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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맛있다!] 자연 요리 연구가 5인이 차리다 온유한 밥상
과정을 알 수 없는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은 스스로를 형편없이 대접하는 것과 진배없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은 자연식을 즐겨라.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 자연 요리 연구가 5인이 차리는 자연이 중심이 되는 밥상 이야기.

발효 음식 전문가 이미란 씨
자연이 내게로 와 내 몸을 살렸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자연 재료 그대로가 중심이 되는 밥상이 자연식이다. 그래서인지 자연식을 건강식의 으뜸으로 인정하면서도 심심하고 별맛 없는 음식을 떠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자연식을 음식이 아닌 ‘약’으로 받아들였기에 생긴 오해다. 몸이 아프면 조제한 약을 먹듯이 자연식을 ‘약’이라 생각하고 먹는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곧이곧대로 달게 느껴질 리가 없다. 그런데 몸이 스스로 원해 자연식을 ‘약’으로 만든 이가 있다. 자연 요리 전문가로 특히 발효 식품에 정평이 난 이미란 씨다.

“2001년에 아프가니스탄으로 전쟁 난민을 도우러 봉사 활동 갔다가 길랑발레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을 얻었어요. 중추신경은 말짱한데 말초신경이 초토된 까닭에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달싹할 수 없었지요. 참 고통스러웠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그때 사무치게 먹고 싶은 것이 누런 된장으로 끓인 우거지된장국이었어요. 내 몸에 효소가 필요했던게지요.”

발병 전까지는 대학에서 심리 치료를 가르치던 그이기에 ‘섭생’이 몸은 물론이려니와 정신 건강에까지 끼치는 영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음식부터 바꾸자’고 마음먹고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얻기 위해 양평으로 와 텃밭을 가꾸며 된장이며 효소 같은 전통 발효 식품을 담그는 동안 점차 건강을 되찾은 그는 지금 지역 농민과 유기농법으로 지은 작물로 직접 발효 식품을 만들어 온ㆍ오프라인에서 판매도 한다. 암 환자나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지만, 자연에 의지해 사는 삶이기에 자연이 주는 만큼만 만들어 나눈다.

“전통음식은 만드는 법 자체가 온유해요. 거슬리는 과정이 없지요. 그래서 자연식도 전통 음식을 현대에 맞게 재현하고자 쉼 없이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그중에서도 HB(Healthy Bean) 효소는 10년 이상 연구한 결과로,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얻을 수 있어요. 흑설탕에 2~3년간 발효시킨 더덕효소, 전통 양조 식초에 넣어 2~3년간 발효시킨 유기농 콩식초, 항아리에서 2~3년간 발효한 재래 된장이 기본 재료로, 이것을 3:2:1의 비율로 섞어 항아리에서 다시 3년 이상 발효시킨 것이지요. 효소 1큰술과 제철 과일을 믹서에 갈아 드레싱으로, 소스로 꾸준히 즐기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쉬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제가 만들어 시판도 할 예정이랍니다.”

옛 선비들의 머리를 맑게 해주던 석창포를 말려 국물로 우려 만든 날된장 오이냉국, 시루에 쪄서 말린 장떡은 삼복더위에도 변하지 않는 완전한 저장 식품으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 장떡채소말이로 손님상에 내도 좋다. HB 효소를 넣은 방울토마토 샐러드.

발효 음식 전문가 이미란 씨의 치유식

장떡과 장떡채소말이
재료
햇간장에서 건진 메주, 제육 분쇄한 것, 풋마늘(대암마늘) 곱게 다진 것, 찹쌀가루 각각 1kg씩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밀가루 반죽하듯 잘 주무른 후 약 50g씩 떼어내 동글납작하게 만든다.
2 ①을 솥에 넣고 20~25분 찐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3~4일간 건조시킨다. 그런 다음 오지항아리에 넣어 실온에 보관한다.
3 완성한 ②의 장떡을 먹을 때마다 항아리에서 꺼내 참기름을 바른 뒤, 팬이나 숯불에 구워 나무젓가락 굵기에 3~4cm 길이로 자른다.
4 양파, 오이, 당근 등 채소나 사과 등 제철 과일도 장떡과 같은 크기로 썬 뒤 하나씩 모아 삶은 미나리 등으로 묶어서 말이로 즐긴다.

HB 효소 방울토마토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 10개, 쑥 줄기, 제철 과일(혹은 채소)・밀가루・식용유 적당량 HB효소 드레싱 HB효소 1큰술, 요구르트 1개
만들기
1
방울토마토는 꼭지 부분을 약간 잘라낸 후 속을 파낸다.
2 제철 과일과 채소는 잘게 자른다.
3 믹서에 드레싱 재료를 모두 넣어 곱게 간 다음 ②와 섞는다.
4 ⓛ의 토마토 속에 ③을 채운다.
5 쑥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턴 뒤, 밀가루를 입혀 기름에 살짝 튀긴다.
6 접시에 ⑤의 쑥 튀긴 것을 담고 ④를 올린다.

석창포날된장오이냉국
재료
석창포 30g, 물 5컵, 채 썬 오이 2개분, 재래 된장 2큰술
만들기
1
말린 석창포는 물 5컵에 3시간 정도 담갔다가 체에 국물만 밭는다.
2 ①의 석창포 우린 국물에 채 썬 오이를 넣고 재래 된장을 풀어 간을 맞춘다. 식성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약간 더해도 좋다. 단, 담백한 맛을 즐기거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미하지 않는다.



허브 요리 연구가 박현신 씨
채소 정원에서 자연의 이치를 깨우치다

자연과 더불어 일하는 사람은 깨어 있다. 자연이 깨어 있기 때문이다. 허브 요리 전문가 박현신 씨에게 땀 흘려 직접 기른 채소와 허브를 수확해 먹고 나누는 기쁨을 깨우치게 해준 곳은 ‘채소 정원’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단순한 이치도 여기서 배웠다. 이곳은 그의 텃밭이요, 정원이요, 연구실인 셈. 그러니 자연의 것으로 요리하는 그는 텃밭 일구는 농부이자 채소 가꾸는 정원사이기도 하다.

“저는 채소를 ‘가꾼다’고 표현해요. 단순히 길러서 먹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씨앗에서 열매를 맺는 과정이 비할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게다가 달마다 모습을 바꾸는 채소 덕에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이 멋진 그림 역할도 톡톡히 하죠.”

그의 채소 정원은 최근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키친 가든인 셈. 부엌에서 사용하는 식물, 즉 요리에 쓰는 채소나 허브를 키우는 곳으로, 텃밭이긴 하지만 디자인적 요소를 겸비했으니 엄연한 정원이다.

“사실 제가 직접 채소와 허브를 키우는 것도 제 마음에 쏙 드는 식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예요. 종류, 빛깔, 크기는 물론이려니와 하다못해 오이 하나도 너무 크기 전에 먹어야 맛있는데, 구입해 먹는 것은 죄다 지나치게 커서 성에 차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채소를 가꾸다 보니 자연스레 특권을 누리게 됐죠. 요리하기 적당한 크기의 채소를 가장 맛있을 때 집 앞에서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도 충분히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가장 ‘자연’스러운 요리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비법이에요.”

땀 흘려 기른 유기농 채소와 과일로 차린 식탁만큼 건강한 것이 있을까. 거기에 약간의 허브만 더하면 늘 먹던 채소라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자연 음식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으니 그의 말마따나 참으로 행복한 자연인이다.

“직접 수확한 채소는 신선한 맛이 일품이라 평소에도 샐러드로 자주 해 먹는 아침 식사예요. 이맘때 땅의 기운을 그대로 받은 감자와 당근 등 제철 채소 그리고 허브를 중심으로 해서 채소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요리지요. 듀카dukka는 이집트의 너트와 스파이스를 블렌딩한 것으로, 올리브유를 묻힌 빵에 듀카를 듬뿍 찍어 먹거나 찌거나 구운 채소에 뿌려 샐러드로 즐겨요. 취향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스파이스를 배합해서 만들면 됩니다.”

채소 정원에서 바로 가져다 차린 박현신 씨의 아침상. 향기로운 버터 소스로 익힌 제철 채소와 바질 토마토 주스, 천연 발효빵과 듀카만 준비하면 자연의 선물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허브 요리 전문가 박현신 씨의 아침상

향기로운 버터 소스로 익힌 제철 채소
재료
감자・노란 당근 1개씩,미니 당근 2개, 셀러리 1/2줄기, 버터 2큰술, 소금・후춧가루・파슬리 약간씩 수란 달걀 1개, 식초 2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감자와 당근은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셀러리는 필러로 껍질을 벗겨 어슷하게 썬다.
2 냄비에 물을 1컵 정도 붓고, ①의 감자와 당근, 소금을 넣어 익히다가 셀러리를 넣고 익힌다.
3 채소가 익을 동안 수란을 만든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과 식초를 넣어 끓이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인 다음, 볼에 달걀을 깨뜨려 물에 살며시 넣고 응고되면 건진다.
4 ②의 채소가 익으면 체로 건져 오목한 접시에 담는다. 냄비의 남은 채소 국물에 버터와 후춧가루, 소금을 넣고 국물과 버터를 유화시켜 버터 소스를 만든다.
5 ④의 따뜻한 채소 위에 ③의 수란을 올리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뿌린 후 버터 소스를 붓는다.

바질 토마토 주스
재료
완숙 토마토 2kg, 소금 1작은술, 바질 잎 3~4장
만들기
1
냄비에 토마토를 굵직하게 썰어 넣고 뚜껑을 덮은 후 중불에 올린다. 토마토가 완전히 무르면 핸드 블렌더로 곱게 간 다음 체에 내린다.
2 ①을 냄비에 다시 부어 소금, 바질을 넣고 10분 정도 끓이면 붉은빛이 진해진다. 소독한 병에 끓인 뜨거운 토마토 주스를 붓고 뚜껑을 꼭 닫아 진공시킨다.

듀카
재료
커민(혹은 캐러웨이)・코리앤더씨・참깨 10g씩, 소금 2작은술, 아몬드 슬라이스 1큰술, 캐슈너트 6알
만들기
1
커민, 코리앤더씨는 마른 팬에 살짝 볶아서 향을 낸다. 아몬드와 캐슈너트도 마른 팬에 살짝 굽는다.
2 몰타르(절구)에 커민과 코리앤더씨를 넣고 빻다가 아몬드, 캐슈너트와 소금을 넣어 마저 빻는다. 마지막에 깨를 넣고 고루 섞어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사찰 음식 전문가 박상혜 씨
천연 조미료로 도시에서 자연식을 즐기다

“어릴 때 몸이 약해 절에서 몇 년간 산 적이 있어요. 밥상이 고기 한 점 없는 풀밭인데도 늘 입맛을 다시게 해주었어요. 사찰 음식은 무엇보다 먹을수록 심신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스님들 따라 나물 캐러 다니며 요리하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웠지요. 사찰 음식이라 하면 밥에 나물 몇 가지만 먹는 줄 아는 이도 허다하지만, 고기만 없을 뿐 궁중 음식과 다를 바 없어요.”

자연요리연구소 소장 박상혜 씨는 사찰 음식 전문가다. 그는 사찰 음식이 바로 자연 음식이고, 자연 음식이야말로 몸속 공해를 깨끗이 정화해 건강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본디 수행하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니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도 채운다고 하지 않던가.
“스님들은 쌀뜨물조차 함부로 버리지 않아요. 쌀 한 톨의 무게는 농부의 무게라고 하잖아요. 농부의 땀과 정성으로 자라고 여기에 비와 바람과 햇살… 자연이 그 속에 녹아 있으니까요. 그래서 ‘자연’을 오롯이 음식에 담는 것이 사찰 음식의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조미료도 천연 재료로 죄다 만들어 써요.”

지금까지 개발한 천연 조미료만 해도 50여 가지나 된다. 조선간장에 매실을 넣어 잡내를 제거한 후 청주를 붓고 끓여 매실과 조선간장의 향을 중화시킨 맛간장도 직접 만들어 쓰고, 빛깔 고운 흑색강청을 설탕 대신 사용한다. 그뿐인가. 맛과 향이 덜한 포도씨유에 갖가지 마른 채소를 넣어 뒷맛이 깔끔한 맛기름도 만들고, 녹차소금과 버섯마늘소금 등 식재료에 따라 제맛을 살려줄 소금도 다양하게 구비해놓는다. 양파 껍질 하나도 버리는 법이 없다. 깨끗이 씻어 벗긴 뒤 말려두었다가 모아서 가루를 낸다. 이렇게 말린 양파 껍질은 밀가루에 살짝 섞으면 잡내를 없애주고, 라면에 넣으면 기름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천연 조미료 만드는 게 일상이에요. 어떤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손질해놓은 재료를 구하러 마트에 간다는데, 저는 투박하나마 자연 그대로인 식재료를 구하러 재래시장에서 장을 봐요. 재래시장에서 제철 식재료를 사다 먹는 것이 마트에서 깨끗하게 손질해놓은 유기농 채소를 구입해 먹는 것보다 자연식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텃밭 한 뼘 없어도 자연식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지요. 바로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식 생활법이랍니다.”

“음식은 깨끗해야 합니다. 거짓을 더해서는 안 되지요. 모양새에만 치중하면 욕심이 생기면서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집니다. 그 대신 내실을 채워야지요. 천연 조미료가 그 시작인데, 그중에서도 기본은 핸드메이드 맛간장이에요. 짜기만 한 시골의 조선간장과 달리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흑색강청은 고기에 잘 어울리는 조미료로, 우엉・연근・무말랭이 등 채소 조림에 넣으면 흑설탕 양을 줄이면서 색을 곱게 낼 수 있어요. 차로도 즐길 수 있답니다.”

핸드메이드 맛간장과 천연 색소 캐러멜 흑색강청. 맛간장으로 만든 닭봉조림은 밥반찬은 물론 아이 간식으로도 좋고, 추석 손님상에 내도 손색없다. 그리고 흑색강청으로 만든 무말랭이장조림.

사찰 음식 전문가 박상혜 씨의 천연 조미료와 활용 요리

핸드메이드 맛간장(매실간장)
재료
조선간장 5컵(1000ml), 매실청 건더기 300g (씨 없는 것은 200g), 청주 1컵
만들기
1
조선간장에 매실청 건더기를 넣어 24시간 동안 놔둔다. 이때 뚜껑은 열어두어 냄새를 날린다.
2 ①의 간장을 센 불에 올려 끓으면 청주를 넣고, 다시 끓으면 불을 끄고 식힌 다음 체에 간장만 밭아 유리병에 넣는다.

흑생강청
재료
생강 100g 설탕 시럽 흑설탕・청주 1컵씩 우엉 시럽 우엉국물 2컵(우엉 껍질 200g, 미지근한 물 3컵), 조청 2큰술
만들기
1
우엉 껍질은 미지근한 물에 담가 1시간 정도 우려낸 다음 2컵 분량이 되도록 졸여 우엉 국물을 만든다.
2 생강은 곱게 채 썬 뒤 물에 헹궈 전분기를 뺀다.
3 약불에서 분량의 재료로 설탕 시럽을 만들고, 다른 냄비에 ①의 국물과 조청을 넣고 중불에서 끓여 우엉 시럽을 만든다.
4 설탕 시럽과 우엉 시럽을 섞고, 채 썬 생강을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3~4일간 숙성시킨 후 사용한다.

닭봉조림
재료
닭봉 12개, 연근 400g, 밤 12개, 홍고추・풋고추 2개씩, 대추 약간 양념장 인삼 끓인 물 8컵(인삼 2뿌리, 물 10컵), 조선간장・흑생강청 1/2컵씩, 식용유 1/4컵,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통깨 약간씩
만들기
1
닭봉은 뜨거운 물에 담갔다 건져 물로 씻은 뒤 물기를 뺀다. 연근은 한 입 크기로 썬 후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대추는 씨를 빼고 4등분하고, 고추도 씨를 빼고 같은 크기로 썬다.
3 냄비에 인삼 끓인 물을 붓고 참기름과 통깨를 뺀 양념장 재료로 넣고 끓이다 ①을 넣고 조린다.
4 ③의 국물이 자작해지면 ②를 넣어 좀 더 끓이다가 참기름, 통깨를 넣고 고루 섞은 뒤 불을 끈다.

무말랭이장조림
재료
무말랭이(햇것) 100g 양념장 쌀뜨물 2컵, 맛간장 3/4컵, 고추기름・조청 2큰술씩, 흑생강청 5큰술, 참기름・통깨 약간씩
만들기
1
무말랭이는 물에 1분 정도 담갔다 건져 물기가 남지 않게 꼭 짠다.
2 볼에 쌀뜨물, 맛간장, 고추기름, 조청을 넣고 섞어 1차 양념장을 만든다. 달군 팬에 1차 양념장을 70%만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①을 넣어 센 불에서 볶다가 익으면 불을 약하게 줄인다.
3 나머지 30% 양념장에 흑생강청을 넣어 섞는다. 이것을 ②에 넣고 약한 불에서 국물이 자박할 때까지 볶는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섞은 뒤 불을 끈다.


마크로비오틱 전문 요리사 이와사키 유카 씨
환경을 생각하는 자연식 식탁을 차리다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은 대표적 힐링 푸드예요. 어릴 때 무릎과 팔꿈치가 항상 짓물러 있을 정도로 아토피피부염이 심했는데,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지 못하다 보니 성격까지 예민해져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어요. 이런 제 몸과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마크로비오틱이지요. 용어만 근사한 것이 아니라 뜻도 훌륭한데, ‘위대한 생명의 밥상’이라는 의미예요. 인간도 자연의 하나니 자연의 테두리 안에서, 자연에 가깝게 먹는 노력을 하자는 거지요.”

일본의 장수 요리법으로도 알려진 마크로비오틱 전문 요리사 이와사키 유카 씨는 혼탁해진 음식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을 환자로 본다면 마크로비오틱은 몸과 정신을 맑게 되돌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요, 대표적 힐링 푸드라고 힘주어 말한다. 요즘은 환경을 생각하는 요리로서의 의미가 더해져 건강식이자 환경식으로도 조명받고 있다. 마크로비오틱에서는 식재료를 에너지가 충만한 생명체로 보는데, 우리 땅에서 난 제철 농작물을 뿌리까지 통째로 섭취해 그 에너지를 고스란히 전달받는 것을 요리 원칙으로 삼기 때문. 파 뿌리나 당근 껍질도 버리는 법이 없다.

깨끗하게 씻어 그대로 사용하거나 국물로 우리는 데 쓰고, 조리법 역시 가장 자연에 가까운 방법을 택한다.
“여느 자연식 조리법과 마찬가지로, 마크로비오틱에서도 인공 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는 철저히 배제해요. 육류나 유제품도 가능한 한 넣지 않아요. 고기는 물론 생크림, 버터 같은 유제품은 극양성을 띠어 몸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커피나 설탕 등도 극음성을 띠어 몸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에 되도록 피해요. 반면 매 끼니 빼놓지 않는 재료도 있어요.

중용中庸의 성격을 띠는 현미는 마크로비오틱의 대표 식재료인데, 도정하지 않은 것을 통째로 먹죠. 요리할 때마다 음과 양을 따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식재료 간의 음과 양의 특징은 원칙만 알면 의외로 간단해요. 양파나 콩처럼 둥글게 생긴 재료가 양이라면, 오이처럼 길쭉한 것은 음에 속해서 근육이 뭉치고 몸이 경질될 때는 음의 재료를 사용해 풀어주고,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엔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의 ‘음양 조화’지요. 차츰 익숙해지면 맛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것이 몸에 이로운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

“2008년, ‘식물성 100% 재료로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의 ‘투 비 프로젝트to be project’에서 처음 마크로비오틱을 한국인에게 선보였어요. 자연에 가까운 밥상으로 환경까지 생각하는 요리인지라 남다른 주목을 받았지요. 그런 만큼 제게는 의미가 특별한 음식들이에요. 특히 베지버거가 인기였는데, 두부를 하룻밤 냉동했다가
다시 해동해 쓰는 것이 특징이지요. 이렇게 하면 물기가 빠져서 고기 질감에 더욱 가까워진답니다.”

한국에 그를 처음 알린 메뉴인 채소 칩스를 올린 베지버거와 우엉참깨 샐러드 그리고 비트 수프. 매 끼니 빼놓지 않고 즐기는 현미밥과 검은깨소금.

마크로비오틱 전문가 이와사키 유카 씨의 브런치

베지버거
재료(4개분)
두부 1/2모, 다진 양파 100g. 느타리버섯・연근 간 것 150g, 간장 11/2작은술, 다진 호두 25g, 다진 마늘 1개분, 다진 오트밀 6큰술, 너트메그・소금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소스 마늘 1쪽, 양파 15g, 토마토 퓌레 4큰술, 간장 2작은술, 발사믹 식초 2작은술, 블루베리잼(무설탕) 1큰술
만들기
1
두부는 하룻밤 이상 냉동한 뒤 해동한다.
2 다진 양파는 팬에 볶다가 소금 간한다.
3 느타리버섯은 비닐봉지에 넣어 나무 공이 등으로 버섯의 섬유질이 부수어지게 두드린 후, 기름 두른 팬에 볶다가 간장으로 밑간해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볶는다.
4 볼에 두부의 물기를 뺀 뒤 으깨서 넣고 연근 간 것과 다진 호두, 다진 마늘, 다진 오트밀, 너트메그를 넣어 고루 섞는다.
5 ④의 반죽을 4등분해 둥글납작한 모양으로 만든 뒤,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6 블렌더에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간 다음, 팬에 부어 끈기가 생길 때까지 끓인다.
7 접시에 ⑤의 베지버거를 담은 뒤 ⑥의 소스를 뿌리고 채소 칩스를 올려 장식한다.

우엉참깨 샐러드
재료(4~6인분)
우엉 75g, 느타리버섯 25g, 현미식초 2작은술, 물 2큰술, 소금 1/5작은술, 적양파 35g(소금・현미식초 약간씩), 치커리・상추 적당량 두부참깨 드레싱 참깨 11/2작은술, 두부 1/4모, 카놀라유・조청・현미식초 1큰술씩, 소금 1/2작은술, 생강 1작은술
만들기
1
우엉은 채 썰고, 버섯은 손으로 먹기 좋게 찢는다.
2 냄비에 현미식초와 물을 넣어 섞은 뒤 ①을 겹쳐 넣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리고 뚜껑을 덮어서 약한 불에서 찐다.
3 적양파는 얇게 썰어 소금과 식초를 섞은 뒤 물기를 짠다.
4 참깨는 양념절구에 빻고, 나머지 드레싱 재료는 블렌더에 모두 넣고 크림 상태가 되도록 간다.
5 ②의 채소가 익으면 식힌 후 ④의 드레싱을 넣어 섞는다.
6 치커리와 상추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접시에 담은 뒤 ⑤의 샐러드를 올리고 ③을 올린다.

비트 수프
재료(4인분)
비트 150g, 당근 115g, 양파 60g, 셀러리 40g, 다진 마늘 1쪽분, 물 1/4컵, 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 맛국물 3컵, 부케가르니 1개, 소금 약간
만들기
1
비트, 당근, 양파, 셀러리는 1.5cm 크기로 썬다.
2 냄비에 ①의 채소를 넣고 물을 부어 소금 1/4작은술을 뿌린 다음 뚜껑을 덮어서 약한 불에서 찐다. 채소가 익으면 건져내 물기를 없앤 다음 블랜더로 갈아 퓌레 상태를 만든다.
3 냄비에 ②와 맛국물, 부케가르니를 넣고 끓이다 소금 1/2 작은술로 간한다.

검은깨소금
검은깨소금 후리카케 볶은 검은깨 2큰술, 천일염 1작은술
만들기 마른 팬에 천일염을 넣고 볶다가 소금 색이 불투명해지면 양념절구에 넣어 곱게 빻아 볶은 검은깨와 섞는다.




자연식 카페 쿡앤북 전수미 씨
베지베이킹이 아닌 자연식 베이킹을 즐기다
건강과 환경을 우선시하는 로하스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열풍이 불면서 요즘은 채소를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생채식주의자(Raw Vegan)가 환경을 생각하는 건강식을 실천하는 이로 주목받기도 한다. 동물성 식품은 절대 먹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자(Vegan)도 늘고 있다. 이들은 고기와 생선은 물론 유제품, 달걀, 심지어 꿀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를 실천한다. 이때 머리를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 하나. ‘도대체 뭘 먹으란 말인가?’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이로운 것은 알지만, 채식을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다. 자연식 베이킹 전문가로, 자연식 카페 ‘쿡앤북’을 운영하는 전수미 씨는 채식을 힘들어하는 이에게 자연식을 권한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식은 채식과 엄연히 달라요. 자연식은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것’ 그 자체예요. 색소를 섞어 억지 색을 내거나 방부제를 들이부어 상하지도 않는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이지요. 농약을 치거나 유전자 조작을 한 농산물이 아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재배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채식과는 달라 고기를 먹어도 무방하지만 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때문에 카페에서는 물론 자연식 베이킹을 할 때도 고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하지만 유기농 무농약으로 재배한 좋은 식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자연식 베이킹은 아니다. 여기에도 원칙은 있다. 달걀, 버터, 백설탕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달걀 대신 두부를 곱게 갈아 걸쭉한 상태로 만들어 사용하고, 버터는 식물성 오일로 대체한다. 특히 유채꽃에서 추출한 카놀라유는 맛과 향이 거의 없어 베이킹에 유용하다. 단맛은 유기농 황설탕이나 천연 당분인 메이플 시럽 혹은 아가베 시럽으로 낸다.

“채식 베이킹이 맛없어서 자연식 베이킹을 권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도 처음 미국에서 채식을 접하고 요리 학교에 다닐 때는 채식 베이킹에 푹 빠져 열심히 했어요. 미국에서는 마트만 가도 식물성 버터, 채식 크림치즈 등 채식 베이킹에 필요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사정이 달라요. 가장 중요한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지요. 자연을 그대로 담은 요리로 건강해지고 싶다면, 우리가 늘 먹는 재료를 이용한 자연식 베이킹부터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요. 만들기도 쉬워 요리가 서툰 이라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답니다.”

“자연식 베이킹은 일반 베이킹에 비해 레시피도 간단하고 조리 시간도 짧은 것이 장점이에요. 하지만 버터, 달걀, 백설탕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자연식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의 폭신한 질감을 내기가 쉽지 않지요. 시작은 브라우니와 타르트로 솜씨를 내보세요.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한 착하고 순한 음식이니 아이 간식으로도 그만이랍니다.”

요리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나몬 바나나 통밀 브라우니와 블루베리 통밀 타르트.

자연식 카페 ‘쿡앤북’ 전수미 씨의 초보를 위한 자연식 베이킹

시나몬 바나나 통밀 케이크
재료
통밀가루 240g, 베이킹파우더 1큰술, 시나몬 파우더 1작은술, 두부 80g, 두유 230g, 카놀라유 80g, 유기농 황설탕 190g, 바나나 100g, 호두 50g, 토핑용 바나나 2개
만들기
1
믹서에 두부, 두유를 넣고 간다. 여기에 카놀라유, 황설탕을 넣고 잘 섞은 후 바나나는 으깨고, 호두는 다져 넣는다.
2 가루 재료를 체에 내린 후 ①의 재료를 더해 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반죽한 다음, 베이킹 팬에 담고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 토핑한다.
3 175℃로 예열한 오븐에서 35분 정도 굽는다.

블루베리 통밀 타르트
재료
타르트지 통밀가루 150g, 소금 1/8작은술, 카놀라유 55g, 두유 45g, 메이플 시럽 10g 두부크림 두부 150g, 레몬즙 2작은술, 메이플 시럽 15g 블루베리 필링 블루베리 160g, 레몬즙 1큰술, 유기농 황설탕 2큰술, 전분 1작은술
㉠ 타르트지 만들기
1
통밀가루와 소금은 체에 내린다. 볼에 카놀라유, 두유, 메이플 시럽을 넣어 잘 섞는다.
2 ①의 재료를 반죽해 반으로 나눈 후 밀대로 밀어 동그랗게 만든다.
㉡ 두부 크림 만들기
1 두부는 끓는 물에 데친 후 체에 밭쳐 10분 정도 둔다.
2 믹서에 데친 두부, 레몬즙, 메이플 시럽을 넣고 갈아 크림 상태로 만든다.
㉢ 블루베리 필링 블루베리, 레몬즙, 유기농 황설탕, 전분을 넣고 잘 섞는다.
㉣ 타르트 만들기
1 ㉠의 타르트지를 얇게 민 후 위에 ㉡의 두부 크림을 바르고 ㉢의 블루베리 필링을 얹어서 타르트지 겉을 안쪽으로 접듯이 올린다.
2 이렇게 타르트를 2개 만든 후 175℃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스타일링 강혜림, 김지나 제품 협조 가나아트센터(02-3217-1094), 대부앤틱(02-797-6787), 쉬즈리빙(070-7005-6500), 우일요(02-763-2562), 유로클래식(02-547-0360), 이도갤러리(02-722-0756), 정소영의 식기장(02-541-6480), 토요(02-722-1260), 피숀(02-310-1490)

  

진행 신민주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