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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대표 진짜 디자인이 뭐야?
요즘 세상은 온통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44년 전에는 이 단어를 설명하기조차 힘든 시절, 전문지로 월간 <디자인>지를 발행하여 지금까지 510호를 발행하고 있으니 그 지구력만으로도 이 분야에서는 높이 살 만하지 않은가?


“옛날 백아伯牙라는 분은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유일한 벗이 죽자 거문고를 깨버렸다는 고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말조차 들어본 적 없던 시절에 이 일을 시작했기에, 들어줄 리 없는 거문고를 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깨버리고 싶은 적이 여러 번 있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디자인이 너무나 많은 분야에 활용, 심지어 오용되고, 학교에서 배운 디자인 원칙도 무색해져 누구나 디자이너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의 몫이 엷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 싱킹까지도 거론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디자인의 몫이 커졌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 거문고 연주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을 때만큼이나 어렵고, 나아가 혼란한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_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대표 수상 소감 중에서

음식의 맛보다 음식을 담은 패키지가 구매를 좌우하는 시대를 사는 요즘 세대에 디자인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그렇지만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처럼 누구나 쉽게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말하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산업 현장에서 통용하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우리 생활에 이토록 넓게 퍼진 것은 분명 이 분야 매체로부터 시작되고 자극 받았음은 틀림 없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에 디자인하우스 대표이자 <행복이 가득한 집>을 발행하는 이영혜 대표가 최초 여성 헌액자로,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인 故 김교만 교수와 함께 선정됐다. 40년 넘게 디자이너와 소비자, 기업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며 디자인 산업 발전을 위해 힘쓴 노고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1월 열린 제7대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헌액식. 왼쪽부터 윤병문 대전디자인진흥원 원장, 강병길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최인숙 강원디자인진흥원 원장, 이순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사장,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 이길형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 백진경 인제대학교 교수, 안장원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회장.


이영혜 대표와 함께 선정된 故 김교만 선생. 그가 작업한 월간 <디자인> 4호 표지 작품.

이영혜 대표는 10여 개 잡지를 창간하고, 5백 권 이상의 단행본을 펴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등을 연출하는 전시 기획자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월간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스타일H>.
이영혜 대표는 디자인 전문지 <디자인>을 발행하면서, 일반인을 위한 디자인지로 <행복이 가득한 집>을 창간, ‘생활을 디자인하면 행복이 더 커집니다’를 모토로 했다. 이후 전 세계 디자이너들의 각축장인 <럭셔리>와 남다른 쇼핑 스타일 가이드 매거진 <스타일 H>, 네이버의 디자인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울리빙디자인페어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주최해 디자인을 하는 사람도, 디자인을 사는 사람도 한자리에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처럼 다각화한 매체를 통해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을 길러주고,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주변과 사회 그리고 세대 간의 아름다운 사슬을 이어주었다.

한편 이영혜 대표와 함께 제7대 헌액자로 선정된 故 김교만 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간결하고 현대적 표현 기법과 민속 소재의 독창적 결합을 통해 당대 그래픽디자인 사조에 큰 영향을 미친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88서울올림픽 문화 포스터 디자인, 의료보험 심벌마크 디자인, 94한국 방문의 해 공식 엠블럼과 로고 디자인 등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펼쳤다.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헌액자의 주요 작품은 한국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www.kidp.or.kr)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헌액자들의 흉상은 코리아디자인센터 지하 1층에 전시된다.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국내 디자인 산업 발전에 공헌한 디자이너를 헌액함으로써 우리 디자인 역사를 기록하고, 디자이너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여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만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계 협회단체와 간담회 및 디자인계 제안을 거쳐 선정하고 있으며, 2012년 명예의 전당 선포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7대에 걸쳐 15명을 헌액했다.

제1대 2012년 故 봉상균, 故 조영제, 한도룡 ㆍ제2대 2013년 권명광, 故 민철홍, 박대순 ㆍ제3대 2014년 부수언, 최승천 ㆍ제4대 2015년 안정언, 故 양승춘, 정시화 ㆍ제5대 2017년 이상철 ㆍ제6대 2019년 박종서 ㆍ제7대 2020년 故 김교만, 이영혜

글 김현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