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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 안성, 포천, 용인을 새롭게 여행하는 법
주민이 끌고 지자체가 밀어주는 관광은 지속 가능한 여행의 미래를 보여준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주민 주도의 관광으로 지역 발전을 이끄는 사람들. 네 지역 관광두레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

파주, 평화오르골
갈등을 치유하는 평화의 울림

(왼쪽부터) 숲해설가 김정호 대표, 설치미술 작가 윤상규 이사, 도예가 이상구 이사.

도자기로 빚어낸 대전차 지뢰 오르골.

녹슨 지뢰 위에 추모하듯 세운 총과 철모, 분홍 꽃 한 송이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청아한 소리와 함께 지뢰가 돌아가는 순간, 갈등의 현실은 평화의 울림으로 채워진다. 이 독특하고 인상적인 오르골은 설치미술 작가, 도예가, 오르골 기술자, 숲해설가 등 파주 문화 예술인이 의기투합해 완성했다. 이들이 구성한 관광두레 ‘평화오르골’은 파주 방문객이 분단의 현실을 실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화를 되새기며 갈등을 치유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갈등의 숲과 오르골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숲해설가와 함께 숲을 거니는 것으로 시작한다. 감고 올라가는 방향이 서로 달라 얽히고설킨 칡과 등나무를 통해 갈등葛藤의 어원을 짚어보고, 우리의 갈등과 나의 갈등을 들여다본다. 그런 다음 오르골을 만들면서 풀리는 태엽과 함께 마음의 갈등도 풀어내는 치유의 시간을 보낸다. 2020년 가을,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벌써 1천여 명의 사람이 갈등의 숲을 지나 평화의 오르골을 만들었다. 관광두레를 통해 외부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다는 김정호 대표. 앞으로 성장세가 뚜렷해지면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도 계획하고 있다. “오르골 제작은 수작업이라 일손이 많이 필요해요. 사업이 성장하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지역아동센터나 장애인복지관 친구들에게 오르골 만들기 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려 합니다.” 평화오르골의 울림에는 수많은 갈등 속에서 나를 보듬고, 우리를 감싸 안는 힘이 있다.
문의 010-2704-7773


안성, 목금토크래프트
공예로 안녕한 안성의 내일

(왼쪽부터) 이주연, 성영숙, 이한원, 최지영, 장경애, 장경아 공예가.

영롱한 빛의 도자기.

질감과 색감이 살아 있는 한지 공예 인형.
예로부터 ‘장인의 고장’이라 일컫는 안성에는 도자기, 한지, 가죽, 천연 염색, 금속, 직조, 천연 향초까지 일곱 가지 공예를 한 공간에서 체험하고 공예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일곱 명의 공예가가 함께하는 관광두레 ‘목금토크래프트’가 바로 그 주인공. 공예를 상징하는 재료인 나무(木), 쇠(金), 흙(土)에서 따온 이름처럼 공예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공방에서 나만의 공예품을 만드는 시간은 특별하다. 목금토크래프트는 안성이 배출한 시인 박두진의 시 ‘해’를 모티프로 ‘안성, 안녕해’라는 콘셉트 아래 해의 색감과 형상을 차용한 도자기 버너 램프, 노트북 가죽 파우치, 한지모듈 접시, 동판 북마크 등 다양한 공예품을 개발하고 있다. 안성을 대표하는 로컬 기념품 개발을 비롯한 관광두레사업 경험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작가의 틀을 깨고 사업 역량을 키우며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지역 내 다른 주민 사업 단체, 기업체, 관공서, 대학교와 협업하며 활동 폭도 넓어졌다. 바쁜 활동 속에서도 목금토크래프트는 1년에 한 번 기부전을 열고, 소외 계층 학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안성은 정말 장인의 고장 같다는 말이 나올 정 도로 지역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이한원 대표. 다시 공예로 전 국민에게 주목받는 안성의 미래를 꿈꾸며 일곱 명의 공예가는 더 멀리 뛸 준비를 하고 있다.
문의 031-676-6543


포천관광두레
건강한 상생을 위한 출발

(왼쪽부터) 한정현 대표, 박선미 관광두레 PD, 김명숙 대표, 박인미 대표, 김보람 대표, 포천시청 이광호 팀장.

포천 명소인 비둘기낭폭포. 사진 제공 포천시청
유네스코 인증을 받은 국립수목원과 한탄강지질공원을 비롯해 산정호수, 천주호 등 풍부한 자연을 바탕으로 ‘포천관광두레’는 새로운 관광을 꿈꾼다. 한탄강 여행자를 위해 건강한 로컬 도시락을 준비하고, 지역 농산물을 가미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며, 포천에서 길러낸 안전한 먹거리와 오감 치유 세러피 체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차별화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포천피크닉’ 김보람 대표는 시즌마다 포천의 농산물을 활용하고, ‘힐데루시 자연치유’ 박인미 대표는 포천 시화市花인 포천구절초를 활용한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네 번의 도전 끝에 선정된 만큼 포천 시청의 관심도 남다르다. 관광산업과 이광호 관광정책팀장은 “관광두레사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올해 초 준공하는 ‘청년여행창고’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지원 및 협력해나가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관광 활성화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농업의 미래 가치를 알려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도시민과의 소통 체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라는 ‘포천로컬푸드 파머스마켓’ 한정현 대표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많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라는 ‘비둘기낭 마을’ 김명숙 대표. 그 중심에는 상생을 희망하는 마음이 있다. 주민 사업체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한 상생, 농촌과 도시가 함께 살아가는 상생. 이 모든 것의 출발이 포천관광두레에서 시작되려 한다.
문의 031-535-9058


용인관광두레
작지만 확실한 여행의 시작

(왼쪽부터) 손선영 총무, 백영준 이사, 장말관 대표, 용인시청 이길우 과장, 최상봉 대표, 김진봉 대표, 도금숙 관광두레 PD.

청년 김대건길 풍경. 사진 제공 용인시청
리조트형 관광지를 넘어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용인을 위해 관광두레와 민관이 손잡았다. 용인시청 관광과 이길우 과장은 “관광 콘텐츠와 관광두레사업체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용인 관광의 축을 형성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자연을 품은 처인구, 그중에서도 원삼면과 청년 김대건길을 거점으로 펼치는 용인관광두레사업. 지역 농산물로 식음료를 개발하는 ‘공유농업’과 연을 활용한 먹거리를 선보이는 ‘내동마을’, 문화 예술인이 합심해 예술뚝! 마켓을 여는 ‘문화누리원삼’, 공정 무역 커피와 산나물 도시락을 판매하는 산촌 ‘장촌마을’이 함께하고, 이들을 공정 여행사 ‘길섶’이 잇는다. 길섶 손선영 총무는 “청년 김대건길을 따라 예쁜 마을들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용인관광두레’는 따로 또 같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밝은 내일을 바라본다. 공유농업 장말관 대표는 “도시와 함께 농촌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출발점”이, 내동마을 최상봉 대표는 “다른 마을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성공적 사례” 가, 장촌마을 백영준 이사는 “용인에도 소규모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는 자부심을 가질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문화누리원삼 김진봉 대표는 “지역의 예술 자원을 발굴해 원삼면이 문화 벨트로 자리매김하는 미래”를 꿈꾼다. 이 꿈들이 실현되면 우리는 도시와 농촌의 모습이 공존하는 용인에서 또 어떤 여행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된다.
문의 0507-1341-5880

글 신은정 | 사진 이정규 | 취재 협조 한국관광공사 경인지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