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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청송군수 시작이 반입니다
청송은 서울보다 면적이 1.4배 넓지만 인구는 2만 7천 명에 불과하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국제 슬로 시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등의 세계적 브랜드와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지만, 농업과 관광 외에 다른 산업을 육성하기 어려운 상황. 청송군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문화 콘텐츠로 만든 자연 조형예술에서 찾고자 했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자연 조형예술 프로젝트 ‘청송포레스트아트 2017’을 주관한 한동수 청송군수를 만났다.

휘영청 밝은 달이 소나무 숲에 내려앉았다. 청송포레스트아트 2017의 일환으로 풍선으로 만든 조명등을 설치한 31번 국도변 목계 솔밭에 선 한동수 청송 군수. 그는 청송의 전통과 역사, 수려한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문화 예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쌓아나가고 있다.
‘포레스트아트’라는 개념이 무척 신선합니다.
청송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올해부터 시작한 행사입니다. 얼마 전 전국 8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감소로 30년 내 소멸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요. 인구를 유지하려면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올려야 하는데, 청송은 입지상 농업과 관광산업 외에 다른 산업을 육성하기 어렵습니다. 농업과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하는데, 그러기 위해 청송의 자연에 문화와 예술을 덧입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산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숲과 어울리는 조형예술 작품을 만드는 ‘포레스트아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지요.

청송군에는 이미 사과 축제와 수달래 축제 등이 열리고 있는데요.
축제 기간 사나흘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전국에서 사람이 많이 모여들지만, 끝나면 그뿐입니다. 사람들이 꾸준하게 청송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예술,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청송 재생 프로젝트입니다. 포레스트아트는 그 일환이지요. 한국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작품들은 1회성이 아니라 행사가 끝난 후에도 계속 설치해둘 겁니다. 지금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점 언론에서 다루고 입소문이 나면 작품을 보러 이곳을 찾는 사람이 생기겠지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포레스트아트라는 개념이 아직은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엔 첫 행사라 준비 기간이 짧았고, 농사짓느라 바쁜 기간이라 주민의 참여도 충분치 못했지요. 하지만 이곳 주민 중에도 젊은 세대는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새로운 작품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준비 기간을 충분히 두고 작품 구상부터 제작까지 작가와 주민이 함께 대화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지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더라도 시간을 두고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포레스트아트 외에 청송 재생 프로그램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지난 2015년엔 한국 최초로 MICE 도시를 선언, 관련 조례와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보존된 청송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이며 국제 슬로 시티로도 지정된 곳입니다. 이곳의 특성을 살려 지질, 슬로 시티, 환경보호 등 세 가지 주제로 내년 3월 말 청송포럼이라는 이름의 국제 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엔 그저 감탄하게 됩니다.
공장이 전혀 없고, 면적이 넓지만 사는 사람이 적으니 물과 공기가 맑을 수밖에 없지요. 사람이 사는 지역이 해발 200~500m에 자리하니 공기가 쾌적하고 강우량도 적습니다. 청송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국제 슬로 시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등 세계적 브랜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올해 대명 리조트가 들어서며 관광객이 많이 늘어났지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꾸준히 문화 콘텐츠를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나무 가득 열린 사과가 정말 탐스럽더군요. 올해부터 사과 축제가 도깨비 사과 축제로 이름을 바꾸었지요?
매년 11월 열리는 청송 사과 축제가 올해로 13회째입니다. 제가 첫 부임한 2007년보다 규모가 훨씬 커지고 찾는 사람도 많아졌지요. 하지만 이 축제가 조금 더 알려지려면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니 사과 축제는 농산물을 파는 행사라 문화적이나 역사적으로 가치를 인정하지않더군요. 그래서 청송의 전통문화를 더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사과 축제가 열리던 오토 캠핑장 바로 아래 개천에 돌다리가 습니다.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유서깊은 다리인데, 비가 많이 오면 떠내려갔다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해서 ‘도깨비 다리’라고 불렸다는군요. 그 외에도 도깨비와 관련된 설화와 장소가 많습니다. 우리네 도깨비는 익살스럽고 복을 주는 존재이지요. 올해 열리는 도깨비 사과 축제에 도깨비를 주제로 한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군수께서 그리는 미래의 청송이 궁금합니다.
청송은 공장의 굴뚝이 단 하나도 없는 깨끗한 고장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맑은 공기에 문화 예술을 가미한 농업과 관광의 도시로 청송을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글 정규영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