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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인액터스 동아리 레오REO 이승우, 천재홍, 정주혁 서로를 구하는 소방복

레오의 멤버인 천재홍, 이승우 팀장, 정주혁이 입은 맨투맨 티셔츠는 2차 펀딩에서 판매한 것이다.

소방관이 입었던 폐방화복을 특수 세탁하고 해체해 최대한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폐소방복을 부분적으로 패치해 만든 업사이클링 에코백과 팔찌.

3년 전쯤, 소방관이 안전 장비를 해외 직구로 직접 사서 쓴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모두가 불길을 피해 도망갈 때, 기꺼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뉴스는 연일 소방관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지만 지금, 과연 소방관의 삶과 업무 환경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이런 고민을 대신하는 기특한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건국대학교 연합 동아리 인액터스 내 레오REO. 레오는 ‘Rescue Each Other(서로 구한다)’라는 뜻으로, 온라인 기부 펀딩으로 소방관을 돕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소방관을 염두에 두고 활동을 계획한 건 아니었다.

“소방관의 안전 장비가 많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소방관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직접 만나서 물어봤죠.” 리더 격인 이승우 팀장(건축학과 3학년)은 소방관의 생활을 심도 있게 인터뷰하면서 장비 부족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따로 있음을 알았다. 바로 소방관 재직 이후의 삶이었다. 화재 등의 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은 유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어 일반인보다 혈액암 같은 혈관 질환과 암 발병률이 높다. 진선미 국회의원이 2017년 9월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암에 걸린 소방관은 4년간 무려 2.3배 증가했다. 고지혈증은 소방관 네 명 중 한 명이 앓고 있을 정도. 60대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고지혈증을 앓는 것을 감안하면 소방관의 발병률은 지나치게 높다. 암 질환 발병을 근거로 적지 않은 소방관이 공상公傷 신청을 했지만 인정받은 건 단 한 명뿐이다. 의학적으로 업무에 의한 발병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레오는 소방관이 입던 폐방화복을 재활용해 팔릴 만한 상품을 만들고, 2017년 4월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업사이클링 가방과 팔찌로 첫 번째 온라인 펀딩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목표 금액 2백만 원을 훌쩍 넘겨 4천만 원 이상을 모금했고, 수익금 전액을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와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의 ‘소방관 공상 인정 돕기’에 기부했다. 지난 12월에 마감한 2차 펀딩도 목표 금액의 1.5배가량을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펀딩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음을 깨달은 그들. “단기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생명력을 지니려면 결국 직접 판매로 수익을 내야 해요. 모금 목표액도 더 커져야 하고요. 그래야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지요.” 벌써 몇몇 오프라인 업체와 입점을 논의 중이라 곧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말하며 눈을 반짝이는 천재홍(경영학과 4학년)과 정주혁(경영학과 2학년). 그러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판매 재고와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레오의 다음 프로젝트는 페이스북에서 펼쳐진다. 페이스북 기부 플랫폼 ‘쉐어앤케어’와 손잡고 공유만으로 기부가 되는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기업 등의 후원자가 기부금을 ‘거치’하면, 페이스북 공유자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쉐어앤케어에 접속해 이벤트를 찾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만 하면 참여 끝! 아직 후원 기업을 찾지못한 레오의 후원 목표 금액은 1천5백만 원이다. 레오의 최종 목표 금액은 3백만 원을 열일곱 번 곱한 5천1 백만 원이다. 현재 공상 인정 소송을 진행 중인 소방관은 모두 열일곱 명으로 이들의 최초 소송 진행 비용이 3백만원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소방관이 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레오의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소방관 공상 인정 소송 비용 모금 프로젝트

1월의 목표, 희망 기부액
페이스북 기부 플랫폼 쉐어앤케어를 통해 기부금 1천5백만 원을 지원해줄 기업이나 후원자를 찾고 있다.

공상 인정 소송 중인 소방관
공무상 질병 발생을 인정받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사비로 소송 중인 소방관의 수. 레오는 이들의 최초 소송 비용만이라도 지원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공상 인정 소송 최초 비용은 건당 3백만 원 정도다.

펀딩 참여자
두 차례 진행한 온라인 펀딩에 참여한 사람 수. 온라인으로 펀딩을 시작한 덕분에 공상 인정 소송 중인 소방관들의 현재 상황을 잘 알릴 수 있었다.

펀딩 모금 총액
펀딩 성공 사례로 꼽힐 만큼 많은 금액을 모았다. 일반 기업이 판매 금액의 15%를 수익금으로 책정하는 데 비해 레오는 20%의 효율적인 수익률을 냈고, 이를 전액 기부했다.


참여 방법 쉐어앤케어(sharencare.me)를 통해 거치금 후원 또는 제품 구매
문의 010-6756-7788(이승우 팀장), enactusreo@gmail.com

글 남정화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