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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친 이경호 셰프와 청일관광농원 정호영 농부 단물이 톡톡 터지는 초당옥수수

왼쪽부터 청일관광농원 정호영 농부, 오키친 이경호 셰프.
우리 땅에서 자란 다디단 옥수수를 찾다
“식재료의 소중함을 알아야 좋은 셰프가 될 수 있어요.” 오키친의 오정미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면 작은 이파리 하나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것. 오키친이 불암산에 자체 텃밭을 일궈 요리에 사용하는 채소와 식용 꽃을 재배하고, 매장에 숙성실을 갖춰 스테이크용 고기를 숙성시키고, 소시지도 만드는 까닭은 좋은 식재료로 훌륭한 한 접시를 선보이기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셰프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자체 수급할 수 없는 재료를 주방 식구들이 전국을 찾아다니며 공수하는 것도 식재료 공부의 일환이다. 스위트콘sweet corn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노란 옥수수를 우리나라에서는 설탕보다 더 달다고 해 초당超糖옥수수라 부른다. 찰옥수수의 당도가 2~3%인 데 반해 초당옥수수는 20%에 달한다. 또 수분이 많고 속껍질이 연해 날것 그대로 먹어도 좋은데, 식감이 아삭아삭한 데다 단물이 톡톡 터져 그 맛이 일품이다.

“샛노란 색감이 요리에 포인트를 주고 달콤하고 아삭한 맛이 매력있어 샐러드나 메인 요리의 가니시로 쓰임새가 좋은 스위트콘은 미국산 통조림을 사용하곤 했는데, 강원도 횡성에서 이 단맛나는 노란 옥수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청일관광농원을 찾았죠.” 오키친의 이경호 셰프는 “이곳의 옥수수는 전분화를 막기 위해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다 발송해줘 단맛과 신선함이 오래간다”고 덧붙인다. 육류와 해물 요리에 두루 어울려 메인 요리에는 토치나 그릴에 구워 사이드 디시로 활용하고, 과일과 함께 샐러드로도 선보인다.


설탕보다 달콤한 초당옥수수
청일관광농원에서는 무려 14종의 유기 인증 농산물을 재배하고 캠핑장과 주말농장도 운영한다. 부지가 1만 4천여 평에 이르는 이곳을 정청근 대표 부부와 아들 정호영 농부의 손으로 꾸려간다. 약 30년 전 친환경 재배를 위해 강원도 청정 지역의 농지를 매입해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 더덕을 시작으로 감자, 포도, 고추, 배추 등 생산하는 농산물은 다양하지만 요즘 가장 인기 높은 품목은 단연 초당옥수수다.

“옥수수는 농사짓기 참 편한 작물이에
요. 봄에 파종하고 정식하고 나면 알아서 자라니까요. 순이 나면 곁가지를 한 번 쳐주고 수확만 하면 됩니다. 스테비아 등 감미료를 밭에 뿌리면 당도가 높아지지만, 자연을 거스르는 것 같아 사용하지 않아요. 유기 축산 비료를 뿌리는 것이 전부지요.” 사람 키만큼 자란 옥수숫대를 헤치며 손으로 일일이 꺾어내는 일이 제일 고되다는 정호영 농부의 팔뚝은 여기저기 풀에 쓸리고 긁혀 성한 곳이 없다.

그런데도 농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맛보기로 팝콘용 옥수수를 재배하고, 겨울 옥수수까지 이모작 농사를 짓는다. 정호영 농부가 전하는 초당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김이 오른 찜기에 10~15분간 찌는 것. 물에 삶으면 단맛이 떨어지니 일반 찰옥수수와는 먹는 법도 다르다. 농원에서 키우는 소의 여물로 사용하기 위해 수확이 끝난 옥수수밭에서 옥수숫대를 잘라내는 작업이 한창인 정호영 농부의 갈증과 출출함을 달래주는 것 또한 생으로 먹는 초당옥수수다.


그릴에 구운 초당옥수수와 민트에 절인 수박 샐러드와 라르도
수박은 민트에 매리네이드해 하루 정도 차갑게 보관하고, 초당옥수수는 토치나 그릴에
겉면을 구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그릇에 매리네이드한 수박과 옥수수를 담고 오키친에서 직접 만든 수제 햄의 기름 부분만 잘라 장식한다.


촬영 협조 오키친(02-797-6420), 청일관광농원(033-342-5230) 

#초당 옥수수
글 박유주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