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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크리스챤 디올 뷰티, 덕수궁 ‘황금 연꽃’ 전시 후원
취미가 원예이며, ‘가난한 이들의 장미’라 불리는 작약을 가장 사랑한다는, 정원이 선사하는 마법과 환희를 작품에 담아온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창의와 일상 세계 간의 연결점’을 꽃과 정원에 둔 크리스챤 디올 뷰티가 그의 전시 <정원과 정원>을 후원했다. 올여름 서울은 이들이 덕수궁 연못에 피운 황금 연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황금 연꽃’. 연꽃처럼 고통을 넘어 깨달음에 이르기를 바라는 불교적 메시지를 빌려오고, 장-미셸 오토니엘만의 동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기간
8월 7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덕수궁 정원
문의 서울시립미술관(02-2124-8800), 크리스챤 디올 뷰티(080-342-9500

몸을 엉큰 나뭇가지들, 묵은 낙엽, 폭발하듯 피어난 꽃 무더기…. 구도랄 것 없이 흩어져 있는데도 보태거나 위치를 바꾸면 안 될 것처럼 조화롭다. 질서와 평화의 법칙을 가장 잘 아는 스승, 자연이 만든 완벽한 평화의 얼굴이다. 이 정원에서 숱한 현자와 예술가가 영혼의 평화를 얻고, 영감을 발현했다.

그랑빌 저택 정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 생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크리스챤 디올, 첫 작품을 “생테티엔의 할머니 정원에서 아네모네에 유황을 묻히고, 석류를 해부한 작업”으로 꼽는 장-미셸 오토니엘. 시공을 초월해 두 아티스트는 ‘정원’으로 교감한다. “꽃은 여성 다음으로 가장 신성한 존재”라고 한 크리스챤 디올이나 “꽃이 내포한 신화는 인류의 그것과 닮았다”라고 한 장-미셸 오토니엘처럼 이들에게서 교집합을 찾는 건 쉬운 일이다. 그리고 전시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에서 우리는 세계 혹은 인간을 탐구하는 방법을 꽃과 정원에서 찾고자 분투한 두 예술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1964년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태어난 장-미셸 오토니엘은 현대미술 작업으로는 이례적으로 2015년 베르사유궁전에 ‘아름다운 춤’을, 2019년 루브르박물관에 ‘루브르의 장미’를 영구 설치했다. ©Brigitte Lacombe/ Dior
유리 산업으로 유명한 인도 피로자바드의 유리 공예가들과 협업해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한 ‘프레셔스 스톤월’. 벽에 반사되는 형체가 영혼의 불꽃처럼 보인다.
정원은 에덴처럼 보호받는 장소이자, 에너지를 얻는 장소죠.” 오토니엘은 정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조각과 설치 작품 70여 점을 한국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루브르박물관에 영구 소장된 회화 ‘루브르의 장미’, 이의 연장선상이자 덕수궁의 오얏꽃 문양에서 착안한 회화 ‘자두꽃’, 수학자와 함께 개발한 반사 이론을 적용한 조각 ‘매듭’(매듭이면서 일견 DNA 염기 서열, 혹은 무한대의 우주로 보인다), 벽에 반사되는 형체가 조각품의 영혼으로 보이는 벽돌 조각 ‘프레셔스 스톤월’…. 당신은 이 작품들에서 꽃과 정원을 발견했는가? “‘정원과 정원’은 예술로 다시 보게 되는 장소의 의미, 관객의 마음에 맺히는 사유의 정원을 포괄합니다. 각각의 작품은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합니다. 고통을 이겨낸 부활, 희망 같은 것이죠.”


생애 전체에 걸쳐 꽃과 정원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이를 크리스챤 디올의 크리에이션에 지속적으로 반영한 무슈 디올.
그는 특별히 덕수궁을 전시 장소로 택했다. 대한제국 황궁에서 펼쳐진 역사를 사색하고, 치유와 희망을 되새긴다는 뜻을 담았다. 그 덕수궁 연못 한가운데에 설치한 구슬 조각 ‘황금 연꽃’은 고행과 깨달음을 상징한다. 연못 안 나무에는 영험한 나무에 소원을 비는 인류의 풍습과 연결된 ‘황금 목걸이’를 걸었다. 쿠튀르와 향수 크리에이션에서 영감 이상으로 정원을 대한 크리스챤 디올. 그 뜻을 이어받아 ‘디올 문화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크리스챤 디올 뷰티가 이번 전시를 후원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숲길을 복원하는 ‘퀸즈 그로브’, 유서 깊은 정원 ‘튀일리 로즈 가든’의 재조성까지 그동안 디올 뷰티의 ‘디올 문화 정원’ 프로젝트는 예술과 일상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크리스챤 디올과 장-미셸 오토니엘이 꽃과 정원으로 세계를 탐구한 결론은 바로 이것일 테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완벽한 평화는 염원에서 온다는 것. 비바람 같은 고행 끝에 한 떨기 꽃으로 피어난 깨달음처럼 말이다.

글 최혜경 기자 | 자료 제공 크리스챤 디올 뷰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