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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르 대표 박제환 인도네시아의 저녁이 있는 삶

루미르 시리즈의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은 박제환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노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두운 밤이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흐린 날이 많고 우기가 뚜렷한 지역에 최적화한 램프 루미르 K.

1만 7천여 개의 섬이 밀집된 세계 최대의 군도群島 인도네시아. 전기 소외 지역에 사는 인구만 6천만 명이다. 전기가 보급되는 도심에서도 정전은 일상다반사. 현지인은 자연스럽게 초를 켜고 자가발전기를 돌린다. 2014년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며 겪은 잦은 정전의 경험은 당시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하던 박제환 대표에게 당황스러움과 함께 두근거림을 안겨주었다. 전공을 살리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만들어보고 싶은 공대생의 열정으로 시작한 ‘루미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의 전기 소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했다. “수차례 실패하며 빛을 밝히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또 모색했어요. 결국 답은 가까운 곳에 있더라고요.” 처음에 만든 루미르C는 티라이트라는 초의 열에너지로 빛을 내는 램프였지만, 금세 보급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 전 지역에서 티라이트를 구할 수 없는 지역적 한계를 발견한 것이다. 누구나 구하기 쉬운 에너지원을 찾는 게 핵심이었다. 고민한 끝에 탄생한 제품이 등유를 사용하는 루미르 K.

기존 등유 램프의 10% 양만 사용해도 충분히 빛을 낼 수 있어 연료 사용량과 질병의 원인이 되는 그을음 현상을 대폭 줄였다. 그런데 정작 지역 주민은 등유 대신 요리하고 남은 식용유를 사용해 루미르K의 불을 밝혔다. “식용유는 튀김 음식이 발달한 인도네시아의 7대 생필품 중 하나예요.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일수록 저급 등유을 써서 램프 빛이 약한 문제가 있었는데, 식용유는 품질이 균등해 오히려 루미르 K에 적합한 원료였죠. 램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니 기분이 좋았어요.”

시행착오 끝에 1백50가구에 보급하고 사용 후기를 모은 결과 편의성은 5점 만점에 4.5점, 경제성 4.9점, 밝기 4.8점 으로 만족스러운 수치가 나왔다. 3개월 지난 후에도 보급 가구 모두 램프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으며, 대부분 제품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현지 적용에 실패한 루미르 C는 오히려 유럽에서 반응이 좋았다. 부드러운 곡선의 아름다움을 살린 디자인과 전기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한 달간 진행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 펀딩 기간 동안 56개 국가에서 1억 6천30만 원 상당의 구매 예약을 받았는가 하면, 루미르 프로젝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중국의 CCTV 등 해외 언론사의 조명도 받았다.

인도네시아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박제환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엿봤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에는 다양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램프 사업을 펼치고, 판매 수익으로 루미르 K를 기능적으로 좀 더 보완해 빛이 필요한 인도네시아 주민에게 원가로 판매하는 것이 장기적 계획. 전기 소외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해 현지 일자리도 창출할 예정이다.

새로운 미션의 스타트를 끊은 첫 번째 주자는 전기 보급이 안정적인 지역을 위한 램프 루미르 S로, 루미르C에 비해 안전하고 밝은 빛을 낸다. 보조 배터리 호환이 가능해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 제품의 겉과 속 모두 유리 재질로 만들고 빛의 밝기와 온도 조절 기능을 탑재해 인테리어 효과도 놓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온라인 기부 포털 사이트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처음 공개하는데, 루미르 S를 판매한 개수만큼 인도네시아 주민에게 루미르 K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빛을 기부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누는 즐거움은 빛보다 빠르게 퍼질 것이다.


인도네시아 빛 보급 프로젝트

목표액 이번 해피빈 프로젝트 목표액은 5백만 원. 국내에서 루미르 S 1백 개를 구입하면 인도네시아 전기 소외 지역 1백 명 이상의 주민이 빛의 혜택을 받게 된다.

램프의 원료
루미르 C는 높이가 낮은 양초인 티라이트로, 루미르 K는 다 쓰고 버리는 식용유로 빛을 낸다. 양초와 식용유에서 나오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로 제베크seebeck 효과라 부른다.

나눔의 빛
네 평 밝기의 빛을 내는 루미르 K는 인도네시아 빛 부족 지역의 어둡고 비좁은 거실을 밝히기에 충분하다. 루미르의 나눔 소식은 해피빈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목표액 달성률
모금은 1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지난 12월 초 오픈한 해피빈 나눔 프로젝트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목표액을 훌쩍 넘어 달성률이 400%를 육박한다.

참여 방법
네이버 해피빈(happybean.naver.com)에서 루미르Lumir 검색 후 제품 구매 문의 070-8672-6738

글 이세진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