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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마주하기 마음도 청소가 필요합니다
집 안에 쌓인 잡동사니만 싹 버려도 마음이 홀가분해 지는 경험,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마음이라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케케묵은, 이롭지 않은, 영혼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있는 감정들을 말끔히 버리는 순간,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아무리 근사한 집에 살아도, 감정 창고의 모습이 형편없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다. 마음속에 곰팡이가 슬고, 곪아가는 감정이 있다면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매일10분을 투자해 오늘 하루 동안 나를 지배한 감정을 들여다보라. 부정적 감정을 버리고, 긍정적 감정으로 채워 맑은 샘물처럼 만들 것! 오랜 연습이 필요하지만, 어떤 감정이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


당신의 감정 창고는 어떤 모습인가요?
감정이란 절로 쌓이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매 순간의 경험은 감정을 낳고, 추억할 수 있도록 마음속에 남게 마련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의 마음속 감정들을 그림으로 그려본다고 상상해보자. 누군가의 감정 창고는 말끔하게 정리되어 밝고 깨끗하며, 누군가의 마음은 관리를 안 해 거미줄 쳐진 낡은 다락방처럼 칙칙하고 지저분할 것이다. 감정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해가 되는 감정은 버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내 안에 켜켜이 쌓인 감정들에 휘둘리다 보면 당연히 삶이 피곤해진다. 마음테라피연구소의 이지혜 대표는 저서 <이기적 감정 정리법>에서 감정 정리가 왜 중요한지 명료하게 알려준다. “감정의 혼란은 삶의 혼란으로 이어지지요. 단순하고 쾌적한 삶을 살고 싶다면 감정 정리를 잘 해야 해요. 감정이 명료하게 정리되어야 비로소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즉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감정을 현명하게 조절해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와 정신적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마음 청소가 첫 단계라는 말씀! 마음 청소를 미루다 보면 몸에 병이 날 수도 있다. 근심과 불쾌한 일 등 부정적 감정을 마음속에 쌓아두는 것은 부패한 음식을 모아두는 것과 같아서 심신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한 우리의 반응으로, 정신적ㆍ생리적ㆍ행동적 요소를 모두 포함합니다. 불안,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면 우리 몸은 심장이 뛰거나 땀이 나는 등 생리적으로 변화하고 그에 따라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등의 행동을 하지요. 또 강한 적개심과 분노가 심장병의 위험을 높이고,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왜 나는 감정 때문에 힘든 걸까>의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연희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SNS로 불교의 지혜를 전하며 1백만 팔로어를 거느린 쉐청學城 스님도 이와 같이 말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요. 특히 번뇌는 우리 에너지의 대부분을 소모합니다. 마음이 평온하고 맑으며 선법으로 충만하면 쉽게 피곤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 창고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먼지가 그득한 곳은 없는지, 썩어가는 곳은 없는지, 지금까지 너무 많은 감정적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 건 아닌지. 그렇다면 당장 마음 청소가 답이다. 감정만 잘 정리해도 더 나은 삶과 건강한 삶, 그리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 테니까.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
마음 청소의 기본은 마치 분리수거를 하듯 감정 종류를 분류하는 일이다. 인간의 대표 감정을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라고 볼 때 어떤 감정의 비중이 더 큰가에 따라 마음속 감정 창고의 분위기는 크게 다를 터. 아무리 인테리어가 근사한 집에서 산다고 해도, 감정 창고의 모습이 형편없다면 결코 행복한 삶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감정 창고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까? 무작정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정리법은 칙칙한 부정적 감정을 버리고, 맑은 긍정적 감정으로 채우는 거다. 절대 감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일상에서 잡동사니가 많은 구역을 천으로 덮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감정은 그렇게 쉽사리 감출 수도 없고, 자꾸 감추려 하면 문제만 야기한다. 쌓이고 묵힌 감정은 곪아서 결국 몸의 병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참다 보면 감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슬프거나 우울해도 그것을 알아차리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거죠. 대신 두통, 속 쓰림, 어지러움, 가슴 답답함 등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클리닉으로 가야 할 환자가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통증의학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왜 나는 감정 때문에 힘든 걸까>의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연희의 설명이다. 그러니 감정 정리 이전에 선행해야 할 것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아, 내 마음속 감정 상태가 지금 이렇구나.’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버린다는 건, 내려놓거나 극복하는 것
물론 감정 정리라는 게 말처럼, 글처럼 쉽지는 않다. 특히 영혼을 갉아먹는 부정적 감정을 사라지게 하기까지는 오랜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감정이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는 사실! 감정의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조금씩 노력해보길 권한다. “사람이 겪는 다양한 감정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어요. 슬픔을 통해 기쁨을 알고, 미움을 통해 사랑을 알게 되니, 모든 감정은 필요한 겁니다. 다만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감정과 행복하게 만드는 감정이 있고, 내가 원하는 감정과 원하지 않는 감정이 있을 뿐이지요.” 마음테라피연구소 이지혜 대표의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 불만, 두려움은 사람들 마음속에 흔히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으로, 각각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다. 걱정은 버려야 할 가장 쓸모없는 시간 낭비다. 걱정을 하면 할수록 상황은 점점 나빠지는 법. 일어날까 봐 걱정스러운 일보다는 일어나길 바라는 일에 더 많은 생각을 쏟는 게 훨씬 현명하고 생산적이다. 지금 당장 걱정거리 목록을 작성해보길. 그리고 그 걱정이 떠오른다면 곧바로 알아차리고, 생각을 바꾸는 연습을 한다. 불만도 떨쳐내야 할 감정이다. <영혼 해부학>의 저자 캐롤린 마이스는 모든 질병의 뿌리는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혹은 어떤 상황에 의해 부당하게 대우받은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적으로 이런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그 기억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마음의 병만 더해간다. 당장 용서하고 떨쳐버려야 한다. 한편 두려움은 극복해야 할 감정이다. 미래를 부정적으로 예상하 는 경향이 있거나,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봐 두렵거나, 두려움이 심하면 쉽사리 잠도 이루지 못한다. 정신과 의사 주디스 올로프는 저서 <감정의 자유>에서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건 용기라고 말한다. 이번에도 목록을 작성하는 게 도움이 된다.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을 써보세요. 구체적일수록 좋아요.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을 알아내야 무방비 상태로 당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하나하나씩 각 두려움에 대해 어떤 용기를 발휘해야 할지, 영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용감하던 때를 떠올린다. 용기의 에너지를 통해 초조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수축되는 기분 대신 확장되는 기분을 느끼면 조금씩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


행복한 사람의 마음 관리법

낭비되는 에너지를 생산적 에너지로 바꾼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감정들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한 감정들을 정리할 때 소모되던 에너지가 삶을 향한 생산적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부정적 사람과는 거리를 둔다
잠깐 만났을 뿐인데도 기분이 더 나빠지는 사람이 있다. 당신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사람은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다.

감정 정리를 위해 하루 10분을 투자한다
물건도 너무 많이 쌓이면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듯 감정도 그날그날 정리하는 게 좋다. 오늘 하루 동안 나를 지배한 감정을 들여다본다.

잡념을 멈춰라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보통 하루에 약 6만 가지 생각을 한다. 이 가운데 95%는 어제 한 생각의 반복이다. 또 그제 한 생각과도 반복이고. 즉, 대부분 목적 없는 비생산적ㆍ반복적 잡담과 같다.

하루의 일을 마무리해라
결론이 나지않은 대화, 아직 끝없이 남은 일들로 불면의 밤을 새우지 말기를. 누워서 머릿속으로 신경전을 벌이느니 앉아서 편지를 쓰는 게 차라리 낫다. 또 잠들기 직전, 해야 할 일을 노트에 적어본다. 그리고 몽땅 잊어버리고 잠자리에 든다.

과거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과거는 이미 연기처럼 사라지고 구름처럼 흩어진 것이다. 자신을 다치게 하는 것은 마음속 집착과 기억이다. 다시금 견딜 수 없는 과거의 일이 떠오른다면 자신에게 말하라. “한 줄기 옅은 안개가 바람에 사라지듯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미 존재하지 않는 과거 때문에 내일이면 후회할 오늘을 만들지 말자.

긍정적 생각을 키운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일도 많이 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면 맑은 샘물이 들어오듯 마음도 맑아질 것이다.

참고 도서 <감정의 자유> <내려놓으면 더 많이 얻는다> <왜 나는 감정 때문에 힘든 걸까> <이기적 감정 정리법>

글 강옥진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정하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