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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2주년 특집_아티스트 인터뷰 사진가 피트 에커트Pete Eckert, 마음의 눈으로 본 세상을 카메라로 시각화하다
여기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삶의 원칙이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기꺼이 도움 받고, 그래서 감사하며, 보답하면서 사는 것.’ 그런데 문득 깨달았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행복의 열쇠와 같다는 걸.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폭스바겐 아테온의 캠페인 비주얼 작업을 맡은 피트 에커트.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였지만, 요청한 것 이상을 주려는 적극적 답변에서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이 전해졌다. “인생은 짧잖아요.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죠. 인생에서 ‘즐거움 지수(fun quotient)’는 높을수록 좋습니다.”


Volkswagen Project

Cathedral

Forest Ballet
사진 제공 Pete Eckert

“시각을 잃은 대신 청각, 촉각 등 다른 감각을 통해 접한 정보를 마음의 눈에 저장합니다. 얼굴이나 세부 요소는 정확하지 않을지 몰라도 시력이 정상인 사람이 본 것처럼 분명하게 기억하죠.”

지난해 폭스바겐이 아테온을 출시하며 멋진 캠페인 비주얼을 선보였는데, 그 사진은 시각장애인이 촬영한 것이라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피트 에커트, 그는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마야 린Maya Lin처럼 되기 위해 예일 대학교에 진학해 예술을 공부했다. 하지만 어느 날 의사로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 당시 여자 친구였던 에이미Amy에게 “날 떠나도 원망하지 않을게”라고 말했지만, 에이미는 피트 곁에 남아 아내가 되었다. “얼마나 고된 시간이 펼쳐질지 가늠도 안 되던 때, 그저 그녀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어요.” 이들이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세월은 어느덧 33년째. 물론 포기해야 했던 꿈, 녹록지 않았던 현실 등 지나온 터널이 밝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막상 살아 보니 그 터널은 예상치 못한 희망의 길로 안내했고, 생각만큼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며 절망하는 대신 가진 것을 보며 긍정적 마음을 유지했어요. 한 발 한 발 나아가자, 멈추지 말자는 마음으로 살아왔죠.”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시간을 찾고 나무를 깎으며 오브제를 만드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마침내 노출을 길게 열어 빛의 잔상을 남기는 독특한 스타일로 독보적 예술가가 된 피트 에커트. 지난해에는 서울 디지털 포럼의 강연자로 서기 위해 한국을 다녀갔다. “정말 최고의 여행이었어요. 사람들은 마치 나를 귀족처럼 대우해주었죠. 고급 호텔과 환상적인 음식은 압도적이었고요. 군인이라던 젊은 청년이 나와 에이미를 도와주었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유명한 사진가가 된 후에 더 행복감을 느끼는 건 맞지만, 그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정말 기쁜 일은 비록 시력을 잃었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란다. “사람은 좌절을 맛본 이후 다시 일어섰을 때 진가를 알 수 있다고 믿어요. 삶의 굴곡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요.” 그에게 소망을 물었다. “아내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고 싶군요.”

글 강옥진 기자 | 사진 안지섭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