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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서울 리빙디자인페어 하이라이트 디자이너 초이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윤수 씨의 제안 자연, 그곳에서 시작되다
리빙페어의 가장 빛나는 부스는 다름 아닌 디자이너스 초이스. 정상급 디자이너가 트렌드의 가장 화두가 되는 주제를 가지고 저마다의 개성으로 공간을 연출, 관람객은 물론 각종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는다. 올해의 주제는 ‘컨템포 코리아’.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윤수, 세라믹 디자이너 도미니크 크린슨이 해석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의 모습이 궁금하다.
photo01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윤수 씨의 제안
자연, 그곳에서 시작되다


큰 바위에 누워 달을 보다
푸른 하늘의 달을 보며 누우니
돌이 대자리가 되는구나
길다란 숲에 흩어지는 맑은 그림자
깊은 밤 잠 못 이루네
_ 詩‘한국의 명원 소쇄원’ 중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윤수 씨의 부스 앞에 써내려간 시는 정갈한 그 어딘가를 들어서기 전에 발에 묻은 흙을 털어주는 매트 같다. 마음을 가다듬고 그곳을 온전히 느껴보라는 조용한 가이드라인 같기도 하고. 계단을 따라 난 길을 걷다 보면 어둠 속에서 빛을 찾고 빛 속에서 나무를 만나게 된다. 2006년 컨템퍼러리 코리아라는 주제와 이곳은 과연 어떻게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을까.
“나뭇가지로 만든 구조물 자체가 집입니다. 집은 처음부터 지금처럼 호화로운 곳이 아니었지요. 최소한 벽과 천장만 있으면 되는, 그저 사람들의 안식처였지요. 우리가 자연 속에서 그러한 위안을 얻듯이 집 역시 마음의 자연이겠지요. 자연 속에서 다치지 않도록, 그러나 그 자연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도록 그저 천장과 벽으로 두른 집을 지었습니다.” 그가 지은 것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집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야 할, 언젠가부터 살아보지 못했던 진정한 집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photo01

이곳에서 그가 제안하는 집의 형태는 자연이다. 부스 전체는 숲이었고 기둥은 나무였으며 바닥의 거울은 물, 그 속에 서 있는 구조물이 집이다. 나무로 만든 집, 나무와 집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하나의 공간이 되기를 바랬다고.
다소 허망해 보이는 그의 나무 집, 거울 연못을 보며 숲인데 왜 이리 조용하고 단순하냐 의문을 던져본다. 그 질문에 ‘살고 싶은 집’이라는 대답을 얻는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살고 싶은 집으로 모던한 공간을 원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이 원하는 최종 지점은 모던함이 아니라 정갈한 편안함입니다. 모던한 스타일이 어쩐지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방법이라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참으로 원시적으로 보이는 그곳은 최대한 모든 것이 절제되어 있고 단순한 선 하나하나가 살아 있다. 그럼에도 마음은 평화롭다. 그 원시 자연 속에서 이 현대적인 집채 속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다만 얼마라도 이곳을 닮는다면, 그것에서 다소나마 작은 평화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텐데.
 
1.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윤수 씨는 (주)본디자인(www.bondesign.co.kr) 대표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단순한 재료인 나무를 이용한 설치물로 집의 형상을 대신했다. 자연을 닮은, 자연에서 비롯된 집이야말로 현재 집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 숲에서 주운 나뭇가지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엮어 집을 만들었다. 컴퓨터 영상으로 연출한 이미지는 숲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꽃, 물고기 등이다. 3 아름드리 종이 기둥은 나무를, 바닥의 유리는 내 모습을 비춰 들여다볼 수 있는 연못을 의미해서 숲 속의 이미지를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했다.
 
심의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