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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종합예술’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

“시대정신을 담은 디자인,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보탬이 되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는데, 나 역시 크리에이터라 불리기에는 역부족이에요. 하지만 도전 정신이 있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를 이야기한다면 엔알디자인팩토리의 김나리 대표가 될 겁니다. 대규모 사옥과 상업 공간, 단독주택 등 분야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보면 그의 실험 정신을 느낄 수 있어요.” _ 이종환(인테리어 디자이너, 옴니디자인 대표)

의상 협조 화이 초록 실크 스카프는 앤아더스토리즈(02-3442-6477)
비슷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이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엔알디자인팩토리 김나리 대표. 거대한 사옥은 물론 작고 아담한 빵집 등 공간 설계부터 최종 데커레이션 작업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숨은 고수를 만났다.

해외에서는 공간 디자인 관련한 업무가 굉장히 세분화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많다. 엔알디자인팩토리는 어디에 방점을 찍었나?
토털 코디네이션. 인테리어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할 때 모노콜렉션에서 1년간 패브릭에 대해 배웠는데, 운 좋게도 토털 코디네이션 시대가 열렸다. 그때부터 공간 설계와 인테리어뿐 아니라 소프트 인테리어의 일환으로 패브릭을 다루고, 데커레이션 작업도 한다.

포트폴리오를 보니 사옥부터 쇼룸, 단독주택까지 각양각색이다.
아틀리에 스튜디오의 특성상 의뢰받는 일을 위주로 하다 보니 의도치않게 다양해졌다. SKMA 연구소처럼 건축적으로 접근할 때는 남성적으로 풀고, 상업 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나도 몰랐던 여성적 면이 있다. 프로젝트에 대해 겁이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듯하다.

공간을 디자인할 때 우선시하는 룰이 있는가?
공간 분할을 통해 공간감을 살리는 게 우선이다. 그다음 빛과 재료를 더하는 순서로 작업한다. 공간감을 이끌어낼 때는 뒤집어 생각하길 좋아하는데, 대표적 예가 그랑씨엘이다.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오픈 키친을 도입한 것.

나의 디자인에 누군가의 삶과 일상을 담는 일을 버겁게 느낄 때는 없었나?
매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고, 날마다 외줄타기를 하듯 49:51의 비율로 즐겁거나 힘들거나 한다. 클라이언트와 의견 충돌이 있다거나 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날에는 힘들다는 생각이 70~80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되돌아가는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장 답사를 하며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클라이언트와 조율해가며 도면을 그리고, 수십 개의 공정으로 공간을 시공하며 스타일링까지 하다 보면 그야말로 종합예술을 하는 느낌이다.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최근 홍대 L7 호텔의 로비층을 인테리어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호텔이야말로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은 최접점이 아닐까? 쉼을 담으면서도 미감이 깃든 부티크 호텔이나 료칸 같은 공간을 꾸며보고 싶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김규한 스타일링 임지윤 취재 협조 엔알디자인팩토리(02-3443-4524)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