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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리스트 사소한 행복을 찾아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2016년을 한 달 남겨둔 지금, 시인, 소설가, 아티스트, 건축가, 플로리스트, 도시 양봉가, 바 리 스타, 잡지 기자 등 열 명의 필자가 올 한 해 그들의 일상을 행복으로 채워준 소소한 것들의 리스트를 보내왔다. 이 리스트를 힌트 삼아 당신만의 소소한 행복 리스트를 작성해보시길.

생태주의 현대미술 아티스트·건축가
데이비드 오


필레아 페페로미오이데스
이 신기한 단어는 바로 동글동글한 잎이 귀여운, 올해 내가 재배를 시작한 식물의 이름이다. 지인들에게 설명할 때 “이름만 들어도, 모양만 보아도 심쿵 하는 것”이라고 자랑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빈티지 미싱
어린 시절부터 가슴속에 품어온 패션 디자이너의 꿈은 언제까지나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의 데뷔 작품은 반드시 이 빈티지 미싱으로 만들 것이다.

다이어리와 가죽 필통
나의 분신. 닳고 닳아 표면이 반들반들해진 가죽 필통은 벌써 10년째 가지고 다니는 소지품이다. 필통의 짝꿍은 스케치 노트와 다이어리. 3백68페이지의 재생 용지로 만든 다이어리는 1년에 평균 두 권 정도 사용하는데, 그렇게 10년이 넘었으니 7천 페이지가 넘는 기록을 해온 셈이다. 훗날 누군가 내게 “당신은 인생을 어떻게 살았냐?”고 묻는다면 이 다이어리를 보여주리라.

계기판과 빈티지 철제 박스
올해의 취미 중 하나는 계기판과 빈티지 철제 박스 컬렉팅이었다. 전 세계에서 누군가의 손을 거쳐 내게 오게 된 것들. 세월의 흐름을 간직한 물건은 그만의 멋이 있다.

책상
이케아의 서브 주방 테이블을 책상으로 사용한다. 미술 작품을 만들거나 건축설계를 하기도 하고, 요리를 하거나 식물의 분갈이를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트랜스포머 책상’이다.


<럭셔리> 피처 기자
정성갑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건강한 몸 없이는 활달한 생각도, 좋은 문장도 쓸 수 없다고 생각해 35년간 거의 하루도 빠지지않고 수영을 하거나 마라톤을 뛴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무서우리만치 엄격하게 지켜나가는 일상의 습관을 따라가다 보면 감탄과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왔다. 그 리드미컬한 메커니즘을 확인하며 ‘그래, 열심히 살자’ 마음을 다잡곤 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
쇼팽 콩쿠르 주요 입상자 콘서트에서 조성진은 군계일학이었다. 그 기개 넘치는 모습과 현란한 연주를 본 후 이 앨범을 더욱 편애하게 됐다. 쇼팽의 폴로네이즈 53번은 사교의 기쁨이 넘실대는 무도회장을 떠올리게 하고, 프렐류드 작품은 저마다의 분위기와 음색으로 빛난다.

다만 프레르DAMMANN FRERES 블렌디드 티
3백20년이나 된 프랑스 최고의 가향티 (Flavored Teas) 브랜드 다만 프레르. 꽃과 과실 향이 살짝 부담스러웠으나 마시다 보니 팬이 되어버렸다. 와인이나 맥주를 반주로 곁들인 후 디저트와 함께 티를 음미하는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용법.

수안보 파크 호텔
충주 수안보에 있는 온천 호텔. 기대 없이 갔는데 쇠락한 마을이 주는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빈자리가 많은 레스토랑, 어둠 깔린 바깥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하니 먼 곳으로 여행 온 것 같았다. 풀벌레 소리와 ‘오버 더 레인보우’를 들으며 노천욕도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여행도 그곳으로 간다.

이상민 작가의 ‘음향증폭기’
아트 컬렉터의 집에서 보고 반해 작가의 작업실까지 찾아갔다. 조각처럼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들. 그 조형 감각에 반해 이 작품을 주문했다. 몸통에 아이폰을 꽂고 음악을 재생하면 나팔관을 통과하며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진다. 현악오중주가 오케스트라로 바뀌는 느낌이랄까?


<행복이가득한집> 문화교양팀 기자
유주희


책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는 인도계 미국인 작가다. 젊은 날 로마에서 ‘번개를 맞은 것처럼’ 이탈리아어와 사랑에 빠진 그녀는 그날부터 20년 동안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탈리아어로 쓴 에세이를 펴냈다. 모국어도, 제2외국어도 아닌 제3의 외국어와 사랑에 빠진 작가의 짝사랑을 훔쳐보는 기분이랄까? 그 어떤 러브 레터보다 뭉클하고 애틋하다.

화병과 꽃가위
집 앞 꽃 시장에 가서 산책하듯 시간을 보낸다. 낑낑대며 가져온 꽃을 바닥에 펼쳐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꽃을 다듬는다. 지난봄 멜버른 출장길에 구입한 캥거루가 그려진 사랑스러운 화병과 도쿄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고른 꽃가위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환기미술관
열여섯 살 때 처음 갔다. 비 그친 부암동 골목의 풀 냄새, 미술관 안으로 비쳐 들던 노을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지난여름, 환기미술관에 세 번 갔다. 세 번 모두 지극히 좋았다. 그 공간이, 그의 작품이, 그 둘에 얽힌 기억이 자꾸만 나를 그곳으로 이끈다.

사봉Sabon의 보디 스크럽
몇 년 전 바르셀로나에서 구매한 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반신욕을 한 후 잔향이 훨씬 더 좋은 머스크 향 스크럽으로 마무리하면 요람에 누운 아기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중고 재즈 음반
남편의 취미 중 하나는 회현역 지하상가에서 재즈 음반을 구입하는 것이다. 야근의 늪에서 빠져나온 저녁 시간 모처럼 ‘집밥’을 준비할 때, 비오는 주말 온종일 함께 책 읽을 때,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듯 새로 산 재즈 음반을 꺼내온다. 눈이 동그래지며 좋아할 때 흡족해하는 그의 표정이란!


플로리스트
김인선 (아네트)


MCM의 필통 모양 파우치
학창 시절 가지고 다니던 필통 모양 가죽 파우치. 수정 메이크업에 꼭 필요한 립밤, 여러 가지 립 컬러, 아이라이너, 휴대용 향수, 미니 브러시를 휴대하고 다닌다.

자라 ZARA의 플랫 슈즈
하이힐을 좋아한다. 그런데 플로리스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무거운 짐을 들고 동분서주 뛰어다닐 일이 날로 늘어만 간다. 특히 일주일에 세번 이상 반포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꽃 시장에 갈 때는 플랫 슈즈가 필수.

펜할리곤스의 블루벨
펜할리곤스의 블루벨은 지난여름 어느 비 오는 날 처음 그 향을 맡은 이후로 가장 자주 찾는 향수가 되었다. 계절별로 다른 향수를 뿌리곤 하는데, 블루벨은 계절과 상관없이 애정한다.

공기 정화 식물 스파트
새로 키우는 공기 정화 식물 ‘스파트’는 모던하고 세련된 가는 선, 특유의 여성스러움 때문에 볼수록 매력적이다.

피스타치 오 크림 브륄레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마렘마Maremma 는 나의 단골 레스토랑이다. 예약은 필수, 언제 가도 만석인 이 아늑하고 멋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메뉴는 피스타치오 크림 브륄레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한스푼 떠서 입에 넣는 순간 그 신선함과 부드러움, 달콤함 때문에 사랑에 빠져버린 맛!


시인
황인찬


이수명의 <횡단>
이수명 시인의 시론집 <횡단>은 사실 꼭 올해만 보던 책은 아니다. 수년째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곤 했으니까. 이수명 시인에게 시를 배우며 시를 쓰기 시작한 나에게 그의 시론은 언제나 시쓰기의 이정표가 되곤 한다. 물론 시란 이정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존경하는 시인의 시론집을 종종 펼쳐본다. 그로부터 조금 더 멀어지고 싶어서.

포마드
몇 년째 머리에 포마드를 바르는 것이 유행이다. 나도 작년 가을 즈음부터 포마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침이 조금 더 복잡하고 피곤해지긴 했지만, 남들 다 하는 것을 나도 같이 할 때 느끼는 이 안락함이 나쁘지 않다. 날이 추워져 뒤통수가 다소 시리긴 하지만.

나이키 러닝화
운동화를 사는 데 거의 돈을 들이지 않는 편이다. 애당초 운동을 하려고 신는 것이 아니라 잘 닳지도 않으니 한 켤레 사면 몇 년은 신는다. 올해 초에 산 나이키 러닝화는 또 언제까지 나와 함께할 수 있을까?

익선동 골목길
올해는 종로 3가와 안국동 근처에 갈 일이 잦았는데, 그 덕에 익선동 골목길을 종종 오갔다. 오래된 거리에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그 묘한 활기와 이질감이 흥미로워 길을 지날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곤 한다.

러쉬Lush의 더티 스프레이
향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보디로션을 향수처럼 사용하는데, 새롭게 취미를 붙인 물건이 바로 이것이다. 몸에 뿌리는 향수에 가까운 느낌인데, 향이 청량해서 글을 쓰다 막혀 괴로울 때 약간의 기분 전환을 해주는 아이템이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문지윤


장 프루베Jean Prouve의 스탠더드 체어 재퍼니즈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가구와 제품을 접하지만 정작 나를 위해 무언가를 사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해가 거듭할수록 더 단단해지는 취향 때문이랄까. 오랜만에 장 프루베의 스탠더드 체어 네 개를 구입했다. 블랙과 레드 컬러의 조합은 나의 오랜 위시 리스트.

젊은 공예가의 작품
젊은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한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부지런함과 끈기’에 늘 감탄하고 자극받는다. 올해는 특히 손세은, 노솔, 박수이, 김윤진 작가의 작품을 하나 둘씩 가까이하면서 모든 것이 변화무쌍한 이 도시에서 시간을 쏟는 작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밥 딜런Bob Dylan의 앨범
늘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며 밤낮없이 바쁘다 보니 나만을 위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어쩌다 갖게 되는 그런 찰나의 순간에 내 주변을 완전한 진공 상태로 만들어주는 밥 딜런의 가사. 그는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해버리고 말았지만, 그전부터 밥 딜런은 언제나 근사했다.

책 <헬로베를린Halloberlin 365>
불문과 동기이자 유학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가 쓴 베를린에 관한 책. 그녀를 만나러 매년 베를린에 갈 때마다 늘 내게 보여주고 싶고, 함께 가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만들어놓곤 하는데, 그 리스트가 그대로 담긴 책이다.

뷰로 드 클라우디아Bureau de Claudia
어릴 때부터 사소한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연필 꼭지에도 이름을 쓰고 자수를 넣곤 했다.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만든 회사 이름인 ‘뷰로 드 클라우디아’를 새긴 만년필과 휴대폰 케이스, 노트 등을 스태프들과 나눠 가졌다. 삼삼오오 몰려 다니던 10대 소녀의 기분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으로.


‘어반비즈서울’ 대표 ㆍ 도시 양봉가
박진


노을공원
정신없이 살다 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기 쉽다. 그런 삶에 한 줄기 빛을 준 공간이 있다. 노을질 무렵 노을공원에서 느끼는 바람과 풀벌레 소리는 언제나 일상의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한다.

허니비어
도시 양봉을 시작할 때부터 가장 해보고 싶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허니비어 제조하기. 성수동에 위치한 수제 맥주 컴퍼니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와 함께 만든 달달한 허니비어로 더 많은 서울 시민에게 도시 양봉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 2017년 여름 한강에서 펼쳐질 허니비어 파티를 꿈꾸며 오늘 밤도 허니비어 한잔!

조조 영화
아이가 태어난 이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주말의 이른 아침, 아내와 아이가 곤히 자고 있는 틈을 타 생전 처음 ‘나 홀로 조조 영화’에 도전했다. 무슨 영화였냐고? 우디 앨런 감독의 최신작 <카페 소사이어티>. 영화 속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꿈은 꿈일 뿐이에요.”

책 <오래된 미래>
<오래된 미래>를 다시 꺼내 읽었다.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선동자가 아닌,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 책. 오래된 과거 ‘라다크’에서 배우는 우리 미래의 모습은 ‘공존’이다.

버츠비 레스큐 오인트먼트
직업 특성상 자주 벌에 쏘이곤 한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벌에 쏘일 때마다 그 아픔을 치유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난여름 버츠비의 연고 ‘레스큐 오인트먼트’를 선물 받았다. 소소하지만 응원과 격려가 가득 담긴 선물에 감사의 하루를 보낸 기억이 새록새록. 그때부터 항상 곁에 두는 아이템이 됐다.


소설가
윤고은


에베레스트의 커리
에베레스트의 난은 밀가루로 만든 게 아니라, 살아 있는 걸 겨우 잡아 말린 것 같다. 오래전 태평양 어딘가를 헤엄쳤을 것 같기도 하고. 아아, 또 생각난다.

때장갑
소설가 H에게 선물 받은 아이템. 샤워 시간을 단축하고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머리 감을 때 마치 네 개의 손으로 머리를 감는 느낌이 든다. 샤워 중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아서, 이 신기한 때장갑이 더 고맙다.

책 <충분하다>
무인도에 가져갈 책을 세 권 고를 수 있다면 그중 한 권은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일 것이다. 그의 유고 시집 <충분하다>를 읽으면서 상상한 장면! 누군가의 베개 속이나 빛이 들지 않는 다락방에서 그의 미발표 원고들이 발견되는 것. 팬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다.

크록스의 레이웨지
지난여름, 뉴욕 한 호텔에서 크록스의 베이지 컬러 레이웨지와 이별했다. 수명이 다한것 같아 버리긴 했지만, 내 오랜 여행 파트너였다. 원피스를 좋아하는 여름 여행자에게는 꼭 필요한 신발.

실내 수영장
수영 강습을 받았다. 어릴 때 ‘수영하면서 지구 한 바퀴쯤 헤엄칠 수도 있을 것 같은’ 편안한 호흡을 자랑했는데,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유년기의 느낌을 찾아 다시 유영하는 과정은 꽤 즐거웠다.


화가
박노을


통영 여행
지난가을 평소 가보고 싶던 통영으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나는 계획을 세웠다. 작정하고 챙긴 카메라는 배터리가 빠진 채였고 여행 계획을 적어 둔 다이어리를 두고 온 것도 뒤늦게 깨달았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괜찮았다. 간간이 비내리던 비진도의 풍경과 서피랑, 꼭 그림으로 옮기고 싶은 그림 같은 동네였다.

동네 산책
서교동에서 연희동으로 작업실을 옮긴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동네 한 바퀴 산책’에 맛들이게 됐다. 특히 연희동 공동 공원에 올라 각양각색 지붕과 옥상을 구경하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팬 미팅
‘연예인 좋아할 나이는 지났지’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접한 드라마 때문에 ‘덕질’의 세계에 입문해버렸다. 그러다 알게 된 ‘팬 미팅’의 존재. 열심히 클릭하며 티케팅을 시도했지만 결론은 빛보다 빠른 매진과 함께 나의 꿈도 좌절됐다.

자전거 타기
땡볕이 내리쬐는 8월 어느 날, “자전거 타고 파주 가서 커피 마시고 오자”는 친구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따라나섰다가 지옥을 경험한 후, 요즘은 작업하다 김밥 사러 나갈 때만 열심히 타고 있다.

아스파라거스 메이리
올해 개인전 주제가 ‘Growing Everyday’였다.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식물과 같이 우리 마음도 자란다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고, ‘아스파라거스 메이리’라는 식물의 씨앗을 작은 유리병에 넣어 관람객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분들이 때때로 무럭무럭 자라는 아스파라거스 메이리의 사진을 보내온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나눠 심은 것처럼 기분이 따스하다.


비씨커피 스테이션 대표
이재훈


창경궁 허니 카페 라떼
올해 처음으로 창경궁 근처에서 두 통의 꿀벌군 키우기에 도전했다. 직접 키운 꿀벌을 통해 얻은 꿀을 넣은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데, 바로 ‘창경궁 허니 카페 라떼’.

커피
커피를 내릴 때 향을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로션이나 향수 같은 인공적 향은 그 과정을 방해한다. 매일 커피를 만드는 시간만큼은 그 향과 맛이 곧 나의 향수다.

단골손님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교감이 생긴다. 비씨커피 스테이션에 오는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과 친구가 된 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그들을 기다린다.

세 권의 책
스콧 라오Scott Rao가 쓴 <커피 로스팅>, 노마 레스토랑의 레시피 사진집 , 만화책 <고독한 미식가>. 커피를 내리는 중간중간, 또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하루 종일 뒤적이곤 하는 세 권의 책이다.

음반
비씨커피 스테이션의 배경음악을 고르다 빠져든 프로젝트 그룹 본 아이버Bon Iver의 멤버 숀 케리Sean Carey의 음반 . 적당히 멋 부린 앨범 재킷 사진처럼 물속을 잠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글 유주희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