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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심리 전문가 정혜선 소장 성공한 사람은 자기성찰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기업체 임직원 대상으로 ‘사람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길을 안내하는 심리분석 프로그램과 CEO 및 핵심 임원들에게 리더십 자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 정혜신 소장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라고 한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은 단순하다. “다 달라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백인백색이죠. 다만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성찰을 하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전공인 정혜신 소장에게 자기를 성찰하게 하는 절호의 ‘찬스’를 제공하는 스트레스와 그 해법에 대해 들어본다.
인내심이 아주 강한 사람은 자기 보호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정신과 의사는 다른 분야에 비해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은 직업이다. ‘분석’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이성적이고 냉정하고 딱딱한 사람이리라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람의 마음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편케 해주는 대자연 같은 사람이다. 정혜신 소장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사람을 이해하고 돕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람 vs 사람> <남자 vs 남자> <삼색 공감>(이상 개마고원)을 통해 남성 심리 전문가로 불리게 된 그는 1996년부터 여러 기업의 중견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자아 경영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다 3년 전 ‘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를 열었다. 갈수록 기업의 요구와 참여가 활발해지고 성과들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데,지난해 최고위급 임원들의 유스트레스 캠프 개초를 제안했던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정 소장에게 ‘심리분석연구소도 엄연한 회사지만 일하는 게 마치 보살 행위 같다’는 말을 전했다.

요즘 한국인들의 행복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졌습니다.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의 반증이겠지요. 사람은요, 무의식적으로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심리 기제를 늘 작용하고 있어요. 균형을 찾기 위한 시도죠. 저는 요즘 스트레스나 정신 건강에 대해 관심이 가장 많은 곳이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경쟁을 하고 변하지 않으면 죽게 되는 정글 같은 세계니까요.”

기업 대표와 고위 임직원을 상대로 ‘사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데, 성과가 좋다고 들었습니다. “병원에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도 지적 수준이 높은 분들이 계십니다만, 보통 병원을 찾는 분들보다 건강하고 지적 능력이 상당하신 분들이라 옆에서 조금만 도와줘도 달라지는 속도가 말도 못하게 빨라요. 의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죠. 지금은 특히 경영자들을 주로 만나는데,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의 크기가 있잖아요. 자기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기 시작하면 자기 마음도 평화로워지지만, 그 평화로움이 대인관계에서도 드러나게 되거든요.”

덕분에 그분들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평화로워지겠군요.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꼽히지요. 스트레스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기후, 습도, 온도, 바람의 속도를 죽을 때까지 다시는 만날 수 없어요. 외부 세계는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죠. 그리고 우리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해가는데, 이러한 능력을 의학에서는 항상성homotasis이라고 해요. 그리고 추상적인 의미지만 항상점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보는데, 항상점을 깨는 모든 자극이 스트레스입니다. 항상점을 (방향에 상관없이) 이동하게 만드는 모든 자극을 스트레스라고 해요.”

사람의 놀라운 적응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좋은 환경이든 나쁜 환경이든, 어느 상황이든 처음 그 환경에 놓일 때에는 긴장감이나 스트레스가 생기지만 조금 지나면 금방 익숙해지는 경험을 대부분 해보았을 것이다.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지요? 착한 스트레스인 유스트레스eu-stress와 나쁜 스트레스인di-stress 말입니다. “디스트레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예요. 상사한테 깨지고, 부부싸움한 뒤, 열 받았을 때 등의 자극이 다 디스트레스예요. 유스트레스는요, 사람을 정서적인 면이나 지적으로 더 발전하게 만듭니다.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시대에 취직을 한다거나 회사에서 승진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어요. 이런 경우도 의학적으로는 스트레스라고 해요. 스트레스라는 것은 이 모든 자극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람의 기존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쪽으로 갈 수도 있고,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쪽으로 이동하게 할 수도 있어요. 스트레스의 자극원이 처음부터 디스트레스나 유스트레스로 갈라져 있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아요. 어떤 누구한테는 디스트레스가 되고, 다른 누구한테는 유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경계선상에 있거든요. 그래서 어떠한 자극을 받았을 때 무너지는 사람이 있고, 또 같은 자극이라도 그 자극으로 더 발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 스트레스’를 앓는 사람을 위해 소장님께서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자기 통제권을 크게 발휘해서 디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화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볼 수 있죠.”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는지요? “모든 사람들이 다 스트레스에 약해요. 특히 스트레스 레벨 자체가 전반적으로 대단히 높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개인차를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CEO들의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 심리를 분석하다 보면 공통 현상의 하나가 객관적인 스트레스 지수는 상당히 높은데 주관적인 스트레스 지수는 낮다는 점이에요. 그 갭이 상당히 커요.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스트레스 인내력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자기 보호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거든요. 실제 존재하는 스트레스는 굉장히 많은데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은 스트레스 인내력이 굉장히 높은 거죠. 반면 이 말은 스트레스에 예민하지 못하다는 거고, 자기 보호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자기 보호 능력이 약하다는 말은 결국 자기애가 약하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정 소장은 훈련을 받아들이는 육상선수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극도로 힘든 훈련 과제를 받은 선수 가운데 다른 친구들은 힘들어서 도망가는데도 혼자서 묵묵하게 육체의 한계를 이기며 고통스럽게 연습하는 선수의 인내는 대단히 높지만 몸을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된다는 것이다. 자기 보호 능력이 약한 이 선수는 인대가 끊어져야 연습을 중단한다. 인대 부상이 치명적이면 선수 생명은 끝난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인내했는데 돌아온 결과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것. 자기 몸을 보호하지 않은 결과는 혹독하다.

인내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습니다. 인내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요? “객관적으로는 좋은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으나 어떤 순간이 오면 개인적으로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도 스트레스가 많고, 나도 스트레스가 많으니까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요. 40~50대 남자들에게 성인병이 많고, 스트레스로 인해 굉장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많지요. (몸과 마음을 바쳐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배신당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본인은 배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과정 속에 개연성이 충분히 있거든요.”

정신분석학에서는 40~50대 남자들에 대해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요, ‘제2의 사춘기’란 무엇인가요? “자기 자아에 대해 진정으로 눈을 뜨는 시기로, 여자들은 40대 전에 오기도 해요. 이때가 되면 자기에 대해 깊이 성찰하기 시작하고 자기 정체성을 점검하려는 내적인 욕구가 올라옵니다. ‘내가 지금 이루고 있는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자문하고 성찰하게 되지요. 자기가 가진 것을 부정하고, 회의하고, 무의미하게 느끼기도 하죠. 이러한 감정들을 서둘러 막으려고 하지 않고, 그 갈등에 몸을 맡겨 충분히 흔들리는 사람들이 이후에는 더 매력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죠. 삶에 대해 여유가 생기고, 상대방에 대한 포용력이나 이해하는 폭이 넓어집니다. 눈이 넓어지죠. 그런데 그때 ‘내가 가장인데?’ ‘내가 이사 체면에 이러면 안 되지!’ 하며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경직돼 ‘골통’이 될 수 있어요.”

자기를 성찰하는 사람만 행복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지면 행복에 가까이 가는 것으로 여겼지만, 이제 정작 돈을 모으고 집을 장만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 함께 체험하고 있다. 가정불화는 심해지고, 이혼율은 높아진다. 세대 간의 단절도 커지고 있다.

행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는데요, 행복은 무엇일까요? “언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홀가분한 상태’겠지요. 사람들은 모두 많은 짐을 지고, 이고, 들고, 메고 있거든요. 그 많은 짐을 내려놓은 상태에서는 손도 좀 맘대로 쓸 수 있고, 머리도 맘대로 돌릴 수 있고, 머리에 이고 있는 것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게 되니 자유롭지요.”

행복에 관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오히려 짐 하나를 더 들게 되는 꼴이군요.(웃음) “이렇게 살면 행복하다, 그런 건 없어요. (사람마다 처한 환경과 생각이 다르니) ‘내가 지금 쥐고 있는 게 뭔지’ 잘 들여다봐야 되고, 쥐고 있는 것의 본질(근본)을 알아야 되죠. 쥐고 있는 것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자각하게 되면 홀가분해지죠.”

1 논현동에 있는 2층짜리 단독 주택을 사무실로 개조한 ‘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 다락방 느낌이 나는 그의 연구실에는 책과 책상, 환자가 누울 수 있는 소파가 단출하게 놓여 있다.


자신이 쥐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려면 ‘자신을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바라보는 것이 좋다. 자기가 출연하는 영화를 꼼꼼하게 리뷰하는 영화배우처럼,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드라마’를 살펴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사건이나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주인공인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마음을 먹는지 살펴본다.

행복의 출발점도 ‘내가 들고 있는 것’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지요? “자기 성찰이 가능한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어요. 행복은 재력이나 학벌, 지위 같은 외적인 조건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능력 여하에 달려 있어요.”

자기 성찰이란 자기의 언행을 반성하고 살피는 것입니다. 말은 알겠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이 무인도에 혼자 가게 되잖아요? 그러면 내가 활발한 사람인지, 수줍음이 많은 사람인지, 공격적인 사람인지, 냉정한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없어요. 고립된 상태에서 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자기를 알 수 있어요. 그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는 것이 곧 성찰하는 것이죠. 자기 성찰은 정신을 집중하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해요.”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겠군요!(웃음) “그렇죠. 하지만 가정, 회사, 학교에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실상 관계가 없는 사람이 많아요. 부부가 같이 살면서도 실상은 관계없는 사람처럼 사는 사람도 많아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보거나 듣지 않기 때문이에요. 대신 ‘저 사람이 이렇게 했어? 그건 이런 뜻일 거야’ 라고 스스로 판단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 안에서만 맴돌지요. 오해, 갈등, 상처는 자기 생각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데서 생겨요. 부부 사이에 깊은 사랑을 지속해나가는 데도 성찰이 필요해요.”

사람은 날아가는 새를 보며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새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까? 새가 자유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사람의 날고 싶은 욕망이 만들어놓은 해석일 뿐. 새는 날아다니고, 사람은 걸어 다니고, 풀과 나무는 한자리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존재일 따름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만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벽보다 더 두껍고 높은 단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함께 있는데도 정작 함께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면에서,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해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 아이에 대해 알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죠. 관계라는 것은 내가 있고 남도 있어야 하는 것인데, 모자 관계에서 엄마만 있고 정작 아이가 없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본질에는 사랑이 있다. 사랑의 결정체가 아이이고,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성장한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제공하는 의식주와 교육의 본질(근본)은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은 어머니마다 제각각이고, 천차만별이다. 각각의 어머니들이 살아오는 동안 느꼈던 직·간접 경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사랑을 강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달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상대의 욕구와 욕망을 받아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랑의 관계에서, 최고의 성과와 효율을 가져다주는 전달 방식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사랑의 방식이다. 사랑으로 관계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어느 현자가 말씀하시길 사랑은 ‘미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자식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어요. 내가 건강해야 아이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그래야 잘 클 수 있지요. 서로 별개가 아니거든요.”

소장님께서도 자기 성찰을 하시겠지요? “정신을 분석하는 의사는 자기가 먼저 치료를 받아야 해요. 살아오는 동안 부모님이나 사람들에게 받았던 상처와 여러 좌절, 이것들로 인해 형성된 왜곡된 편견이나 신념, 선입견 같은 것이 저라고 왜 없겠어요. 이런 것들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꾸만 투영을 하게 돼요. 저에게 어떤 것에 대해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있으면 그것을 대할 때 다양하게 왜곡해서 그 사람과 그 일에 투영을 시켜요. (제가 건강하지 않으면) 환자들을 건강하게 돕고 치료할 수가 없어요. 그분들을 도우면서 스스로 깨닫는 것이 엄청 많아요. 일하는 게 곧 성찰이에요.”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없이 사람을 만나야 하는 ‘물같이 맑고 깨끗한 무無’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가 아닌가. 환자들이 정신과 의사와 상담할 때 소파에 누워 말하게 하는 것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면에 있는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는지. 다른 사람의 마음과 말과 행동에 상처입어 다친 약한 존재, 그들이 희망을 놓으면 환자가 된다. 정신과 의사의 ‘손님’을 만든 사람은 결국 병원 밖에 있는 우리들. 미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생각,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마음 씀씀이가 상처를 만든다. 소통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2 쌀을 푸던 되를 이용해 작업한 전용성 씨의 판화 작품.
3 그래픽 디자이너 전용성 씨는 양평 집의 이웃이자 남편 친구. 정 소장은 취미로 판화 작업을 해온 전용성 씨의 작품을 본 뒤 이를 모티프로 한 사유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깊이 있는 단상과 판화 작품이 어우러진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는 1천여 명에게 일주일에 한 번 메일로 전달된다. 지금까지 쓴 에세이들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www.mindprism.co.kr

자기 성찰을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니…
정혜신 소장님께 ‘자기 성찰을 잘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빙긋 웃으며 손사래를 칩니다. “방법은 도움이 안 돼요. 전 세계 기업들이 혼다자동차 혁신을 열심히 배워서 그 방식을 도입했지만 혁신에 성공한 기업은 한 군데도 없어요. 방식을 배우는 것으로는 달라지지 않아요. 혼다 혁신이 성공한 것은 혼다 직원들 안에서 동기부여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기 때문에 혁신 메커니즘이 시스템대로 돌아가게 된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그 동기는 가져올 수 없어요. (자기 심장이 약하다고) 다른 사람의 심장을 무조건 이식하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죠. 약하더라도 자기 심장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방식(형식이나 결과)을 배우지 말고 본질(근본이나 핵심)이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땅 파는 법을 알아야 우물을 잘 파는 것은 아닙니다. 땅을 파다 보면 지혜는 저절로 생기게 되고, 우물을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혼자의 경험보다는 다른 사람이 땅 팠던 이야기를 들으면 잘 파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 소장님께서 소설가 김형경 씨의 심리분석 에세이 <사람 풍경>(예담)과 <천 개의 공감>(한겨레출판), 심리분석 소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문이당)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그는 “김형경 작가는 “작가이면서 수년에 걸쳐 정신분석을 받은 특별한 이력을 가진 소설가입니다. 그의 책들은 정신분석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경험에서 나온 ‘실용적 정신분석서’라 할 만합니다. 자기 성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강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불어 작가 이외수, 전북대 강준만 교수 등도 자기 성찰을 잘하시는 분들이라고 하네요. 이분들의 책을 읽으며 머리로 땅을 파고 우물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땅을 파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짐을 하나 더 드는 것밖에 되지 않을 테니까요.

김선래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