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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각자 생활 즐기는 강신재, 최희영 씨 [행복의 기준 2] 인생 목표를 향해 함께 걷는 친구 사이
같은 직업을 가진 부부는 많지만 함께 일하는 부부는 많지 않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강신재·최희영 부부는 결혼 후 지금까지 ‘보이드 플래닝VOID planning’의 공동 대표로 함께 일하고 있다. 일과 생활 모든 면에서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이들 부부를 만났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없는 그들의 공간 독특한 외관과 분위기 덕분에 주택가에서도 한눈에 찾을 수 있는 강신재겷澧澍?부부의 공간. 강아지 두 마리가 떠들썩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은 그들의 사무실이자 집이기도 하다. 아래층은 직원들의 사무실로 사용하고, 통유리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위층은 두 사람의 사무실 겸 집으로 쓰인다. 일하는 공간과 주거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보니 1년 3백65일의 대부분을 하루 24시간씩 붙어 지낼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표현대로라면 ‘생활’이 거의 없다.

둘이라 더 든든하다 두 사람은 결혼 이후 쭉 함께 작업해왔다. “혼자 작업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데 둘이서 서로를 독려해가며 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각자가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취향은 있게 마련이지만, 둘 다 모든 스타일을 수용하려는 편이기 때문에 큰 갈등은 없다. 최희영 씨가 일을 할 때 빠르고 민첩한 스타일이라면 강신재 씨는 꼼꼼한 스타일이라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작업한다. 업무상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땐 둘이라서 정말 든든하다.

갈등이나 다툼이 있을 때는 그 자리에서 푼다 같은 일을 함께 하는 부부들은 많이 다툴 수밖에 없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긴 데다 일을 하다 보면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부의 경우 다툼이나 갈등이 있을 때에는 빠른 시간 내에 대화를 하고 이를 통해 해소한다. 이를테면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하게 되면 차에서 내리기 전에 깨끗하게 결론을 내린다. 서로 한 발씩만 양보하면 큰 목소리를 낼 일은 없다고 한다. 일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가사 분담만큼은 철저하다. 빨래는 남편, 청소는 아내의 몫이다. 이렇게 정해두니 집안일로 다툴 일도 없다.

주말만은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부의 사는 모습은 좀 독특하다. 대부분의 가정은 주말만큼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두 사람은 정반대다. 평소 하루 종일 붙어 있기 때문에 주말만큼은 서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떨어져 지낸다. 남편은 축구를 즐기거나 영화 감상으로 시간을 보내고, 아내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전시회를 관람하는 등 이것저것을 보러 다닌다. 두 사람의 취미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늘 붙어 지내기 때문에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만의 달콤한 휴식 시간, 여행
이 부부는 둘이 함께 거리를 걸어도 나란히 걷는 법이 없다. 늘 남편이 3m 정도 앞서 걷고 아내가 뒤따라 걷는다. 두 사람 모두 길을 걸어도 주변의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구경하길 좋아하는 편이라, 각자 구경하고 싶은 것들을 보면서 걷다 보면 자연히 그렇게 된다. 하루 종일 붙어 지내지만 애정표현은 거의 하지 않는데, 이는 두 사람의 타고난 성격 탓이다. 대신 1년에 한두 번은 꼭 여행을 다닌다. 얼마 전에는 영국에 10일간 다녀왔다. 늘 함께 있지만 둘이서만 지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둘만의 시간을 애써 만드는 것. 하는 일이 같다 보니 관심사도 비슷해 함께 하는 여행은 너무나 즐겁다.

좋은 파트너로 함께 한다는 것
앞으로 일과 가정, 모든 면에서 어떤 부부가 되고 싶은지를 묻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생활의 많은 면이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을 것은 지금처럼 서로를 믿고 같은 인생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일 겁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인생 목표에 대해 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제안하며 노력할 것이다. 서로의 꿈을 존중하고 적극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사람 모두 직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지만 앞으로 따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강신재 씨는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故 강찬우 감독)의 영향을 받아 영화를 탐닉하며 젊은 날을 보냈다. 지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최희영 씨는 패션디자인을 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꿈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이들의 모습이 파트너로서의 부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위) 강신재·최희영 부부는 함께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앤티크 카메라를 구입하곤 하는데, 어느새 함께 즐기는 취미가 되었다.

“나는 정말 평등부부일까?”
좋은 부모 되기 운동본부’에서 개발한 평등부부 채점표를 통해 우리 부부의 평등 점수를 채점해보자. 이 채점표는 평등부부가 되기 위한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 평가 방법은 문항별로 ‘아주 잘하고 있다’(5점) ‘잘하고 있다’(4점) ‘보통이다’(3점) ‘노력하겠다’(2점) ‘아니다’(1점)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한 뒤 점수의 총점을 매긴다.

평등부부 채점표
1 중요한 가정사는 의논을 통해 결정한다
2 부부간의 문제는 대화로 해결한다
3 재산은 부부 공유를 원칙으로 한다
4 자녀 양육은 공동으로 책임진다
5 서로의 인격을 존중한다
6 각자의 취미활동 및 사회생활을 존중한다
7 처가와 시댁을 똑같이 대우한다
8 가사는 서로 분담한다
9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10 배우자의 능력 계발을 적극 돕는다.
11 휴식은 함께 한다
12 감사 표시를 자주 한다
13 잘못은 솔직히 인정한다
14 배우자 성공을 나의 발전으로 인식한다
15 상처 주는 말이나 폭언을 삼간다
16 재산 형성은 공동으로 노력한다
17 서로 믿고 신뢰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18 배우자의 건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다
19 맞지 않는 성격은 맞추려고 노력한다
20 금전 지출은 상의한 뒤 결정한다

* 평가 : 합산 점수가 85점 이상이면 ‘평등한 부부’, 84∼65점이면 ‘양호한 부부’, 64∼45점이면 ‘평범한 부부’, 44∼30점이면 ‘노력이 요망되는 부부’, 29점 이하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평등부부가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부부’다.


김선래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