건강을 위해 시작한 일이 이렇게까지 주목받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요즘에는 모두가 앞다투어 저염 식품을 개발하고 유산균이 각광받고 있지만, 제가 이 김치를 연구하기 시작한 2009년만 해도 그리 관심이 높지 않았으니까요.”  

남 대표와 손규용 이사가 저염 김치 개발에 성공한 건 고정관념이 없었기에 가능했을 터. 아무리 요리를 즐긴다 해도 30대 남자가 직접 김치를 담가보았을 리 만무한 일. ‘배추를 쪼개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을 찾아보아야 아는 이들이니 ‘소금 없이 해보자’라고 도전할 수 있었다. “김치에서 소금은 특별한 역할을 합니다. 소금 없이는 유산균이 살 수 없고, 발효가 아닌 부패가 되기 때문입니다. 유산균에 소금은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밭에서 자라는 배추와 무의 유산균. 이 유산균이 소금 없이도 존재하듯 ‘김치 유산균도 소금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다양한 미네랄을 제어해 김치 유산균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산균을 많이 함유한 식물을 연구해 김치 유산균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산야초를 찾았다. 철마다 나는 재료가 다르고, 재료마다 꽃ㆍ뿌리ㆍ줄기 등 사용할 수 있는 부위도 제각각이며, 어느 누구에게도 해롭지 않은 재료 20여 가지만 모아 추출한 조성물을 김칫소에 함께 넣어 버무린다. 현재 시판중인 김치는 해양 심층수로 배추를 12시간 절인 뒤 찹쌀풀, 수제 육수, 식물 추출 분말과 꽁치 젓갈, 매실 농축액, 아카시아 발효 원액 등을 넣어 버무려 저온 발효해 완성한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지 않고 만든 김치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더 믿을 수 있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 꿀을 얻는 양봉 시설을 갖추었고, 울진에서 잡히는 꽁치로 젓갈을 만들고, 매실ㆍ고추ㆍ배추ㆍ벼 등 농사도 짓는다. 이곳에서 나지 않는 재료를 제외하고는 직접 생산해서 사용한다. “이 골짜기 땅은 척박해 농사가 잘되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에 배추를 심겠다고 하니 동네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그거 잘 안 될 텐데’ 하셨지요. 그래서 미네랄 농법을 시도해보았어요. 미네랄 함량을 높인 물을 주어 식물이 깊이 뿌리 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땅속 영양분을 먹고 자라도록 해 식물 자체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니 비료 없이도 싱싱하고 맛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3 김치의 육수와 식물 추출 조성물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재료들. 찹쌀, 영지버섯, 개망초, 표고버섯, 개똥쑥, 돼지감자, 갈대 뿌리, 뽕잎, 상황버섯 등이다. 
4 아사한 착한김치는 발효하면서 맛이 더 깊어지므로 충분히 발효시켜 먹을수록 맛있다. 

새로운 김치, 새로운 한식
남우영 대표의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한 것은 나트륨 섭취를 줄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김치 유산균인 락토바실루스균 덕택이기도 하다. 유산균은 장 건강을 돕는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기 쉽지만, 몸 안에서 유해균과 싸워 무찌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산균은 주로 소장과 대장에 사는데, 입에서 대장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유산균은 바로 락토바실루스균으로 가장 완벽한 몸의 파수꾼이다. 건강한 사람은 유해균이 침입하면 맞서 싸울 수 있는 면역력이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저항하지 못해 건강이 점점 악화되는 것. 장까지 도달하는 유산균을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다. 장까지 도달하는 유산균의 양은 유산균 음료는 약 2%, 낫토는 4%, 일반 김치는 40%이며, 닥터 아사한의 저염 유산균 김치는 60%에 달한다. 이것을 매일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싱거우면 맛이 없다고 느껴요. 음식의 염도가 2~4%일 때 맛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저희 김치의 염도는 0.7%밖에 되지 않아요. 그런데도 맛있다고 느끼는 건 저희의 유산균 발효 기술 때문입니다. 유산균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혀의 돌기세포에 염분을 느끼게 하는데, 유산균이 입을 청소해버리면 적은 염분으로도 충분히 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지요. 닥터 아사한 김치는 유산균이 염분을 네다섯 배 증폭하기 때문에 몸에 들어오는 염분은 0.7%이지만, 입에서는 2.8% 정도의 염도를 느낄 수 있어 싱겁다는 느낌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과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하는 닥터 아사한 김치는 일본, 유럽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상황버섯ㆍ영지버섯ㆍ개똥쑥 등 칼륨 성분이 풍부해 당뇨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은 김치, 유산균과 식이섬유ㆍ미네랄 함량을 높여 피부 미용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여성용 김치, 두뇌 발달에 효과적인 DHAㆍ가바ㆍEPA 성분을 함유한 아이용 김치, 마늘 등의 자극적 채소와 꽁치 젓갈 등을 사용하지 않은 채식주의자용 김치 등 상황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차별화해 세계인의 식탁을 공략할 예정.

순우리말로 새로움을 뜻하는 ‘아사’와 한식의 ‘한’을 합친 브랜드 이름처럼 새로운 김치를 세상에 선보인 남우영 대표는 김치를 반찬이 아닌 주식처럼 먹는다. 샐러드를 먹듯 그대로 김치를 먹거나, 빵에 달걀 프라이와 김치를 얹어 토스트로 즐기는 식이다. 김치를 반찬으로 먹는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선뜻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김치에 소금이 꼭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린 이가 이렇게 새로운 김치를 만들었듯이, 고정관념을 깨고 한번 도전해봐도 좋겠다.


 취재 협조 야생초(070-7770-2700)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