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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특집_전통정원] 조선시대 대표 정원 5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해보시겠습니까?
고즈넉한 정자에 앉아 글을 읽고 낮잠을 청했을 선비의 모습을 상상하니 눈이 맑아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담장을 쌓고, 개울을 만들고, 소나무를 심어 가꾼 조선시대의 정원. 그 무릉도원의 세계로 시선으로 옮겨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통 정원 다섯 곳을 추천한다.


초간정 草澗亭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20권을 저술한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1534~1591년)가 세운 초간정은 심신을 수양하던 곳이다. 개울로 둘러싸인 자연 암반 위,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 경승지에 우뚝 서 있다. 또 주위에 상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풍류를 더한다. 초간정은 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에 있으며, 경북문화재자료 제143호로 지정되어 있다.


청암정 靑巖亭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닭실마을에 있는 청암정은 권충재權沖齋(1478~1548년)의 종택에 딸린 정자다. 물 위에 거북이가 떠 있고, 그 위에 청암정이 놓여 있는데, 바위를 평평하게 다듬지 않고 자연 모습 그대로 살렸으며, 주춧돌과 기둥으로 길이를 조절해 정자의 높이가 다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경주 양동, 안동 천전, 풍산 하회와 함께 조선 3남의 4대 길지 중 하나로 꼽힌 곳이다. <정감록>의 십승지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연정 洗然亭
전남 완도군 보길면 부황리에 있는 조선 후기의 정원이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971년)가 보길도에 정착하면서 거처할 집과 정원을 지으며 세운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이곳 연못의 물이 맑고 깨끗해 못에 비치는 주변 경관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하여 연못 이름을 ‘세연지’라고 했다. 세연정 부근은 가장 공들인 곳으로 해변에 바로 인접한 동구洞口에 물길을 조성하면서 연못을 만들고, 정자와 대를 지어 경관을 즐기도록 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왼쪽) 서석지 瑞石池
경북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서석지는 조선 중기 석문石門 정영방鄭榮邦 (1577~1650년)의 별서로, 벼슬을 마다하고 이곳에서 은둔 생활을 하면서 조성한 정원의 지당池塘이다. 서식지라는 이름은 연못 속의 자연 암반인 서석군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60여 개의 서석들은 물속에 잠기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해 오묘한 정취를 보여준다. 서석지는 전남 보길도 부용동, 담양 소쇄원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별서 정원 중 하나다.

(오른쪽) 소쇄원 瀟灑園
소쇄원은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번지에 있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 원림이다. 양산보梁山甫(1503~1577년)가 조성한 것으로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여 죽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소쇄원은 그의 호號인 소쇄옹瀟灑翁에서 비롯되었으며,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명승 제40호로 지정된 한국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원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다섯 곳의 정원을 추천해준 박경자 교수는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 조경을 연구한 조경학자입니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정원은 마을 입구에 세운 장승과 솟대, 옥외 계단과 문, 담장, 장독대, 굴뚝, 석조, 우물, 괴석, 석등, 연못을 모두 아우릅니다. 그가 꼽은 초간정, 청암정, 세연정, 서석지, 소쇄원은 주변 경관이나 조경 구성 요소, 처리 기법이 으뜸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조선시대 정원 문화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그의 저서 <조선시대 정원>(학연문화사)을 찬찬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