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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_ 행동가들 변화를 위해 앞장선 사람들 - 1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어쩌면 책 가 경고한 시점보다 더 짧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전 지구인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동참을 이끄는 캠페이너 6인을 만났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저자이자 방송인 타일러 라쉬
“우리는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책의 반응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세계국제자원기금(WWF)과 4년 넘게 홍보 대사로 활동했고, 종종 환경에 대한 발언을 해왔다. 그런데 타이밍 때문일까, 지금까지와 달리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전체 도서 판매 순위 31위까지 올랐다. 환경 주제 책으로는 매우 이례적 성적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해주시는데,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마음이 움직였다는 의미라 아주 뿌듯하다.

국내 출판 시스템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환경을 덜 훼손하는 제작 방식을 고민했고, 그래서 FSC 인증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한 나무로 만든 종이를 고집했다. ‘가능하다’는 인쇄소를 만나기까지 오래 걸렸다. 사실 모두가 이미 기술은 다 갖추고 있지만, ‘소비자는 두껍고 광택 있는 종이를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보고 “작고 가벼워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라는 걸 기업에 알려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로 구매권을 행사하고, 누군가 쇠고기를 먹자고 할 때 삼겹살 먹자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처럼 환경값을 줄이는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너무 큰 것부터 요구하면 무너지기 쉽다. 오늘부터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살거야?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다. 내가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조금씩 하다 보면 생활 기반이 달라지고, 어느 날 “몇억 줄게요, 치킨 광고 할래요?”라는 제안에 선뜻 “괜찮아요”라고 답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의 바람은? 어떤 형태로든 환경이라는 주제 안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요가 강사이자 나투라 프로젝트 기획자 신지혜
“무해한 삶을 살기로 해요”


나투라 프로젝트란?
라틴어로 네이처nature를 뜻한다. 크게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일로, 구체적으로는 야외에서 요가하고 비건 음식을 나누며, 클린 산행을 하고, 소외 계층을 위해 기부하는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엔 야외 요가로 시작했다. 우울하고 무기력하던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창밖으로 새싹이 움트는 걸 보고 산책을 하면서 자연에서 치유를 경험했다. 그래서 야외 요가 클래스를 하게 됐고, 자연스레 이 좋은 자연을 잘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수업에 모인 사람들에게 일회용품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클린 산행을 함께 하며, 점점 확장해나갔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선한 일들이 생기고 있다.

어느덧 3년째인데, 변화가 느껴지나?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3년 전만 해도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실천하기까지 망설이게 되고 용기가 필요했다. 당시만 해도 ‘과일이나 채소를 살 때 바구니를 들고 가면, “부딪혀서 상한다” “왜 피곤하게 사니” 등의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지금은 “좋은 일 하시네요” “이래야 세상이 변하는 거 같다” “젊은 사람들한테 배워야 돼”라고 한다.

책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를 썼다.
한 명의 완벽한 실천보다 여러 사람의 잦은 지향이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만든다는 믿음으로 먼저 시도해본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무해한 삶의 장점은?
시간과 돈이 덜 든다. 친환경적 삶은 필요한 걸 덜어내고 안 쓰는 것이기에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자연 파괴 현상에 일조하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얻는다.

앞으로의 꿈은?
지역사회 프로젝트로 성장하고 싶다. ‘아나바다’ 실천을 추구하는데, 지역 커뮤니티가 잘 활성화되어 있으면 먹거리부터 무엇이든 장터나 중고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런 커뮤니티로 확장하고 싶다.

야외 요가와 플로깅
자연 속에서 요가를 즐긴 후, 천천히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하며 공원을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일시 10월 20일(화) 오후 2시~3시 30분
장소 서울숲(집합 장소 별도 공지)
참가비 3만 원
인원 8명
준비물 요가 매트(혹은 돗자리), 물, 수건, 자외선 차단제
신청 방법 <행복>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에 참가 이유를 적어 신청하세요.


친환경 제품 쇼핑&기부 플랫폼 ‘모레상점’ 대표 이지은
“생활용품부터 하나씩 바꿔나가요”


모레상점을 오픈한 계기는?

지금까지 녹색 제품의 한계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를 극복하려면 만든 과정과 품질이 좋으면서 기능과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세련된 취향을 고려해 모아놓은 곳이 필요하다 느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사용할 테니까.

수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우리는 수익이 아니라 매출액의 1%를 기부한다. 수익 1%면 매출의 0.1%인 셈이니, 수익의 한 10%를 기부하는 셈이다.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미국의 원 퍼센트 포 더 플래닛 재단의 멤버가 되어 기후 재난에 기여하고 싶었다. 이곳은 일종의 서약 기관이고, 기부금은 ‘일회용품의 여행 프로그램’이나 ‘보No보No 하천 복원 프로젝트’로 후원하는데,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입점 제품 선정 과정은?
우리가 소개하는 제품은 실제 내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제품이기도 하다. 문제를 느끼면서 하나씩 바꿔가고 있는데, 일일이 직접 사용해보면서 추천할 만한지 판단한다. 예를 들어 인체뿐 아니라 자연에도 무해한 생리대를 찾고 있다. 떠돌아다니는 기사 말고 근거를 찾아 연구 리포트를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하는 제약이 있기에 시간이 걸리지만 꼭 찾아낼 거다.

쓰레기를 양산하는 온라인 몰의 한계에 대해
미국 MIT 대학의 연구 중 ‘온라인 쇼핑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는 결과가 있다. 땅이 넓은 미국의 경우일 수도 있지만. 친환경 포장재와 발생 절감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으며, 좀 더 안정적 시점이 되면 일정 금액 이상을 채워야 배송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큰 그림은?
세상의 모든 제품이 지속 가능한 것으로 대체되는 날을 만들어가고 싶다. 또 내일의 다음 날이라는 뜻의 ‘모레’라는 순우리말을 휘게나 라곰처럼 정신적 가치를 담은 상징어로서 ‘한국인은 조금 더 미래를 내다보는 민족’임을 세계에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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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옥진 기자 | 사진 이정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