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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태호 선인장이 꾸는 꿈
두꺼운 구리판을 자르고 두드리고 용접해 완성한 색색의 선인장 조각. ‘선인장 작가’로 불리는 조각가 이태호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선인장에 현대를 사는 우리가 간직한 꿈과 희망을 겹쳐 표현한다.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힘이 대단하다. 큼지막한 자연석을 가뿐히 들고, 엄청난 수압의 물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태호 작가에게 그 비결을 묻자 “조각 작업은 막노동이니까요”라며 웃는다.

‘선인장의 꿈-희망’, 스테인리스 스틸에 우레탄 페인트, 화강석, 21×11×77.5cm, 2014
1964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난 조각가 이태호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서울과 부산, 대구, 영천, 청도 등에서 개인전 14회와 다수의 국내외 그룹 전시에 참여했다. 최근엔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와 동촌조각축제에 초대되었다.

깊은 산속 도 닦는 신선의 손바닥을 닮아 선인장仙人掌이라 했다. 어느 해 봄이었을까. 조각가 이태호는 무심코 눈길을 돌린 작업실 구석의 깨진 화분에서 초록빛 생명을 발견했다.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화분의 깨진 틈으로 선인장이 자라는 거였어요. 그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지요. 이내 작업의 테마로 삼으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선인장 조각을 완성한 것이 2002년.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후, 작업을 할수록 선인장의 매력에 이끌려온 그는 어느덧 ‘선인장 작가’로 통한다.

사막에서 우리의 일상으로
선인장은 독특한 식물이다. 댕강 잘라 땅에 묻어도 뿌리를 내려 어디에나 쉽게 정착하지만, 어디에도 깊게 뿌리내리지 않는다. 뾰족한 가시와 단단한 껍질로 몸을 방어하지만, 속살은 더없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이태호 작가는 그런 선인장에 자신을 포함한 현대인의 삶을 포갠다. “선인장은 식물이지만 노매드nomad, 즉 유목적 삶의 요소를 지닙니다. 사막과 고산지대에서 자라던 식물이 이제는 우리가 사는 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요. 자의든 타의든 더 나은 삶을 따라 옮겨 다니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다 모든 조건이 맞으면 향기롭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테지요. 선인장의 가시는 잎이 오므라들어 변한 겁니다. 사막에서 수분 증발을 막고, 천적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불가피하지만 현명한 선택이었지요. 잎이 가시로 변하기 전, 태곳적 이상적 환경에 뿌리를 내린다면 뾰족한 가시 대신 넓은 잎을 틔울 수도 있겠지요. 우리가 저마다 가슴속에 품은 꿈처럼 말입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희망과 꿈. 그래서 그는 선인장 조각에 ‘선인장의 꿈-희망’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두꺼운 구리판을 가위로 둥그렇게 잘라 잎 모양을 만들고, 나무에 대고 망치로 무수히 두드려 오목해진 표면을 송곳으로 찍어 가시를 표현한다. 그 과정을 다시 한번 반복해 만든 한 쌍을 용접하고 접합부를 세심하게 매만진 후에야 줄기 하나가 완성된다. 수공이 여간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 아니다. 1년에 몇 작품을 만드는지 묻자 대중없단다. 몰아서 작업하는 편인 그는 큰 전시 일정이 잡히면 연이어 스물다섯 점 정도를 완성하는데, 밥 생각할 겨를도 없이 며칠을 연이어 작업하기도 한다. “작가는 매일이 일요일이고, 매일이 월요일” 이라 말하며 웃는 그.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시를 통해 이미 발표한 작품이라도 다시 해체해 형태를 새롭게 만든다. 그러면 자식에게 새 옷을 입힌 것처럼 마음이 너무 좋다. 공이 많이 든 만큼 작품 하나하나에 애정이 큰 그는 잘 보살펴달라는 의미로 작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물을 주며 가꾸면 선인장이 자랄 겁니다”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요즘엔 스테인리스 스틸, 마블 스펀지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 범위를 넓히고 있다. 노랑, 빨강, 파랑 등 원색 으로 선명하게 칠한 색상이 원래 색인 녹색이 아닌데도 선인장과 인공적 느낌 없이 어울리는 것이 흥미롭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작품도 생각보다 무거운 건 받침대나 화분 역할을 하는 아랫부분을 자연석을 깎아 만들기 때문. 자연석의 거친 표면이 선인장의 강렬한 원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일지도 모른다. 불교 철학을 바탕으로 명상적 분위기를 풍기던 그의 이전 작업과도 연결되는 부분. “받침대 정면에는 북두칠성을, 뒤에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새겨 넣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의 중심인 북극성을 중심으로 도는 두 별자리입니다. 각각 동양과 서양을 의미한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선인장을 우주와 동서양의 중심에 둔 것이지요.”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에 설치한 대규모 작품. ‘선인장의 꿈-희망’, 스테인리스 스틸에 우레탄 페인트, 화강석, 30×30×650cm, 2018.

망치로 거듭 두드려 오목하게 구부린 철판에 송곳으로 찍어 가시를 표현한다.

작업실 한쪽에 작품을 보관하는 작은 갤러리를 만들었다.
나란히 자라는 꿈과 희망
이태호 작가는 규모가 큰 공공 조형물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 한 오피스텔 앞에 높이 7m가 넘는 선인장 조각을 세웠는데, “익숙하던 선인장이 다르게 보인다”는 사람들의 반응이 무척 반가웠다고. 조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선인장 고유의 강인한 생명력과 선인장이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을 보다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이태호 작가. “선인장을 조금 더 풍부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선인장은 잘라낸 단면에서도 새싹이 돋고,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형태는 뿌리줄기 식물을 연상시키기도 하지요. 여전히 표현해야 할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궁무진합니다.” 경산 작업실 정원 마당에는 그의 작품을 닮은 손바닥 선인장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지인이 근처에서 공장을 운영하는데, 몇 년 전에 그곳 뜰에 자라는 걸 몇송이 가져다 심었더니 이렇게 자랐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아랫부분만 말라 있다가 봄이 되면 다시 싱싱하게 되살아나지요. 선명한 노란색이 매혹적인 꽃을 피운 뒤엔 자색 열매도 맺습니다. 어디서 씨가 날아왔는지 레몬밤이라는 허브가 함께 자라기 시작했는데, 따로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잘 공존하더군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지만 다른 생물을 배척하지 않는 선인장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최근 작업엔 한 화분에 선인장 여러 그루가 나란히 함께 있는 작품이 여러 점 눈에 띈다. 선인장의 꿈과 희망도 함께라면 몇 배 더 커질 테니까.


<행복이가득한집>과 MASTERPIXTM가 함께 하는 캠페인 가볍게, 작품 한 점


이태호 ‘선인장의 꿈-희망’, MASTERPIX
크기 81×61cm
가격 40만 원(30점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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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규영 기자 | 사진 김정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