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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부산구경 釜山九景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다이내믹한 변화의 도시 ‘부산’. 도시 재생, 공유의 가치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각종 국제 행사를 유치해 부산의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는 해운대와 드넓은 바다, 부산의 문화 예술을 꽃피우는 달맞이길까지…. 부산만의 신scene을 완성하는 스폿 아홉 곳과 고유한 DNA를 품은 부산 명품을 소개한다.


감천문화마을 + 부산의 멋
시간과 추억을 콜라주하다


알록달록하고 무질서한 세계를 축소해놓은 공간. 한국의 마추픽추 혹은 산토리니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감천문화마을은 사실 한국전쟁과 그 후 이뤄진 급격한 근대화 과정이 남긴 역사를 오롯이 품은 달동네다. 레고 블록을 쌓은 것처럼 알록달록한 이 마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감천초등학교 근처. 감천문화마을의 상징이 된 어린 왕자는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이 마을의 인기 스타가 됐다. 모든 것을 사전에 계획해 개발한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색다른 오라를 간직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뒤죽박죽’ ‘모자이크’ ‘콜라주’ 같은 단어로 묘사되는 감천마을과 꼭 닮은 에레디토의 패치워크 셔츠. 에레디토는 부산 패션의 중심지 남포동과 광복동에서 수십 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슈트 전문점으로, 부산의 꽃할배로 통하는 여용기 테일러 마스터가 만드는 수제 정장으로 유명하다. 문의 에르디토(051-231-7244)


비욘드개러지 + 빈티지
확장 그리고 조합


바야흐로 재개발보다 재발견이 필요한 시대! 지금 부산에서 가장 쿨한 스폿을 꼽으라면 단연 비욘드개러지다. 부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렌디한 행사가 궁금하다면 ‘비욘드개러지’의 스케줄을 체크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 70여 년간 쌀, 제지 창고로 사용하던 낡은 건물을 보수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비욘드개러지는 부산의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파티, 각종 브랜드의 론칭 행사와 팝업 스토어, 플리마켓이 시끌벅적 펼쳐진다. 서장현, 김석관 대표는 옛 창고 주인이 가정집으로 사용한 옥상을 사무 공간으로 레노베이션해 안티도트의 헤드 오피스로 활용할 계획.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에 어떤 용도로든 확장할 수 있고, 어떤 조합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문의 비욘드개러지(www.beyondgarage.com)

부산에는 유난히 빈티지를 취급하는 업체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창고형 빈티지 마켓 아트앤크래프트도 부산에 있다. ‘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빈티지 제품이 들어오다 보니 몇몇 빈티지 마니아는 기능에 상관없이 이리저리 조합해 독특한 오브제를 창조하기도 한다. 플랫폼 스튜디오의 송해영 대표 역시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는 숍을 운영하면서 한쪽에 목공 작업실을 마련하고 조명등과 가구를 직접 디자인, 제작한다. 자전거 바퀴를 단 작업대, 저울 조명등, 항공기 프로펠러 조명등 등 송 대표만의 개성 있는 빈티지 소품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화룡점정! 문의 플랫폼 스튜디오(www.platformstudio.co.kr)


고려제강기념관 + 장인 정신
아름다운 고집


수영만에 자리한 ‘고려제강기념관’은 고려제강의 기업 철학과 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홍보관으로, 와이어로 지탱하는 건축물의 구조와 형태가 심플하면서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부산을 대표하는 광안대교 현수교를 비롯해 세계 각국 교량을 지탱하는 와이어가 바로 고려제강의 제품. 건축가 조병수가 설계를 맡았으며 와이어의 장점과 특성을 건축 구조에 잘 녹여내 ‘2014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콘크리트 벽을 프레임 삼아 초록을 배치하고 건물 가운데 수水정원을 두는 등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최대한 살린 것도 건물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 중요한 요소다. 문의 고려제강기념관(051-760-2604)

본연의 백자 빛깔인 푸른빛으로 공간을 압도하는 달항아리, 달항아리 허리를 잘라 두 동강을 낸 듯한 사발의 묵직한 볼륨감…. 철화 발과 백자 달항아리는 부산 기장에 자리한 장안요 신경균 작가의 작품이다. 섬세한 여성적 아름다움과 남성적 역동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선線의 예술의 극한으로 인정받고 있다. 벽면에 설치한 대형 퀼트 작품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김혜숙 작가의 ‘풍경을 담다’(148×198cm). 문의 장안요(051-727-6647), 김혜숙 작가(051-327-2173)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 영화 도시
영화보다, 영화 같은 거리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최초로 ‘영화의 전당’을 설립하는 등 영화 도시로서 면모를 한껏 자랑한다. 흰여울문화마을은 외지인에게는 영화 촬영지로 더 입소문이 난 곳. ‘흰여울길’은 봉래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빠르게 바다로 굽이쳐 내려오는 모습이 마치 흰 눈이 내리는 듯하다는 데서 붙은 이름으로, 골목길에서 바라보면 가파른 산비탈 아래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최근에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영도다리를 건너다> 등 영화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고, 동신아파트 근처 마을 빈집을 예술 공방으로 리모델링해 지역 작가들에게 제공하는 등 드라마틱한 바다 풍경에 문화 예술 콘텐츠를 더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15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제작한 디렉터 체어 ‘둠’. 가구 디자이너 왕현민 작가가 구조 디자인을, 네임레더팩토리의 이승용 대표가 가죽 디자인을 맡았고, 박태홍 작가가 총괄 디렉팅했다. 2016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같은 디자인의 디렉터 체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문의 한디자인그룹(051-262-4177)


다대포 해변 + 아트 퍼니처
바다, 바람 그리고 휴식


뭐니 뭐니 해도 부산은 역시 바다! 부산의 바다라고 하면 해운대와 광안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부산 사람들은 남해와 서해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다대포’를 으뜸으로 친다.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 부분에 자리하는 것이 특징.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유난히 안개가 자주 끼고 특히 일몰이 아름다워 전국에서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가 찾는 곳이다. 또한 해변 바로 옆에 숲길이 있어 이색적이고 상쾌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자연 자체보다 위대한 작품이 또 있을까? 촘촘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겨를 없이 바쁘게 사는 도시인에게 휴식이 감성을 전하는 바다! 바다와 바람, 바위와 모래를 닮은 아트 퍼니처가 다대포 해변에 총출동했다. 마치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굴절이 돋보이는 벤치는 부산의 젊은 가구 디자이너 왕현민 작가의 작품. 오리가미처럼 강철 소재를 용접해 바위를 표현한 의자는 박은생 작가 작품. 단단한 원목으로 부드러운 물결 형태를 표현한 좌탁과 섬을 모티프로 한 오브제는 박태홍 작가 작품이다. 문의 왕현민 작가(010-9012-4285), 박은생 작가(010-8503-3114), 박태홍 작가 by 한디자인그룹(051-262-4177)


옛 백제병원, 브라운핸즈 + 핸드 크래프트
더딘 시간이 전하는 가치


낡은 건물을 살리는 일은 그 건물이 품고 있는 지나온 시간을 물려주는 일이다. 1922년에 지어 부산 최초의 서양식 병원으로 사용하다 광복 후 치안대 사무소, 중국 영사관, 중국 음식점과 무도회장까지 넘나들며 모습을 바꿔온 ‘백제병원’은 오랜 시간을 견뎌온 건물의 존재와 그 건물이 얼마나 멋진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곳. 금속을 이용해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가구를 만드는 브라운핸즈의 이준규, 김기석 디자이너가 1년여의 보수와 개조를 거쳐 1층에 카페를 오픈했으며, 나머지 공간 역시 천천히 ‘복원’해 문화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과거의 공간에서 현재를 살며, 미래를 위한 가치를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구도심 ‘초량동’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촛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의 브라운핸즈 백제(051-464-0332)

일본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한 이도선 대표가 론칭한 가죽공예 브랜드 도선 디자인의 가방.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가방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형지 작업, 재단, 접착, 바느질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1970년대 사랑받았던 닥터백을 모티프로 한 가방. 이탈리아산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멋스럽게 길드는 것이 장점이다. 문의 도선(051-901-2353)


달맞이길 비비비당 + 다도
파도처럼 넘실대는 차의 풍류


달맞이길은 문화뿐 아니라 지리 역학적으로 무척 중요한 지역이다. 해운대 신시가지와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언덕 아래 미포와 청사포까지 더디게 걸어야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다도를 일상다반사로 즐기고픈 전통 찻집 ‘비비비당非非非堂’의 철학과도 닮아 있다. 1970년대 한국 차 문화의 태동기에 부산과 경남 지역에선 일본의 영향을 받은 다도 붐이 일었다. 비비비당의 류효향 대표도 20여 년간 다도를 수련한 차 애호가다. 다도에 매료되어 다실을 만들고 찻집을 운영하기까지…. 다도의 전통을 배우고 예를 익히는 것이 수련 과정이라면, 사람들과 함께하는 찻자리는 그 자체로 힐링 시간이다. 건물 안에 한옥을 들인 듯 꾸민 비비비당에서 유일하게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차탁과 찻잔뿐. 덕분에 창밖의 은빛 바다와 어촌 마을의 정취를 간직한 청사포의 풍경을 온전히 품을 수 있다. 문의 비비비당(051-746-0705)

전통 창살에 한지로 바른 문풍지, 고풍스러운 고가구, 옛 그릇과 다기, 커다란 화분에 장식한 꽃꽂이와 창밖 바다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다실 풍경. 테이블 위 정갈한 차 세팅의 주인공은 ‘말차’. 고운 찻가루에 물을 넣고 휘휘 저으면 고요한 공간 속에 초록 내음이 아스라히 퍼져나간다.


문화공감수정 + 전통 공예
‘고전’에서 답을 찾다


부산 문화를 들여다보면 일본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정동에 자리한 ‘문화공감수정’은 1936년 일본인 철도청장의 사택으로 지은 일식 근대 가옥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정란각’이라는 요정으로 사용하다 2007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어 현재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식 평기와를 사용했으며, 액자를 걸거나 도자를 진열하기 위한 도코노마, 장지문, 다다미, 정원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근대 주택사와 생활사 연구의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문의 문화공감수정(051-466-7191)

부산은 전통 공예가 뚜렷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지리적으로는 일본, 통영과 가까워 자개와 칠공예의 호황을 누렸다. 김정중 작가의 입체 저피 주칠 궤는 기존 궤 형태에 여닫이문을 달아 편의성을 더한 작품. 생칠과 토분으로 만든 칠골회를 이용해 문양에 접착, 돌출 부위를 강조하는 창작 기법으로 연화 당초문과 수, 복, 효, 제, 충, 신 등의 글을 새겨 격조를 높였다. 비정형 항아리 오브제는 고정미 작가의 ‘energy’ 시리즈. 건칠로 마감하고 끊음 자개 장식을 더해 장식 효과를 높였다. 문의 김정중 작가(051-809-5678), 고정미 작가(jmko1109@hanmail.net)


기장 자갈 해변 + 바다의 참맛
건강한 바다를 담아


기장은 예부터 달음산, 죽도, 일광해수욕장, 장안사 계곡, 홍연폭포, 시랑대까지 이른바 기장팔경이 유명하다. 그중 일광의 소나무 숲 근처 바닷가는 아직 외지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부산 시민이 찾아가 바다를 바라보며 여가를 보내는 곳으로, 검고 투박한 바위들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곳곳에 골이 만들어져 아이들에게는 보물섬이 따로 없다. 돌을 쓰는 파도 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해 바닷바람의 시원함과 짠 내음, 소리까지 오감이 즐겁다.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청정 해역 기장에서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미역과 다시마다. 기장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봄가을에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물살이 거세고 일조량이 풍부해 미역과 다시마를 양식하기 최고의 조건. ‘씨드SEA.D-바다의 건강씨앗’은 1965년부터 미역 양식을 해온 조부모의 가업을 잇고자 박혜라 대표가 론칭한 바다 건조 식품 브랜드로, 젊고 건강한 이미지와 감각적 포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문의 씨드(051-724-0430)



글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어시스턴트 이인영 인턴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