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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특집 2016년을 기억하는 7가지 리스트1
가치 있는 사건과 인물, 장소와 물건 등을 <행복>의 기준으로 가려 뽑은 일곱 개 분야의 리스트로 올 한 해를 되돌아보았습니다. 문화 예술 전문가가 분야별로 기념할 만한 단 하나의 상과 수상자를 소개했습니다. 각지에 문을 연 독립 서점은 애서가에게 더없는 기쁨이었지요. 독립 서점 운영자가 뽑은 올해의 책엔 저마다의 취향과 전문성이 뚜렷합니다. 올해 우리의 도시는 건축에 의해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한국건축가협회에서 꼽은 올해의 좋은 건축을 소개했습니다. 세계의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중에서 공간을 똑똑하게 활용하는 리빙 아이템만 골랐고, 작년에 이어 여전히 뜨거웠던 미식 열풍과 올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패션을 ‘올해의 미식 키워드’와 ‘K-패션의 주역’이라는 주제로 요점만 정리했습니다. 드라마가 화제에 오르며 함께 히트한 화제의 여배우 립스틱도 모았습니다. 개인적 주제로 올해를 기억할 만한 리스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얼마 남지 않은 한 해, 오래 두고 기념할 일이 많이 생기는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art & culture
 2016년 문화 예술계 상과 수상자 
올해도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시상식이 열렸다. 하지만 수많은 수상 소식에 마땅히 기념해야 할 상과 그 수상자의 성취가 가려지진 않았을까? 문화 예술 전문가가 올해 우리가 기념해야 할 단 하나의 상과 그 상을 수상한 국내 문화 예술인을 재조명했다.


사야국악상, 이자람·추정현(공동 수상)

(왼쪽) 추정현 (오른쪽) 이자람 
국악계에는 유난히 나라에서 주는 상이 많다. 그 막대한 상금을 투자했다면 국악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국가가 수여하는 것을 제외하고 가장 널리 알려진 상은 조선일보의 방일영국악상이지만, 이 역시 평생의 성취를 기념하는 공로상에 가깝다. 현장의 국악인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상으로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사야국악상이 있다. 태창철강을 운영하는 유재성 회장이 설립한 사야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상. 상장조차 없이 상금만 수상자 계좌에 입금한다. 그런데 그 수상자들의 면면을 주목할 만하다. 1회 수상자인 소리꾼 배일동, 2회 수상자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등 모두 확실한 자기 색깔을 지니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악인들이다. 올해는 소리꾼 이자람과 가야금 연주자 추정현이 공동 수상했다. ‘사천가’ ‘억척가’ 등 창작 판소리로 세계적 관심을 모은 이자람은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소리꾼이며,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계승하는 추정현은 젊은 나이에도 어떤 대가보다 뛰어난 솜씨로 차별화되는 가야금 연주자다. _김영일(악당이반 대표)


밸러리 베스턴 프라이즈, 회화 작가 이승애

‘A Bird’, animation drawing, pencil on paper, 7분(영상), 2015
지난 2005년 작고한 밸러리 베스턴Valerie Beston은 작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과의 오랜 인연으로 잘 알려진 화상이다. 20세기 영국 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아티스트가 밸러리 베스턴의 도움으로 명성을 얻었고, 그가 50여 년간 운영하던 런던의 말보로 갤러리도 함께 유명해졌다. 젊은 예술가의 가치를 알아보는 뛰어난 안목을 지닌 생전의 그를 기념하기 위해 작고한 이듬해인 2006년부터 말보로 갤러리는 밸러리 베스턴 프라이즈를 제정, 경력을 시작하는 단계의 작가를 매년 한 명씩 선정해 후원한다. 10년째인 올해, 밸러리 베스턴 프라이즈를 수상한 작가는 한국의 회화 작가 이승애다. 정교한 연필 소묘를 통해 괴물 등 기이하고 환상적 존재를 실재하는 것처럼 구현하는 작가. 1년간 갤러리가 제공한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수 있고, 끝나는 시점에 말보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_정일주(미술 전문지 <퍼블릭아트> 편집장)


전숙희문학상, 허수경 <너 없이 걸었다>


전숙희문학상은 수필가 전숙희(1916~2010) 선생을 기리고 의미있는 작품을 발굴해 수필 문학의 영토를 넓힌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 제정한 상이다. 소설이나 시가 아닌 에세이집에 주는 상. 수필 문학뿐 아니라 한국문학의 경계를 확장하는 의미가 깊다. 한국현대문학관의 전숙희추모위원회는 올해로 6회를 맞는 전숙희문학상 수상작으로 시인 허수경의 <너 없이 걸었다>를 선정했다. 지난 1992년부터 독일에 거주하는 허수경 시인이 독일 뮌스터 거리를 걸을 때마다 떠오른 독일 시인 열다섯 명의 시를 챕터마다 한 편씩 앞에 두고 써 내려간 수필집.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 함께 산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허수경 시인의 아름다운 번역과 독일 뮌스터의 유서 깊은 역사와 현재 모습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여행 에세이다. _정여울(문학평론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비밀은 없다> 손예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이하 영평상)은 영화 평론가가 투표해 결정하는 만큼 영화계에서 그 권위를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사전에 수상작을 미리 발표하고 그 후에 시상식을 하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전문가가 선정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기존 영화상과 분명히 차별화된다. 얼마 전 발표한 영평상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비밀은 없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손예진이었다. 요즘 한국 영화계에 ‘30대 여배우 기근’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손예진이 <비밀은 없다>에서 보여준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저 예쁜 여배우에서 독보적으로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나이 든 여배우가 설 자리가 갈수록 없어지는 요즘, 손예진이 후배들에게 갈 길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오래가기 위해선 변화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_강유정(영화 평론가)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 2위, 김봄소리


‘종합 점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를 올해의 수상자로 기념할 만하다. 우승은 없었지만, 몬트리올, 쇤펠트, 비에니아프스키 등 여러 콩쿠르 결선에 올라 2위를 수상했다. 그중 가장 기념할 만한 것은 유서 깊은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등 수상.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를 기념한 이 콩쿠르는 비에니아프스키 탄생 1백 주년인 1935년 처음 개최해 5년마다 열린다. 도전적이고 과감한 연주를 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언젠가 왜 그렇게 콩쿠르를 많이 나가냐고 물으니 “무대가 생긴다”고 답했다. 콩쿠르 무대를 지켜본 전 세계 공연 관계자가 그를 초청하고, 음반 녹음 기회가 생기기 때문. 과제곡을 준비하며 기량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_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정리 정규영기자 

book
 독립 서점 운영자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
2016년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책이 출간되었을까? 그중 어떤 책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여행, 추리, 그림책, 소설, 사진 등 다섯 개 분야의 소규모 독립 서점 운영자가 ‘올해 꼭 기억해야 할 한 권의 책’을 추천했다.


1 <시간이 흐르면>, 이자벨 미뇨스 지음, 그림책 공작소
포르투갈의 그림책 전문 출판사 ‘플라네타 탄제리나Planeta Tangerina’에서 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이 책은 ‘시간이 흐르면’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독자들과 만났다. 책 표지만 보자면 그저 동심을 자극하는 유아용 그림책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펼쳐보면 놀라게 된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시적으로 따뜻하게 풀어놓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면 저자 이자벨 미뇨스가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잊고, 잃고, 그 속에서 변해가는 것들을 놓치고 있나요? 혹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충 아무 페이지를 펼쳐도 한눈에 쏙 들어오는 간결하고 컬러풀한 그림과 글귀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큰 위로를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_유승보(그림책 서점 ‘베로니카 이펙트’ 대표)


2 <모든 요일의 여행: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북라이프
“여행이 내게 나를 말해주었다”는 문장에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함축되어 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풍경에 압도된다. 여행지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아름답다”는 외마디 외에 별달리 형용할 만한 단어가 없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독이 풀리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다. 카피라이터인 이 책의 저자는 여행하며 매 순간 기록을 남긴다. 순간의 장면, 순간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온도로 담아낸다. 여행 뒤에 몰려오는 허탈함과 마주하지 않으려면 여독이 풀린 그 자리에 자신만의 기록과 감정의 스케치가 남아야 한다. 그래야 오래도록 그 여행을 추억할 수 있다. 이 책은 낯선 공간을 탐닉하면서 온전히 ‘나의 것’을 남기는 카피라이터의 독특한 여행법을 담아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당신이 집을 나서는 모든 요일이 곧 여행이 되고, 나를 알아가는 순간임을 전하는 책. _이진곤(여행서 전문 서점 ‘짐프리’ 대표)


3 <핑거 스미스>, 세라 워터스 지음, 열린책들
추리소설 중에는 유난히 두꺼운 책이 많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읽는 데 가속도가 붙고 치밀한 구조와 반전에 기꺼이 속는 즐거움이 있다. 심리묘사와 시대적 고증까지 탁월한 데다 맨부커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문학성까지 갖춘 작품이라면 어떨까? 세라 워터스의 <핑거 스미스>를 읽고 나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이라는 홍보 문구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모순을 그려낸 역사물로 읽을 것인가? 서로 속고 속이는 반전이 놀라운 추리소설로 읽을 것인가? ‘수’와 ‘모드’가 주인공인 레즈비언 스릴러로 읽을 것인가? 어떻게 읽는다 해도 ‘빠져든다’는 수식어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다. _유수영(추리 서적 전문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대표)


4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드라마 <연애시대>,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청춘시대> 등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여온 박연선 작가의 첫 장편소설. 영상화를 고려하지 않고 써 내려간 소설이지만 대본을 쓰던 작가의 습관이 그대로 배어나 이야기에 입체감이 살아 있다. 2016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에서 영화 및 영상화 제작 판권이 계약 성사되기도 했다. 소설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주인공의 언어와 일거수일투족, 생각하는 방식에 매료되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지난 10월 문학 전문 서점 북바이북에서는 박연선 작가와 함께하는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_김진양(문학 전문 서점 ‘북바이북’ 대표 )


5 <Tree, Body and Snow>, 고천봉(사진)·한유주(글), 미디어버스
이 책은 총 5백20페이지에 달하는데, 사진 2백52장이 책의 거의 모든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이 책은 고천봉 사진가가 2007년부터 일상에서 포착한 풍경을 담았다. 여행지에서 만난 누군가의 뒷모습, 노을 지는 먼 바다 풍경, 브레이크 타임의 텅 빈 식당 등 얼핏 이러한 풍경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이런 풍경을 아홉 개의 키워드로 분류해 마치 단편소설을 쓰듯 이미지를 배열했다. 이 책의 결정적 매력은 ‘사진 읽기’의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책 후반부에 실린 소설가 한유주의 단편소설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처럼 이 책은 ‘사진집’이라는 말보다 ‘사진소설집’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_구정연(’더북소사이어티’ 공동 대표)

정리 유주희 기자 사진 정푸르나 인턴 기자 

architecture
 ㈔한국건축가협회에서 꼽은 올해의 건축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 중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오늘도 누군가는 새로운 건물을 짓고, 건축에 삶의 모습을 투영하며, 건축물로 새로운 랜드마크를 꿈꾸기도 한다.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을 통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좋은 건축의 가치를 물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by 최문규(연세대학교)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경사지로 멀리 강남과 관악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으뜸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건물 실내 창을 통해서만 보일 뿐 주변을 지나는 이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건물이 도시에 자리 잡는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설계로, 도시인에게 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프레임을 제시한다. 길을 걷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에게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비워둔 여분의 공간에는 그 이상의 가치가 채워진다는 건축가와 기업의 신념이 적중했다는 평이다.


호텔 오라 by 임재용(㈜건축사사무소 O.C.A)


공항형 호텔. 주 고객은 단체로 움직이는 외국 관광객이나 항공사 승무원으로, 1층에 투숙객이 승・하차할 수 있는 필로티 공간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필로티 안쪽으로 통창 라운지를 구성, 그 위로 무거운 객실이 얹힌 구조로 필로티 상부의 하중을 트러스가 지탱하는 철골 트러스 구조를 채택했다. 짝수 층과 홀수 층이 엇갈리는 평면이 만들어낸 입체적 외관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마감했다. 공항 쪽에 면한 객실 내부에서는 공사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장면을 바라보며 일상 속 비일상의 생경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크로노토프 월 하우스 by 장운규(운생동건축사사무소)


판교 단독주택 필지에 자리한 3세대 주택.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 중정을 중심으로 닫힌 구조를 구현한 기존 주택과 달리 가장 구조적이며 건축적 어휘인 ‘벽’을 통해 공간 소통의 회복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다섯 개의 벽체와 벽체를 뚫은 프레임의 가변적 조합으로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공간을 체험하며 창문을 통해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내・외부를 관통하는 일관된 재료(벽돌)로 건물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본지 113쪽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유 리트리트U retreat by 곽희수(㈜이뎀도시건축)


유 리트리트는 지방의 소규모 숙박 시설, 즉 펜션이라 불리는 건축물의 기대 수준을 어디까지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리트리트retreat(수도원이나 산사에서 묵상하며 정신적 휴식을 취함)의 뜻처럼 어떤 공간에서도 최상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건물 세 동을 독립적으로 구성했으며, 단 차이를 활용해 어디서든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과 계곡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내부 공간 역시 스킵 플로어를 이용해 툇마루, 테라스, 침실 등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루버월 by 이태경(㈜에이엔드건축사사무소)


고양이 다섯 마리와 중년 부부를 위해 설계한 파주의 근린 주택. 1층은 음악 카페, 2~3층은 건축주의 주거 공간으로 구성했다. 서쪽으로만 개방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 서쪽에서 내리쬐는 빛을 제한하고 남쪽의 빛을 끌어당기는 방법으로 명층(채광을 위해 지붕 위로 돌출한 높은 창)을 활용했다. 여름철의 뜨거운 햇볕은 막고 겨울철의 햇볕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적의 입면 각도, 돌출 길이, 경사 각도, 간격 등을 꼼꼼히 반영해 설계했다. 간단하되 강렬한 방법으로 도시의 일상적 상가 주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


플랫폼-엘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by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


패션 기업 태진인터내셔널 산하의 태진문화재단이 운영을 맡은 복합 문화 공간. 자하 하디드의 런던 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이정훈 소장이 설계한 공간으로, 역동적 느낌을 주는 외관과 한옥의 마당 개념을 접목한 중앙 보이드 공간이 특징이다. 중앙 보이드 공간은 용도에 따라 둘로 나눈 건물을 연계하는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빈 공간 자체로도 독립적 기능을 할 수 있다. 아노다이징anodizing 처리한 알루미늄을 외부 마감재로 사용했으며, 프랑스 바로크 기하학을 재해석해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독수리학교 by 정현아(㈜디아건축사사무소)


경기도 성남에 자리한 기독교 대안 학교. 부지 가운데 각 필지를 연결하는 도로와 도로의 끝부분에 쿨데삭cul de sac(막다른 골목)이 자리하는 등 인근 대지의 관계가 복잡했다. 레노베이션에 이어 신축 설계를 맡은 정현아 소장은 쿨데삭을 중심으로 건물을 ㄱ자로 배치해 큰 마당 역할을 하도록 하고, 교실은 북쪽으로, 복도는 남쪽과 서쪽으로 배치해 유리창 너머 학생들의 이동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지상 층은 교실과 연구실 등 일상 거주 공간을 활용해 최대한 용적을 채우고, 지하에 부속실과 대공간을 구성. 지하는 답답하지 않도록 선큰 구조를 취하며 작은 마당 역할을 한다.

 이지현 기자 

구성 <행복> 편집부 일러스트레이션 심혜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