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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10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해마다 연말이 되면 각 분야의 트렌드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대사회의 흐름을 읽고, 그다음 해를 이끌어갈 트렌드를 내놓는다. 이들이 제시한 트렌드는 빠르게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비즈니스와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한 해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행복>이 엄선한 열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2018년도 힘차게 출발해보자!

1 창의적 세계, 울트라 바이올렛

보랏빛 위에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표현한 마카롱.

플라워 패턴을 대담하게 표현한 무아쏘니에의 ref.143 소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인 울트라 바이올렛.

아사이베리와 가지 같은 보라색 푸드가 뜨고, 퍼플 컬러의 화장품이 출시됐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풀포의 의자.

하루에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뉴스와 방대한 정보가 수없이 쏟아져 나와 혼란과 혼돈으로 가득한 시대를 살고 있는 대중은 보다 의미 있는 삶, 미래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했다. 예측 불가한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팬톤 (070-7130-0984, www.npci.co.kr)은 올해의 컬러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했다. 팬톤의 수석 디렉터 리트리스 아이스먼은 “우리는 독창성과 상상력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상류층의 색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보라색은 더 높은 곳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지요.울트라 바이올렛은 새로운 기술의 발견, 더 큰 은하를 찾는 것부터 예술적 확대, 영적 표출까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을 밝혀주는 역할을 할 겁니다”라며 컬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미묘하고 다양한 감정을 담은 울트라 바이올렛은 실험 정신과 저항을 상징하며, 개인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려는 상상과 창의를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넓히려는 행위의 원동력이 된다. 한편 울트라 바이올렛은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는 컬러이기도 하다. 명상의 공간에서 보랏빛 조명등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마음 챙김 효과가 있고, 내일 하루를 견딜 수 있도록 다독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에서 울트라 바이올렛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패션・뷰티업계에서는 앞다퉈 울트라 바이올렛 컬러 제품을 출시했으며, 골드나 실버와 매치하면 잘 어울릴 만한 메탈릭한 컬러의 제품까지 출시했다. 보라색 채소 역시 풍부한 영양과 항산화 성분을 지녀 ‘잇’ 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홈 데코에서는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특유의 세련된 무드로 공간을 톤 다운시키며 현대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컬러다. 응접실이나 호텔 등에서 울트라 바이올렛 컬러를 활용하면 방문객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2 클래시 페이크, 가짜의 역습

식물성 추출물로 달걀 파우더를 만드는 햄튼 크릭 푸드의 저스트 마요.

높은 퀄리티의 에코 퍼 패션을 선보이는 국내 패션 브랜드 원더스타일.

가짜를 대하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트렌드 분석 서적 <라이 프 트렌드 2018>에서는 메인 키워드로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를 꼽았다. 오리지낼리티의 가치를 훼손하는 ‘B급 제품’이 라는 부정적 인식과 달리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을 추구하는 ‘가짜’가 등장한 것. 스텔라 매카트니, 타미 힐피거 등 해외 유명 패션 디자이너는 물론 길트프리(070-4140-2014), 원더스타일(070-7680-0013) 같은 국내 패션 브랜드까지 ‘에코 퍼’ ‘가짜 가죽’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동물 보호에 앞장 서고 있다. 미국 햄튼 크릭 푸드Hampton Creek Foods(www. eatjust.com)가 개발한 인공 달걀 파우더는 완두콩과 수수 등 10 여 가지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들어 건강에도 좋다. 롯데 호텔(02-771-1000)은 이러한 흐름을 재빨리 파악해 VR 서비스를 오픈했다. 덕분에 예약 전에 객실 면적과 부대시설은 물론 주변 관광시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 생활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가짜의 활약상. 올해는 또 얼마나 멋진 가짜가 등장할 지 자못 기대된다.


3 소확행, 매일이 축제

장식적 수납에 적합한 몬나타 선반장.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USM의 이동식 트롤리.

자노타에서는 디자인과 컬러가 다양한 1인 의자를 대거 선보였다.

욜로 열풍에 이어 2018년 트렌드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화두로 떠올 랐다. 소확행은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행하는 트렌 드 보고서 <트렌드 코리아 2018>의 주요 키워드로 ‘사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 는 마음’을 뜻한다. 즉 뜬구름 잡기식 행복이 아닌 실현 가능한 행복에 집중하는 세 태로 커피, 인디 음악, 아날로그, 홈 파티, 반려동물, 요리, 맥주, 채식처럼 소소하 고 일상적 관심사가 해당한다(킨포크, 휘게, 라곰, 욜로 모두 넓게 보면 같은 맥락 이다). 그렇기에 ‘집’은 행복을 찾기에 최적의 장소이자 소확행을 경험하는 확실한 플랫폼이 된다.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집(home)과 유희 (ludens)를 합성한 호모루덴스족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도 대거 출시됐다. 이케아(www.ikea.kr)는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요, 함께해요, 맛있는 시간’ 캠페인 을 펼치며 열네 가지 세트로 구성한 홈 파티 박스를 이벤트 선물로 제공했다. 필요 에 따라 바처럼 활용할 수 있는 이동식 트롤리, 다양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 나만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라운지체어와 전동 리클라이너 등도 최근 많이 회자되는 아이템. 때론 침대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 고 충만한지! 매일 소박하고 가까운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4 명상의 시간, 내일의 케렌시아

부드러운 패브릭 소재와 높은 등받이로 몸을 감싸주는 하이백 체어.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나를 단절시키고 분리해주는 북 라운지.

구름 위에서 쉬는 듯한 안락감을 주는 라고의 소파.

자연 소재로 제작한 제르바소니1882의 가구.

정보의 범람으로 세상이 소란스러워지자 대중은 이제 침묵의 힘을 주 목한다. 한화L&C(080-729-8272) 트렌드 세미나의 ‘모나스터리: 수도원’, LG하우시스 2018/2019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의 ‘리베르(평화로운 침 묵)’, <트렌드 코리아 2018>의 ‘내일의 케렌시아querencia’ 섹션은 세상 으로부터 단절된 곳에서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는 열망을 보여준다. 조용하고 명상적 공간, 유행과는 무관하게 가죽과 나무로 꾸 민 미니멀한 공간은 훌륭한 도피처이자 사려 깊은 안식처가 된다. 몸을 감싸주는 알플렉스(www.arflex.com) 하이 백 의자와 아늑함을 선사 하는 스크린, 시각을 어지럽히는 모든 색감을 제외한 톤온톤 레이어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온전한 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준다. 최근 아난티코브(051-604-7000)의 이터널저니 를 비롯해 각종 북 라운지가 유행으로, 혼자만 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Interview
제르바소니1882 CEO 미켈레 제르바소니


집을 라운지처럼!

숙련된 기술과 섬세한 디테일, 자연 소재 사용. 이 세 가지는 제르바소니를 상징하는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백30년간 한결같이 아름다움과 수공을 담아온 제르바소니의 미켈레 제르바소니Michele Gervasoni 대표에게 집을 휴식 공간으로 꾸미는 방법을 물었다.

이탈리아에서 제르바소니는 어떤 회사인가?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가족 경영 회사이며, 내가 운영한 지는 이제 20년이 되었다. 소파와 의자, 침대, 테이블, 조명등을 비롯해 아웃도어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으며, 고스트・브릭・누볼라・넥스트・인아웃 등 각각의 색깔을 지니면서도 믹스 매치가 가능한 스물다섯 가지가 넘는 방대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가구만 봐도 마치 리조트 라운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자연 소재를 많이 사용해 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가구를 활용해 일상에서 쉼을 위한 공간을 꾸미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 집 거실에는 제르바소니의 가장 큰 소파가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소파에 누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다 보면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복잡한 일을 모조리 잊게 된다. 이런 경험을 모두와 나누고 싶다.

최근 공개한 컬렉션은 더욱 자연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 블랙94는 블랙 뱀부 소재의 조명등으로, 별도의 도색 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렸으며, 아웃도어 컬렉션인 인아웃933 테이블은 스톤 질감의 유리 상판을 적용했다.

세대를 걸쳐 고수해온 디자인 철학이 궁금하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주목하며 릴랙스할 수 있고 따뜻한 공간을 꾸미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자연 소재, 장인 정신, 핸드메이드, 현대적, 새로우면서도 다양한 소재의 혼합 등은 고민의 순간마다 우리가 택해온 것들이다.

미래에도 유효한 좋은 디자인이란?
디자인은 아트가 아니므로 일상생활 에서 매일매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하나의 싱글 피스가 멋있 는 것이 아닌, 실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멋스럽게 만들어 주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사진 이창화 기자 취재 협조 제르바소니 코리아(070-4209-0827)


5 관계를 잇다, 공유 건축

코워킹 개념을 실현한 와얏트 스페이스.

원남 셰어 하우스의 1층은 공유 주방과 라운지 공간으로 꾸몄다. 사진 제공 문정식

건축은 그 시대의 의식주에 관한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건축가는 언제나 한발 앞서 내다보고 다가올 시대를 준비한다. 요즘 건축가들의 최대 화두 는 공유 건축. 다양한 관계를 연결하고 공유한다는 뜻으로, 수많은 사회적 고민 을 해결해준다. 먼저 대도시에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자, 공동의 가치나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며 기능적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 주택(share house), 코- 리빙co-living 하우스가 눈에 띄게 등장했다. 코어 건축사 사무소(023789-9854)에서는 1인 가구가 모여 살기 좋은 원남 셰어 하우스를 설계했고, OBBA(02-501-5050) 곽상준, 이소영 건축가는 공공 임대주택인 따복하우스 광 교점에 공동 주방과 육아 나눔터, 실내 놀이터 같은 공유 공간을 설계해 화제를 모 았다. 그런가 하면 방송인 이상민의 4분의 1 하우스 같은 투-하우스도 새롭게 뜨고 있는 주거 형태. 대형 아파트를 분할해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살거나 주택 구입 자금이 부족한 젊은 층에게 각광받는 것. 이와 더불어 코워킹 스페이스도 눈에 띄 게 증가했다. 한편 공유의 대상은 환경과 역사, 이웃이 될 수도 있다. 서울디자인페 스티벌의 디자인 세미나에서 일본 건축가 조 나가사카Jo Nagasaka는 도시의 역 사와 문화, 사람을 담기 위해 유연하게 접근하는 공유 건축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Interview
스키마타 건축사 사무소 대표 조 나가사카


비우면서 완성하는 건축

미래 건축에 대한 고민이 많은 진중한 건축가 조 나가사카Jo Nagasaka를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만났다.

주거 공간과 호텔, 리테일, 가구까지 경계 없이 디자인한다. 그럴수록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할 텐데?
나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걸 굉장히 즐긴다. 그리고 이해하면 서 불필요한 장식은 빼고 최대한 심플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버려진 집, 옛 건축물에 대한 고민이 깊어 보인다.
건축을 할 때 제약이 많을수록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풍요로운 결과를 내기 때문. TSU 지유가오카의 집은 2층 바닥 일부를 없애자 상・하층이 서로 연결되며 밝고 개방적 공간으로 탄생 했다. 또 블루 보틀 매장처럼 옛 건물을 상업 공간으로 개조할 때도 그 마을에 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추억을 위해 외형은 두고, 내부는 개방적으로 설계하거 나 유리 벽과 바닥을 활용해 서로의 공간을 공유하도록 설계한다.

이번 전시 주제는 ‘1코노미’다. 과거 진행한 파코 프로젝트가 당신이 생각하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파코Paco는 혼자 사는 집에 가끔 손님이 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1.5 인이라 생각하고 3×3×3m로 설계한 공간이다. 초소형 건물이지만 사람이 생활하 기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전선을 끌어와야 하고, 배관・ 배수 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등 작지만 모든 것이 필요했다. 당시에는 기술력의 한계 를 느꼈지만, 이제는 자연과 공생하며 원하는 곳에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에는 무엇이 가장 큰 고민인가?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 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힘에 의해 많은 생물이 살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들과 어떻게 공존하고 환경을 보호할 것인지가 화두다. 건축가로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이기태 기자 문의 스키마타 건축사 사무소(schemata.jp)


6 1코노미 전성시대

최소한의 허영을 주제로 선보인 박진아 작가의 1인 화장대와 의자.

음식을 5cc 물로 간편하게 재조리할 수 있는 볼.

유진하 작가의 라운지체어.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대 한민국은 지금 ‘나 홀로 가구’가 가장 보 편적 가구 형태가 되었다. 2017 서울디 자인페스티벌(seoul.designfestival. co.kr)의 주제는 ‘1코노미’. 1인 가구와 이코노미의 합성어인 1코노미는 싱글 세대의 소비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 스란히 담은 키워드로, 동시대를 살아가 는 1인 가구는 물론 디자인 종사자, 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디자인 전문 기업과 영 디자인 프로모션 전시에서는 1코노미의 취향을 저격한 아이템이 가득. 자작나무 막대를 조합해 좁은 공간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가라지 가게(02-2256-9072)의 빼빼장, 의자 등받이를 분리하면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진하 작가(yoojinha.wix.com/ yoojinha)의 좌식 가구, 박진아 작가(www.mnmlvnt.com)의 1인 가구, 코쿤 타입으로 완벽하게 혼자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빈앤코(www.vinnco.kr)의 1인 체어 등 아이디어 가구부터 이 시대 를 살아가는 ‘잉여’를 위해 만든 공감 캐릭터 미스터두낫씽(070-4300-6980)의 포스터, 먹고 남은 배달 음식을 다음 날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제작한 강수진ㆍ남아령 작가(부산디자인센터)의 볼 등 혼자라서 가능한 독특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만날 수 있었다.


7 스마트×공예

한규익 디자이너와 완초장 유선옥이 협업한 왕골 훅.

전통 짜 맞춤 기법과 3D 인쇄 기술을 접목한 블룸 수납장.

레이저 커팅과 3D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굽접시.

공예와 스마트함이 만나면 어떤 즐거운 일이 펼쳐질까? 열두 번 째를 맞이한 공예트렌드페어(craftfair.kcdf.kr)는 ‘스마트 바 이 크래프트’를 주제로 펼쳐졌다. 공예에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함을 보여주고자 주제관을 기획한 박용석 큐레이터는 “언젠가부터 스마트하면 디지털 또는 하이테크부터 떠올리는 세상이 되었지만, 이번 전시가 주목한 스마트는 훨씬 넓은 범주 에 속합니다. 인지하지 못한 옛 공예의 스마트함을 알리고, 현대 소재와 기법을 응용해 일상의 편리함을 끌어올렸습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주제관에서 단연 눈길을 끈 건 김성윤 디자이 와 소목장, 두석장이 협업한 블룸Bloom. 전통 짜 맞춤과 3D 인 쇄 기술을 활용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빛깔을 내니 가구 하나 로 공간의 서정적 분위기가 극대화된다. 담양 죽공예 제품들은 3D 프린터로 제작한 약한 굽 마감, 함몰형 받침 뚜껑 등을 결합 해 편의성을 높였다. 한국문화재재단과 포스코 1% 나눔재단이 기획한 <이음: 철 공예와 식문화>에서 정용진 금속공예가는 3D 프린팅 기법과 레이저 커팅 기법을 병용해 선과 면을 지닌 조형 적 기물을 선보여 철 공예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8 핀란드식 기능주의

핀란드 자작나무만을 재료로 쓰는 섹토의 핸드메이드 조명등.

미시파리미의 비니는 핀란드 시골의 할머니가 직접 손뜨개질해 만들었다.

정교하게 깎아서 만든 피오리 의자와 조형성을 살린 피오리 테이블.

핀란드 디자인이 뜨고 있다. 뻔하다고? 지금껏 언급한 ‘북유럽 스타일’ ‘뉴 노르딕’과는 결이 다르다. 지난 12월에 열린 라이프 스타일 핀란드 2017 페어를 주관한 주한 핀란드 무역대표부 (02-725-2076) 김윤미 대표는 자연과 기능에 충실한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이 현대인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많이 사고 빨리 버리는 물질주의적 소비 행태에서 탈피해 하나를 사서 오래 쓰고 자연과 건강을 해치지 않는 단순한 기능주의 제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간 스스로 를 위한 기능에 집중하는 핀란드의 디자인은 페어에서 돋보였 다. 핀란드 대표 브랜드 이딸라(02-3406-2187)부터 핀란드 경치 를 담아내는 패브릭 브랜드 발릴라Vallila(www.vallilainterior. fi), 환경오염을 최소화한 플랫팩 방식으로 주목받은 홈 데코 브 랜드 비앤리브Be&LIV(www.beandliv.com) 등 25여 개의 브랜 드가 참여해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 지금 나의 것에 만족하는 핀란드식 기능주의의 가치를 알렸다.


Interview
마스터 캐비닛 메이커 안트레이 하르티카이넨


우리 안의 미니멀리즘

북유럽에서도 가장 기능적이고, 심미성을 갖춘 핀란드 디자인. 안트레이 하르티카이넨Antrei Hartikainen의 작품을 보면 핀란드 디자인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의 미니멀리즘이란 어떤 의미인지!

젊은 장인이라니 만나기 전부터 기대되더라. 직접 소개해달라.
나는 핀란드 서쪽 지역인 오토콤푸에서 나고 자랐으며, 기술 학교에 진학해 나무 관련한 디자인을 배웠고, 현재 마스터 캐비닛 메이커로 작은 오브제부터 가구, 건축까지 나무와 관련 있는 디자인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작업실은 헬싱키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피스카르스 빌리지에 있다.

핀란드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미니멀리즘. 화려한 패턴 안에도 미니멀한 요소가 있다. 또 디자인 요소로 소재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러시아는 황금 장식을 넣고 기교를 부리지만, 핀란드는 순수하고 내추럴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미니멀리즘이 잘 담긴 대표 작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샐러드 스푼. 한 조각의 나무를 깎아서 만들고 표면에 어떤 마감 처리도 하지 않아 샐러드의 오일이 배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나무 색깔이 변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다른 작업도 비슷하다. 손으로 정교하게 다듬고 나무가 지닌 고유한 멋을 그대로 살리려고 하기에 작업하기 전, 나무 수종을 고를 때가 제일 신중하다. 핀란드 디자인에서도 디지털이 대체하는 부분이 많아졌지만 자연의 본질을 담은 디자인 역시 필요하다.

건축 디자인은 가구나 오브제와 어떻게 다른가?
나무의 실험적 면을 추구한다. 나와 동료 마스터 캐비닛 메이커가 건축가 2인과 협업해서 만든 구조물 ‘Y인스톨레이션’이 있다. 래미네이팅 기법으로 나무 패널 세 개를 붙여서 두꺼운 빔을 만들고, 그걸 전통 짜임 구조를 활용해 지그재그로 쌓아서 만들었는데, 목재만으로 입체적 공간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휴일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아무래도 작업을 하다 보니 집에서도 일의 연장으로 스케치를 하는 시간이 많다. 핀란드는 눈이 많이 오니까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고, 사우나도 굉장히 좋아한다.

사진 손영주 인턴 기자 문의 안트레이 하르티카이넨(www.antreihartikainen.fi)


9 자연으로! 뉴 보태니컬

LG하우시스 디자인 트렌드 발표회에서 선보인 세 가지 테마 중 드라마.

여유로운 전원에서의 삶은 명실공히 현대인이 꿈 꾸는 가장 큰 로망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에 코 세대는 피로한 대도시에서 답을 찾는 대신, 지 방 소도시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 슬로 라이프를 꿈꾸며 귀농ㆍ귀촌하는 사람의 나이대가 점점 젊어 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 에코 세 대는 낭만적인 전원의 삶을 누리면서도 한편으로 는 도시의 편안함과 익숙함도 추구하는 절충주의 적 특징이 있다. LG하우시스(080-005-4000) 는 2018/ 2019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에서 ‘드라 마Drama’를 주제로 발표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이야기하며 이에 대 한 인테리어&마감재 트렌드로 뉴 보태니컬 스타 일을 선정했다. 이번 시즌의 보태니컬 무드는 꽃을 비롯해 나비와 벌 등 로맨틱한 모티프와 천연 원석 에서 보이는 거칠고 자연스러운 문양, 선명한 나뭇 결처럼 자연을 리얼하게 담은 패턴을 통해 전원 분 위기를 극대화했다. 레트로와 결합해 한층 분위기 있는 내추럴 무드를 완성한 것. 비록 도시에 살더 라도 공간에 자연을 들여 따뜻하고 여유로운 삶에 한 발짝 다가서는 작은 지혜를 발휘해보자.


10 지속 가능한 디자인, 그로우룸

자연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성을 담는다는 취지로 그로우룸: 재배실을 연출했다.

채소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플라스틱팜 메시 백.

인공지능의 실체가 드러나자 두려움과 공포심에 휩싸였던 대중은 점차 그들과 협력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자신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습관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들지 않을까? 한화L&C 인트렌드의 키워드는 습관(habitus). 제1테마인 ‘그로우룸: 재배실’은 데이터에 의해 주도되는 시대에서 우리의 본능을 믿고 다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한다. 단순히 친환경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 접근을 뜻한다. 지구를 오염시키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수공예의 불완전함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 제품이 고장 나면 직접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공하지 않고 거칠며 노매드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자연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고 우리의 근원을 상기하자는 뜻이다. 반크리에이티브 (www.bancreative.com)에서는 폐목재를 활용해 친환경 접착제와 송진, 유기농 염료로 제작해 사람과 환경에 이로운 발크로맷 소재의 가구를 만들고, 에임스 (www.amesdesign.de)의 모칠라 백은 태피스트리 장식으로 수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플라스틱팜 (0108841-0057)의 김정아 대표는 먹거리를 친환경적으로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메시 백으로 시선을 모았다. 반려동물, 반려식물과의 공생을 추구하는 제품 역시 우리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글 이지현, 이새미, 이세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