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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특집_홈가드닝 아이디어] 마당 없는 이들을 위한 제안 도시에서 그린을 즐기는 아주 쉬운 방법
너른 마당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자. 월 가든부터 텃밭까지, 초록 식물을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홈 가드닝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공간에 숲을 들이는 즐거움, 월 가든

정원의 싱그러움은 탐이 나지만 공간은 부족할 때, 월 가든Wall Garden이 대안이다. 가격과 관리의 어려움으로 주로 상업 공간에 서나 봄직한 월 가든이 최근 간편한 시공 방법으로 주거 공간에 도입되고 있다. 그린와이즈의 신제품 수경 재배 플랜터는 규모가 작은 주택에서도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액자처럼 한 벽면에 구조물을 설치한 뒤, 수경 재배 플랜터를 구조물에 걸면 된다. 기존의 버티컬 플랜터는 흙을 사용하므로, 가정 내에 지렁이 등 벌레가 생기는 단점이 있었지만 수경 재배 플랜터는 이런 걱정이 없다. 또 플랜터 안에 식물을 끼우기도 간편하다. 플라워 숍에서 자신이 원하는 수종을 구입한 뒤 플랜터 안쪽 스펀지에 꽂기만 하면 그만이다. 단, 월 가든은 스스로 관리해야 하니 식물의 품종 선택이 중요하다. 그냥 두어도 잘 자라는 산호수와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진 잎이 아름다운 아이비 품종을 추천. 또 실내에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80룩스 이상의 보조등을 설치해야 한다.


수직 정원 전문 업체 그린와이즈(031-332-1196)의 시공 사례. 최근에는 수경 재배 플랜터가 나와 액자처럼 벽에 쉽게 건다. 자동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따로 물을 줄 필요는 없다. 비용은 57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

베란다에 나무 심기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길연 씨는 침실 베란다 한쪽에 떡갈나무를 심었다. 원래 욕조를 두기로 한 공간이어서 배수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나무를 심을 정도의 깊이가 있어야 하므로 베란다 단을 높이고 자갈과 흙, 돌을 켜켜이 쌓아 배수가 원활하도록 했다. 떡갈나무는 처음 심을 때는 묘목 수준이었는데, 생육이 좋아 지금은 천장까지 닿는다. 그는 베란다에 식물을 심으려면 우선 베란다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란다는 테라스와 달리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 아니므로 볕이 드는 정도나 층수, 바람의 세기에 따라 식물이 자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 베란다가 어떤 환경인지 파악하면 어떤 설비가 좋은지, 어떤 식물이 키우기 쉬운지 알 수 있다. 바람이 세차게 들어오는 거실 베란다에는 키가 큰 식물은 적합하지 않다. 또 좁은 베란다에 식물을 놓을 때는 생육이 좋은 것보다는 적당히 자라는 과실수, 향이 좋은 올리브나무나 구아바 종류가 적당하다. 또 베란다에 잔디를 깔거나 화단을 설치할 경우에는 가벼운 흙이나 방부목이 필요하며 배수에 관한 부분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애초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안전하다. 구석구석 베란다에 볕 드는 곳을 살피고 바람의 세기 등을 고려한 뒤 나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일리스트 이길연 씨의 침실 베란다에는 욕조 옆으로 떡갈나무가 자라고 있다. 남향이라 햇볕이 잘 들고 샤워기로 흠뻑 물을 주니 나무가 잘 자란다고. 단, 인공 배수 시설에서는 뿌리가 쉽게 무를 수 있으니 물을 너무 자주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사색의 정원, 윈도 가드닝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식물과 함께라면 기분 좋은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진석 씨. 그는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의외의 장소에 정원을 들였다. 부엌 옆 다용도실 창문 너머에 미니 가든을 만들어 허브류와 꽃 화분을 장식했고 , 거실 창문 너머에는 정갈한 느낌의 소나무 분재 정원을 만든 것. 특히 빛과 바람, 향기, 계절의 다양한 변화까지… 프레임 속에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주는 창과 담벼락 사이에 정원을 만든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집 뒤쪽이라 담벼락이 무척 가까운데 그 모습이 삭막해 보여 평소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그가 기지를 발휘한 것. 돌담처럼 돌을 쌓고 그 사이사이 단을 만들어 소나무 분재를 심었다.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이끼류로 작은 언덕을 형상화하고, 앞에 작은 소나무 묘목을 심었더니 분재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어 운치있는 풍경을 완성한다.


한국적 자태를 뽐내는 양진석 씨의 소나무 분재 정원은 창가의 표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아이디어다. 소나무 분재는 동네 화원에서 구입, 과천 남서울농원, 양재 꽃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비단이끼, 테라리움 등 사시사철 푸른 이끼류를 곁들이면 좋다.



생활 공간을 야외로, 테라스 정원

갑갑한 실내를 벗어나 정원에서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는 단독주택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계단식 테라스 하우스로 콘크리트 숲 속에 진짜 자연을 들일 수 있다. 경사진 부지에 계단식으로 건물을 지어 층마다 마당처럼 넒은 테라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 테라스를 꾸밀 때는 안에서의 생활 공간을 자연스럽게 밖으로 확장하려는 고민이 가장 중요하다.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고, 차도 마실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캐노피부터 아웃도어 테이블, 화단, 돌, 장식품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테라스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테라스에 식물을 심으려면 먼저 콘크리트 바닥에 토심을 만들고 배수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큰나무보다는 라일락 같은 몸집이 작은 나무를 식재하고, 국산 잔디보다 촘촘히 자라는 켄터키 블루글래스를 심는 것이 좋다. 테라스는 베란다와 달리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므로 작은 텃밭도 가꿀 수 있다.

(위) 1 가드닝 업체 더가든스(031-797-1326)가 판교월든힐스 테라스 하우스에 시공한 정원. 다리를 접을 수 있는 폴딩 체어와 낮은 의자, 벌레를 없애주는 아로마 캔들 등을 챙겨두면 좋다.
2 용인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 하우스에 거주하는 독자 정경애 씨는 테라스 한쪽을 키친 가든으로 꾸몄다. 스티로폼 박스에 상추와 치커리, 고추 등 서너 가지 종류를 조금씩 심었다. 봄에는 허브 종류를 키우는데, 허브는 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다.

도심에서 농사짓기, 공동 텃밭이 대안
바른 먹을거리가 중요한 만큼 직접 텃밭을 가꾸길 원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교외의 주말 농장은 버거운 것이 현실. 대신 도심 아파트에 옥상 텃밭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가 아파트 조경 시설에 텃밭을 포함하는 규정을 적극 추진 중인 만큼, 최근 건설사는 아파트 단지에 텃밭이나 식물 공장을 계획한다. 목포 우미 파렌하이트에는 LED같은 인공 광원을 활용한 식물 공장을 조성할 예정. 행당동의 서울숲 더샵에선 전기와 물만 이용한 무농약 배추를 연간 1천 포기 정도 재배할 수 있는 공동 텃밭을 마련했다. 실제 중계동 중앙하이츠아쿠아에선 아파트 옥상에 토양을 조성해놓아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세대마다 한 필지씩 나눠주니 텃밭을 가꾸길 원하는 주민들은 관리실에 신청만 하면 된다. 주민들은 가지, 호박, 고추 등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주로 심어놓았다. 옥상에서 달팽이와 개구리도 찾아볼 수 있어 아이들의 자연 학습장도 된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 관계다. 텃밭을 가꾸느라 옥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이웃 간에 대화도 늘어난 것.

중계동 중앙하이츠아쿠아 아파트 단지의 옥상 공동 텃밭. 여러 채소의 수확 시기가 되면, 주민들 간에 조촐한 수확 파티도 이뤄진다. 서로의 수확물을 나누고 음식을 장만해 함께 즐기니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시골의 훈훈한 정까지 느낄 수 있다.

진행 이지현, 최혜민 기자 사진 김재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