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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3주년 특집 : Since 1987 내 인생, 33주년



<삼십세>를 쓴 잉게보르크 바하만 식으로 말하자면, 서른세 살은 ‘매력이 있다/매력이 없다, 이성적이다/비이성적이다, 얌전하다/거침이 없다 등등의 방법으로는 말할 수 없는’ 나이입니다. 미숙과 성숙 사이에 끼인 나이, 스스로를 젊다고 내세우는 게 어색해지는, 그러나 아무튼 젊은 나이. 자신에게 반해 있지도 않으면서 여전히 자신에게 몰입하고 싶은 나이…. ‘서른세 살의 나’에게 찍히는 인장은 모호함투성이입니다. 1987년 9월에 창간한 <행복이 가득한 집>이 서른세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여느 1987년생처럼 정치 민주화, 대중문화의 폭발적 성장, 신자유주의 체제 등 질풍노도의 세상을 헤쳐왔습니다. 그리고 2020년! 잡지 몰락의 시대에도, 팬데믹 상황에도 꽤 무탈하게 지내지만 우리 역시 모호한 나이를 지나는 중입니다. 도전과 안정, 미숙과 성숙 사이에 선 <행복>이 서른세 살 동갑내기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슬쩍 물었지요. “당신의 식사는, 일은, 집은, 관계는, 행복은, 통장은, 잠은, 인격은 안녕한가요?” 그 답은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같아서 무어라 규정할 수 없더군요, 아직은. 그래서 더더욱 사뭇 신비로운 ‘인생, 33주년’. 축하하고 축하합니다!

기획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 디자인 심혜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