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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법으로 억대소득 올린 농사꾼 12인 [지혜로운 부농들] 사과_박용주
<행복>은 그간 참으로 많은 식품 장인과 유기농 명인, 참된 농부를 소개해왔습니다. 그중에는 농촌을 지키는 꼴찌 주자로서 자신의 임무를 꿋꿋하고 정직하게 다하는 작지만 강한 강소농도 꽤 있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 따른 수입 개방으로 농촌이 위기에 처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깨인 정신과 노력으로 성공한 부농富農들은 농촌의 희망이었습니다. 농업이 탄탄해야 나라가 튼실한 것은 물론 건강한 식문화도 가능한 법입니다. 우리 몸에 이로운 먹을거리는 이 땅에서 난 것들이니까요. 이에 <행복> 창간 26주년을 맞아 농촌진흥청과 함께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은 자리 잡는 데만 족히 10년은 걸린다는 친환경 농법을 이뤄낸 뚝심 있는 농사꾼이요, 재능 아닌 열정으로 가득한 프로들이었습니다. 현대는 지식인의 시대가 아니라 학습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서 헤매지 않고 좀 더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 인내하며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들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지혜와 정성으로 키워낸 것들이니, 귀하게 작품처럼 즐기시기 바랍니다.

 

농장 규모 약 1만 8181㎡(5천5백 평)
주요 작물 사과
연간 소득 1억여 원


사과 박용주
껍질째 먹는 깨끗한 사과

과수원 이름을 ‘민채네사과’라 지을 만큼 자식 사랑이 유별난 박용주 씨에게는 사과도 소중한 자식이다. 2001년 귀농해 광주 가톨릭귀농학교, 실상사 귀농학교를 수료한 노력파다. 장수는 해발 430~600m로 지대가 높고,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어 연중 날이 많이 덥거나 춥지 않으며,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대로 사과 재배에 최적 산지로 꼽히는 곳. 특히 추석 즈음에 나오는 홍로는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이 지역의 대표적 품종으로 꼽히며, 부사 역시 많이 자란다. 그가 재배하는 주요 작물도 홍로와 부사. 5천여 평 중 3천5백 평은 유기농으로, 2천여평은 저농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홍로는 병충해에 취약해 무농약으로 키우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저도 4년 전, 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다시 심었지요. 전국 사과 농가가 6만 가구인데, 그중 유기농 사과 농가는 60~70가 구밖에 없습니다.” 벌레로 생기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무를 작게 키우는 것이 그만의 비결이다. 4년 정도 자란 일반 사과나무에는 50~60개가 열린다면, 박용주 씨의 나무에는 고작 10개 정도가 열린다. 수량이 적더라도 훨씬 건강하고 맛 좋은 사과를 생산할 수 있으니 이걸로 만족한다고. “껍질을 깎아 먹는 사람한테는 안 팔아요. 그런 사과는 마트에 많잖아요.” 아주 귀한 사과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