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친환경 농법으로 억대소득 올린 농사꾼 12인 [지혜로운 부농들] 새싹 채소_천춘진
<행복>은 그간 참으로 많은 식품 장인과 유기농 명인, 참된 농부를 소개해왔습니다. 그중에는 농촌을 지키는 꼴찌 주자로서 자신의 임무를 꿋꿋하고 정직하게 다하는 작지만 강한 강소농도 꽤 있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 따른 수입 개방으로 농촌이 위기에 처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깨인 정신과 노력으로 성공한 부농富農들은 농촌의 희망이었습니다. 농업이 탄탄해야 나라가 튼실한 것은 물론 건강한 식문화도 가능한 법입니다. 우리 몸에 이로운 먹을거리는 이 땅에서 난 것들이니까요. 이에 <행복> 창간 26주년을 맞아 농촌진흥청과 함께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은 자리 잡는 데만 족히 10년은 걸린다는 친환경 농법을 이뤄낸 뚝심 있는 농사꾼이요, 재능 아닌 열정으로 가득한 프로들이었습니다. 현대는 지식인의 시대가 아니라 학습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서 헤매지 않고 좀 더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 인내하며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들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지혜와 정성으로 키워낸 것들이니, 귀하게 작품처럼 즐기시기 바랍니다.

농장 규모 약 3만 3057㎡(1만 평)
주요 작물 새싹 채소와 어린잎 채소 20여 종
연간 소득 16억 원


새싹채소 천춘진
농학 박사가 키우는 새싹 채소

천춘진 씨는 동경농업대학 농학 박사 출신으로, 졸업 후 일본의 민간 연구소에서 일하다 지금은 농부의 삶을 살아간다. 명색이 농학 박사지만 실제로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는 데다, 자본도 넉넉찮던 그가 찾은 작물이 바로 작은 공간에서도 수확이 가능한 어린잎 채소였다. 주말마다 일본의 농가에서 농사를 익혔고, 10여 종의 씨앗을 들여와 20평짜리 작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를 시작한 것이 2004년 3월의 일. 유기농법으로 흙을 일구고, 거기에 씨앗을 뿌렸다. 비료로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가축의 분뇨와 미생물 등만 활용한다. 그때만 해도 어린잎 채소나 새싹 채소가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때 인연을 맺은 아이쿱iCOOP 생협에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를 납품하며,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 대전과 광주에 애농영농조합법인 대리점을 운영하고, 전주·군산·익산 등의 음식점에도 납품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채소를 유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고심하던 그는 다른 지역 농가도 살리며, 어린잎 채소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음식점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과 대전, 전주에 카레 전문 음식점 여섯 곳을 운영 중이다. “매장이 늘어날 때마다 전국의 친환경 농산물로 하나씩 바꾸어나갈 예정입니다. 그것이 저의 성장이며, 우리 농업이 성장하는 길일 테니까요.”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김동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