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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을 드러낸 벨기에 로프트 하우스
오래된 헛간의 아름다운 공간감을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까? 디자이너 사스 아드리안선스와 스테버 시몬스의 집은 굵직한 대들보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헛간 본래의 멋을 강조한다.

낡은 헛간의 골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양쪽으로 나뉜 2층 공간을 심플한 철제 난간을 단 좁은 통로로 연결했다.

벨기에 플랜더스 지역의 어느 시골 마을, 건초를 쌓아두던 낡은 창고가 아늑한 가정집으로 재탄생했다. 4년 전 집주인 사스 아드리안선스Sas Adriaenssens와 스테버 시몬스Steve Symons가 이 집을 발견했을 당시 이곳은 오래된 자동차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했다. 사스와 스테버는 사무 공간을 전문으로 디자인하는 회사 ‘버지스페이스Buzzispace’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디자이너 알랭 질Alain Gilles이 설립한 ‘앙리 방 드 벨데 어워드Henry van de Velde Awards’를 수상하기도 한 버지스페이스는 메종&오브제에서 괄목할 만한 작업을 선보인 디자인 회사이기도 하다.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사스와 스테버는 낡은 헛간을 안락한 가정집으로 완벽하게 바꾸어놓았다.

채광이 좋아 아늑한 거실. 천장에는 사스가 만든 라 테를라 펜던트 조명등을 달아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다.

부엌은 차분한 느낌을 연출하는 컬러의 타일을 시공해 내추럴한 거실의 갈색 톤과 어우러진다. 옛날식 조리대는 아가Aga 제품.

16세기에 지은 오래된 헛간이던 이곳은 벽돌을 쌓아 올린 외벽과 암갈색 떡갈나무로 만든 아름다운 구조물만 남아 있었다. 그대로 드러난 내부 대들보를 꼼꼼하게 손질하고 청소한 후 석회암 블록을 쌓아 연결했다. 레노베이션을 진두지휘한 벨기에 건축가 바우터르 뤼카스 안드리스Wouter Lucas Andries는 먼저 건물의 한쪽 구조를 다시 세우는 데 집중했다. 한쪽을 완성한 후 반대편을 세워 올렸는데, 놀랍게도 인부 일곱 명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높이 12.5m와 길이 34m로 복구한 이 공간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600㎡의 헛간을 주거 생활에 적합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침실을 만들었고, 나머지는 천고가 높고 널찍한 생활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건물 양쪽으로 나뉜 메자닌 구조의 2층 공간은 대들보를 건드리지 않고 좁은 통로로 연결했다. 바닥은 에폭시로 처리해 낡은 헛간에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1 아르네 야콥센의 ‘시리즈 7’과 블랙 메탈 소재 펜던트 조명등으로 멋을 낸 1층 공간. 병풍처럼 열리는 문은 창 전체 사이즈와 같이 3m 길이로 제작했다.
2 복도 끝에 가려진 드레스룸. 버지스페이스의 스툴이 놓여 있다.
3 마스터 베드룸의 침구는 리베코라게&소사이어티Libeco-Lagae&Society 제품. 
4 창밖으로 펼쳐지는정원.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하는 하얀 벽과 박공 구조의 높은 천장, 천장을 받치는 겹겹의 대들보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채광이 좋아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내추럴한 공간에 밤색, 그레이, 핑크 톤의 절제된 색조가 어우러져 한결 아늑하다. 천고가 높아 더욱 넓게 느껴지는 1층 거실에는 사스가 디자인한 카펫을 깔고 벽난로를 장식했으며, 케이블을 사용해 특별 제작한 펜던트 조명등을 드리웠다. 1층 한가운데에 놓은 상감세공(도자기나 귀금속에 색이 다른 흙이나 칠보 등을 입히는 기술)으로 작업한 나무 테이블은 나무 골조가 드러난 공간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이 나무 테이블을 중심으로 거실 반대편에는 나무와 대리석으로 꾸민 개방형 부엌이 자리 잡았고, 기다란 바를 설치했다. 또 부엌 너머 공간에는 1층과 분리한 서재와 부엌 겸 사무실을 만들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망사르드 Mansarde(2단으로 경사진 지붕) 스타일의 공간이 펼쳐지는데, 이곳에는 세 아이를 위한 침실과 욕실 그리고 마스터 베드룸, 드레스룸, 서재 등이 숨어 있다.

1 세 아이가 각각 사용하는 세 개의 세면대. 둥근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욕실을 환하게 밝혀준다.
2 스테버는 비트라의 마스터피스 디자인 체어 미니어처를 수집한다.

부엌에서 바라본 거실. 천고 높이가 약 13m로 시원하게 트여 있다. 거실에 난 계단은 침실로 이어진다.

거실 한쪽에는 사스가 프로토 타입으로 제작한 ‘라 테를라LaTerla’ 펜던트 조명등이 눈에 띄는데, 높은 천장 아래 재활용 패브릭으로 감싼 줄로 매달아 넓은 공간을 압도한다. 그 아래 놓인 소파 테이블은 네모반듯하게 자른 돌 위에 오래된 나무로 만든 상판을 올려 제작했다. 가구나 소품 모두 공간의 내추럴한 멋을 그대로 소화해낸다. 하지만 이 집이 진짜 특별한 이유는 외형뿐 아니라 내실 있게 공간을 활용한 점이다. 슬라이딩 도어가 달린 벽장 안에 텔레비전을 놓아 깔끔하게 처리했고, 3m 길이의 문은 병풍처럼 접혀 외부에서 들어오는 강한 햇빛을 자연스레 가려준다. 2층 마스터 베드룸과 욕실 사이에 위치한 드레스룸은 디자이너 미칼 뤼코 소빅스Mikael Lucosowicz가 제작한 슬라이딩 도어 뒤에 감쪽같이 숨어 있다. 건물을 둘러싼 큼지막한 유리창으로는 집 안 어디에서든 정원과 연못을 그대로 전망할 수 있어 전원의 삶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카트린 코르니유Catherine Cornille | 사진 크리스토프 뒤지에Christophe Dugied | 번역 김미진(Assemblage) | 담당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