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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400호 <행복>을 만든 사람들이 꼽은 최고의 기사 - 2

2002년 9월호~
작가의 작품으로 장식한 표지


“가장 남다른 기획은 표지를 아트 작품으로 바꾼 것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모든 전시 오프닝에 가서 작품을 확인하고 섭외해서 진행했다. 처음 진행한 1년 동안은 작가와 갤러리 섭외가 정말 힘들었다. 왜 상업 잡지에 작품을 쓰느냐, 당시로는 엄청난 작품 사용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작품 위에 커버 라인 올라가는 것도 안 된다고 난리…. 창간 기념호 한 달만 해보자며 시작해 다들 몇 달 못 할 거라고 말렸는데,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어지는 <행복>의 상징이 되었기에 제일 보람 있는 기억이다.” _ 김은령 전 편집장 이 꼽은 최고의 기획


2004년 6월호
다니엘, 꽃이 너무 예쁘지?


“‘사람들이 아름답다’는 포토 에세이에서 행복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당시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는 ‘나비넥타이 매고 와인 마시는 삶’이 행복인 양 비치던 때인데, 솔직히 아니꼬웠다. 그게 과연 진짜 행복일까? 그래서 일반 행복과 반대되는 곳, 중증 장애아 고아원인 가브리엘의 집에서 만난 다니엘의 맑은 미소를 사진에 담았다. 솔직히 <행복>에서 이 사진을 실어줄까 반신반의했는데, 당시 조현주 편집장의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 화보를 계기로 진짜 ‘행복’이 생겼다. 다니엘을 돕는 구좌가 생기고 자원봉사자 행렬이 이어졌다. 덕분에 다니엘은 건강하게 자라 어느덧 스물둘 청년이 됐고, 여전히 가브리엘의 집에서 즐겁게 지낸다.” _ 사진가 준초이


2005년 6월호
돌아보니 내 남편은 거기 없었다


눈을 의심하지 말기를. 맞다, 남자의 누드 화보. 언제나 남자의 전유물이던 누드를 여자의 시선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매우 진보적 기획이었다. 제목은 또 얼마나 위트가 있는지!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결혼 전에는 나무랄 데 없던 몸이었는데, 지금은 어디 한 곳 헐뜯지 않을 수가 없다”로 시작하는 이 기사가 독자에게 폭풍 공감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주요 내용은 남편을 채찍질하기 위한 몸매 관리 노하우. 가슴에서 팔, 등에서 어깨, 엉덩이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남자 몸에 대한 여자의 로망을 담고, 연령별ㆍ부위별 운동법을 소개했다. 이때 <행복> 독자를 아내로 둔 네 명의 보통 남자가 팬티 차림으로 등장한 화보도 꽤나 파격적이었다.

구성 백승관 기자, 나도연 기자 사진 우종일


2006년 9월호
서울 하늘 아래에서 서울의 시간을 디자인한다


“<행복> 칼럼 중 ‘라이프&스타일’은 인물 사진 한 장의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암동에 있는 건축가 최욱의 집은 총 세 번 정도 촬영했는데, 이 사진은 레노베이션하기 전에 살던 첫 번째 집으로 옛날 대형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 당시 최 소장은 곧잘 지붕 위에 올라가 자유를 만끽했는지 대뜸 내게 “지붕 위에 올라가도 된다”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내 마음에 오래 남은 한 컷이 탄생했다. 그러고 보니 20년간 이 칼럼을 진행하는 동안 지붕 위에 올라간 사람은 단 두 명! 최욱 소장과 뇌공학자 정재승(2020년 11월호)이다.” _ 사진가 박찬우

진행 심의주 기자


2006년 12월호
나의 바다에서 당신의 식탁까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처럼 다시 포착할 수 없는 항구의 아침 풍경을 담기 위해 이른 아침 달려갔다. 그 찰나의 갈매기 떼와 고요한 물결. 내 마음과 <행복>에 남은 컷이다. ” _ 이우경 포토 디렉터가 꼽은 최고의 한 컷

진행 박은주 기자


2007년 9월호
나는 오늘도 집으로 갑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빨리 가고 싶은 집’이라고 말하겠다. 그 답을 가장 잘 보여준 기사였다.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의식주가 화려하고 풍요로운 공간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임을 증명했다. 단 한 명의 등장인물 없이도 가족의 온도를 담아냈고, 다른 아파트보다 단출하지만 오히려 더 빛나던 집의 풍경이었다. 김용균 영화감독이 스토리 기획을 맡아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의 생생한 모습이 자칫 밋밋하고 초라해 보일 수 있는 우려를 진정성 짙은 이야기로 가라앉혔다’(기사 중). 군침 도는 요리 기사를 마주
했을 때처럼, 문득 집에 가고 싶던 기억이 난다.”_ 심의주 전 편집장이 꼽은 최고의 기사

진행 최혜경, 김명연 기자 사진 김상곤


2007년 12월호
우리 그릇에 담은 Holiday Dessert 


“구선숙 편집장이 기자이던 시절, 어느 날 나에게 요리 화보를 함께 찍고 싶다며 연락을 했다. 패션만 찍던 사람인데 괜찮겠냐는 반문에 나의 비주얼 안목이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사실은 지금도 의문이다. 뭘 믿고 나에게 맡겼는지.(웃음) 하지만 이를 계기로 이후에 <행복>의 ‘아는 만큼 맛있다’를 비롯해 요리 칼럼을 꾸준히 진행했다. 나에게 요리라는 심오한 세계를 알게 해준 매우 고마운 화보다. 지금 보면 미흡한 것투성이지만, 그래도 달항아리에 걸친 성탄 지팡이, 초콜릿 봉봉을 얹은 놋숟가락을 쌓아 만든 트리 컷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_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가 꼽은 최고의 화보 

진행 나도연 기자 그림 고찬규


2008년 1월호
바람 타고 날아오르는 나이, 마흔이 뭐기에


청소년기 못지않은 질풍노도 시기에 접어든, ‘바람이 분다’고 감지한 여인을 위한 이야기. 새치와 주름이 늘고, 가슴의 탄력이 떨어지는 등 마흔 즈음 여성에게 나타나는 몸의 증상부터 마흔 바람의 정체에 대해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조언을 담았다. “사춘기의 바람은 어디로 튈지 몰라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실에 기반을 둔 40대의 바람은 열정으로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지금의 40대에게도 유효할 듯. 이어서 마흔에 등단한 소설가 박완서부터 마흔 넘어 암벽등반을 시작한 주미경 씨, 취미 활동을 함께 해 마흔 고비를 넘긴 윤대성ㆍ김정림 부부의 사례는 이 시기를 극복하도록 용기와 희망을 준다.

진행 구선숙 기자 사진 임준빈


2008년 5월호
이제 웰빙이 아니라 웰다잉 시대


말하기 조심스럽고 무거운 죽음. 하지만 우리 삶의 본질과 가장 가까운 것이기에 <행복>은 이 주제를 종종 다루었다. 2004년 11월호에서는 독자에게 ‘유언장을 써보라’는 기사를 소개하기도. 2008년에는 가정의 달에 ‘행복한 가족은 행복한 죽음을 준비한다’는 부제목으로 여덟 페이지에 걸쳐 웰다잉 노하우를 제안했다. 죽음을 바르게 생각하기부터 작별 편지 쓰기, 아름다운 장례식, 슬픔 치유법, 수의 등 다층적 관점에서 유용한 정보를 한데 모았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잘 살았다 한들 죽음을 편안히 맞이하지 못했다면 잘 살았다고 할 수 없다. 행복한 삶뿐만 아니라 행복한 죽음도 중요한 문 제다”라는 메시지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글과 구성 최혜경 기자


2008년 9월호
<행복>이 선정한 한국의 식품 명인


사람을 믿으면 그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도 믿게 된다. 식재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기획한 칼럼. 그래서 자연이라는 재료에 진심을 담고 공을 들여 먹거리로 승화하는 인물 중에 명인이라고 부를 만한 최고 중 최고를 모았다. 매실 명인 홍쌍리부터 장아찌 명인 박광희, 두유 명인 정요섭, 토판 천일염 명인 김막동 등 총 열세 명의 식품 명인과 그들이 생산한 식품 판매처까지 소개했다. 반응은 몹시 뜨거웠고 그 열기에 부응해 <한국의 식품 장인>이라는 단행본으로도 출간했다. 또 기사가 나간 후 구매로 연결하는 ‘스토리샵’을 진행했는데 주문 전화가 쇄도했다. 지금도 이들의 작품 같은 식품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진행 구선숙, 이화선 기자 사진 양재준 스타일링 서영희


2008년 10월호~2012년 2월호
조용헌의 백가기행


동양학자 조용헌 선생과 함께 우리나라 집이 품고 있는 각양각색의 기운을 풀어보는 ‘백가기행’을 연재했다. “나는 어떤 사람의 집을 볼 때는 먼저 그 집터를 봐요. 집 뒤의 산자락은 갈지자로 내려왔는가, 직선으로 내려오면 급수가 떨어지죠. 많이 휘고 굽을수록 정제된 기운이 집터로 내려온 것입니다. 좌청룡, 우백호와 앞산이 어떤 모습인가도 살펴봐요. 그다음에 집의 구조. 어떤 점이 이 집만이 지닌 독특한 구조인가, 특징은 무엇인가 등을 보지요.” 출판사 열린책들을 운영하는 홍지웅 사장의 평창동 집부터 충남 논산 명재고택 등 전국의 풍수적 요건이 좋은 집을 소개한 기사는 인기가 높아 단행본 출판으로도 이어졌다.

정리 강옥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