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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출발하는 디자인 디자이너 최정유

“디자이너라면 소재의 물성을 주목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에 대한 것이지요. 최정유 씨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집 안에 소재를 연구한 흔적이 가득하더군요. 그 시간들이 쌓였기에 지금처럼 소재를 다채롭게 활용한 디자인이 완성된 듯합니다. 앞으로의 작업이 더욱 기대되는 친구지요.” _ 조남룡(굿핸드굿마인드 대표)

의상 협조 에스닉한 패턴의 원피스와 베이지색 블로퍼는 앤아더스토리즈(02-3442-6477)

디자인과 크래프트맨십, 아트 디렉팅을 오가며 디자이너의 역할을 폭넓게 규정하는 최정유. 소재의 물성을 강조하며 손으로 직접 작업하는 그는 크래프트맨십이 넘치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깃든 물건으로 우리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활동하는 분야를 보면 디자이너와 작가, 아트 디렉터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듯 보인다.
전시와 프로젝트 위주로 활동 하다 보니 스튜디오 이름인 바이정뉴보다 ‘최정유’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프로젝트 진행도 재미있고, 제품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아서 작업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지만 디자이너로 불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

소재의 물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유독 많아 보이는데, 그 배경은 어디에 있나?
적동 합인 ‘컴패니언’ 시리즈와 성질이 서로 다른 백토와 옹기토를 섞어서 색의 온도 차를 표현한 ‘뉴 옹기’ 시리즈가 대표작. 소재는 그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같은 소재도 주제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으며, 이질적 조합이 의외의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소재에 담긴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앞으로도 꾸준히 활용할 부분이다.

모두가 ‘빨리빨리’를 외치는 시대에서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나처럼 소량만 생산하는 디자이너도 있다. 손으로 작업하는 부분이 많은 데다 클라이언트를 정해놓고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 삶에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 사용하자는 주의이기 때문이다. “나라면 어떻게 사용할까?” “나에게 꼭 필요한 걸까?”라는 물음을 반복하고, 미적이든 기능적이든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제작하기에 신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진정한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브랜드와 협업이다. 지난가을, 스위스 로잔 주립 예술대학 에칼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다. 그곳에서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는 마스럭스 프로그램에 참가해 에르메스, 쁘띠따쉬, 바쉐론 콘스탄틴 같은 세계적 회사를 경험했다.

남은 2017년이 굉장히 바쁠 듯하다.
디자인 작업에 공백이 있으니 당분간은 바이정뉴에 집중할 예정이다. 디자인 카테고리를 늘려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9월 헬싱키에서 열리는 타이포크래프트 전시에 참여한다. 아주 먼 훗날에는 도자나 텍스타일 작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작업을 하다 보면 어렴풋이 배울 뿐 장인이나 마스터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이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김규한 기자 스타일링 임지윤 취재 협조 바이정뉴(www.byjungnew.com)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